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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N - 제네시스 쿠페 #2

타협하지 않는 정신

제네시스 쿠페

지난 제네시스 쿠페 1편에서는 현대자동차 최초의 후륜 구동 스포츠카 개발 과정과 퍼포먼스를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 그리고 리즈 밀렌 레이싱과 함께한 모터스포츠 활약상을 다뤘습니다.

이번 2편에서는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제네시스 쿠페를 기획했던 담당자, 그리고 드리프트 경기에 직접 참가하여 제네시스 쿠페의 진가를 경험하고 있는 레이서를 만나보겠습니다.

“제네시스 쿠페는 수많은 난관을 이겨내고 고객과의 약속을 지켜낸 차입니다”
- 제네시스 쿠페 상품 기획자, 현대자동차 손창업 차장

현대자동차 손창업 차장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대자동차 상품전략1팀에 근무하고 있는 손창업입니다. 2003년 당시 상품기획팀에 근무하면서 프로젝트 BK, 제네시스 쿠페의 기획을 담당했습니다. 그동안 현대자동차 라인업에 없었던 정통 후륜 구동 스포츠카를 만들기 위해 처음 차종 제안부터 시작하여 상품 기획 및 개발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술, 가격, 디자인 등 다방면을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했지요.

당시 소비자들은 어떤 니즈를 갖고 있었나요?

개인적으로 학교 다닐 때부터 모터스포츠 동호회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주변에 스포츠카를 즐겨 타는 지인들이 많았습니다. 평소 이들과 나눴던 이야기들이 밑그림을 그리는 데 큰 도움이 되었지요. 이후 본격적인 소비자 조사 과정에서 티뷰론, 투스카니 구매 고객들과 해외 스포츠카 보유자들, 국내와 미국의 많은 자동차 매니아들을 만났습니다. 당시 고객들은 이구동성으로 스포츠라는 용어에 걸맞은 동력 성능을 지닌 모델, 즉 후륜 구동 스포츠 쿠페가 현대자동차 라인업에도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를 통해 후륜 구동을 기반으로 300마력대 엔진 출력을 확보하여, 스포츠 드라이빙에 최적화된 차량을 만들자는 개발 목표가 세워졌습니다.

현대자동차 손창업 차장

프로젝트의 출발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자동차 기획자라면 누구나 꿈꿀만한 프로젝트였지만, 당시 회사의 상황에서 극복해야 할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많았습니다. 후륜 구동 스포츠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필요한 데 비해,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판매량 확보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있었습니다. 또한 현대자동차에서 처음 시도하는 차종이었기 때문에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와 노하우가 부족한 상황이었지요. 이외에도 여러 장벽들이 있다 보니 내부적으로도 추진하자는 의견과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했습니다. 기획자 입장에서 이러한 반대 의견을 설득하는 과정이 굉장히 힘들었지만, 후륜 구동 스포츠카가 꼭 필요하다는 고객의 목소리에만 집중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제네시스 쿠페 담당자들이 같은 생각과 열정을 공유하고 있었기에, 가까스로 반대 의견을 설득하고 프로젝트를 착수할 수 있었습니다.

제네시스 쿠페

“뒷좌석 윈도우 실루엣을 독특하게 연출하여 제네시스 쿠페만의 개성을 부각시켰습니다”

힘들게 출발한 제네시스 쿠페, 기획 당시 특히 고민했던 부분은?

다른 것은 희생하더라도, 잘 달리고 잘 서야 하는 스포츠카의 성능만큼은 타협할 수 없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제네시스 쿠페만을 위한 플랫폼, 엔진, 그리고 서스펜션 등의 개발이 필요했죠. 후륜 구동 고급 세단 BH와 같은 플랫폼에서 출발했지만, 스포츠카 고유의 특성을 구현하기 위해 재탄생에 가까운 변경 작업을 거쳤습니다. 엔진의 경우 2.0 터보는 200마력 이상, 3.8 RS 엔진은 300마력대를 돌파한다는 목표를 수립했고, 고성능에 걸맞은 브레이킹 성능을 위해 브렘보 사의 브레이크 시스템을 탑재하는 등 고객들이 원하는 성능 수준에 최대한 근접하려 노력했지요.
두 번째는 스타일링이었습니다. 긴 후드와 짧은 트렁크 라인을 바탕으로 한 롱노즈 숏데크 디자인, 길게 뻗은 휠베이스의 조화로 스포츠카 프로포션을 구현하는 데 주력하였어요. 특히 다른 스포츠카와는 차별화되는 디자인 포인트로써 뒷좌석 윈도우 실루엣을 독특하게 연출한 것이 특징입니다. 당시 이 부분이 어색하다는 내부 의견도 있었지만, 제네시스 쿠페만의 개성을 결정짓는 요소라 생각하고 디자이너들과 합심하여 끝까지 밀어붙였지요.

‘크로스컨트리’ 프로젝트

“제대로 된 스포츠카 개발을 위해, 미국 전역을 누비며 경쟁 모델을 테스트했습니다.”

개발 과정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후륜 구동 스포츠카를 개발한 경험이 없다 보니, 책상에만 앉아서 고민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습니다.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제대로 된 스포츠카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타겟으로 하는 스포츠카를 현지 상황에 맞게 직접 경험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죠. 이에 연구소와 의기투합하여 ‘크로스컨트리’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하였습니다. 미국 전역을 누비며 경쟁 모델들을 테스트하고, 그 결과를 우리의 차량 개발에 반영하려는 시도였지요. 1주일 내내 산 넘고 물 건너 오로지 차만 타야 하는, 꽤나 가혹한 일정이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새롭게 눈뜬 것이 바로 스포츠카 서스펜션이었습니다. 당시 저희가 익숙했던 스포츠카의 서스펜션이란 무조건 딱딱하고 낮아야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경험한 경쟁 모델들은 그렇지 않더군요. 일반 도로에서는 편안한 승차감을 구현하면서도, 언제든 차체를 굳건히 잡아줄 준비가 되어있었습니다. 단순한 딱딱함이 아닌 믿음직스러운 단단함, 고객들이 원하는 바로 그 느낌이었어요. 돌아온 직후 서스펜션 및 감성 품질 개발의 기준점을 설정하여, 제네시스 쿠페 전용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을 새롭게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수많은 시간을 들여 구현한 조화로운 세팅을 단번에 따라잡기란 쉽지 않았죠. 데이터와 노하우의 축적이 더 필요했고, 결과적으로 페이스리프트의 숙제로 남겨졌습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

"페이스리프트 모델에서는 서스펜션 성능 향상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초기형 대비 많은 발전이 있었는데, 기획 시 주안점은 무엇이었나요?

페이스리프트 모델에서는 외관 디자인이나 제원상의 수치 변화만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디테일을 향상시키는 ‘Fine Tuning’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특히 고성능차에 걸맞은 핸들링 성능과 고급감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죠. 초기형에서 아쉬움이 컸던 서스펜션은 지속적인 연구 개발 노력으로 저희가 목표로 했던 단단한 느낌의 주행 감성을 구현해냈고, 내장 디자인의 버튼과 질감 역시 대폭 개선했습니다. 또한, 변속 단수를 확인할 수 있는 쉬프트 인디케이터나 터보 부스트 게이지 등을 새롭게 적용하여 운전자의 감성적인 즐거움을 높이는 데 주력하였습니다.

현대자동차 손창업 차장

현대자동차에게 제네시스 쿠페란?

고객과의 ‘약속’을 지킨 차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제네시스 쿠페 개발 당시, 다른 대중 브랜드들은 오히려 후륜 구동 스포츠카를 단종시키고 전륜 구동으로 돌아서는 분위기였어요. 한때 시대를 풍미했던 일본의 후륜 구동 스포츠카들이 판매 부진이나 수익성 문제로 사라진 것이 그 대표적인 경우였죠.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그 흐름을 따르지 않고, 매니아들의 니즈를 반영하여 과감하게 제네시스 쿠페를 선보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제네시스 쿠페 출시 이후, 자취를 감췄던 일본 브랜드들의 후륜 구동 스포츠카가 부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스쿠프-티뷰론-투스카니로 이어지는 현대자동차 스포츠 모델 계보를 이으면서, 새로운 구동 방식에 대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축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선보일 현대 N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N은 현대자동차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소수를 위한 차인 만큼, 완벽히 고객 지향적인 자동차가 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고성능차에 관심을 갖고 구매할 고객에게 철저하게 맞췄으면 합니다. 비록 그 수는 적지만, 이러한 소수의 고객이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하며 자신의 경험과 의견을 주변에 전파하는 역할을 하겠지요. 물론 이들을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성능에 관하여 그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는 N만의 정신이 바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제네시스 쿠페와 함께 한 이후로 드리프트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 제네시스 쿠페 오너, 드리프터 정준용

자동차의 미끄러지는 현상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드리프트. 이를 통해 운전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제네시스 쿠페 오너이자 드리프트 레이서, 정준용 님입니다.

정준용 님이 보유한 2대의 제네시스 쿠페는 긴장감이 도는 서킷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함께하는 죽마고우입니다. 제네시스 쿠페를 만나고 드리프트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그의 유쾌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제네시스 쿠페 오너, 드리프터 정준용

    제네시스 쿠페와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과거 다양한 수입 스포츠카를 타왔지만, 국산 후륜 구동 스포츠카의 부재는 매우 아쉬웠던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제네시스 쿠페의 등장은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었지요. 다만 국산 최초 후륜 구동 스포츠카인 만큼 성능에 대한 기대감은 내려두고 처음 시승을 했는데, 제가 생각했던 국산차의 기준이 아니더군요. 제네시스 쿠페 개발을 위해 현대자동차가 정말 많이 노력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09년에 200 turbo 모델을 먼저 구입했고, 최근에는 380 GT 모델까지 추가하여 2대를 함께 보유하고 있습니다.

  • 제네시스 쿠페 오너, 드리프터 정준용

    2대의 제네시스 쿠페를 동시에 보유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드리프트에 입문했을 때는 200 turbo 모델을 먼저 선택했었습니다. 비교적 가벼운 엔진과 간단한 맵핑 작업만으로 큰 폭의 출력 향상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부품 수급과 정비성이 뛰어났는데, 이는 380 GT 모델에 탑재되는 3.8 RS 엔진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지요. 혹시 일본의 JZ 엔진이나 미국의 LS 엔진 같은 대표적인 튜닝 베이스용 엔진들을 들어보셨나요? 이 엔진들이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는 출력 성능과 내구성뿐만 아니라 정비성, 부품 수급 등이 종합적으로 뛰어나 각 나라 소비자들의 실정에 맞게 다양한 튜닝 시도가 가능했기 때문이지요. 한국 시장에서는 제네시스 쿠페 380 GT에 탑재된 3.8 RS 엔진이 이러한 포텐셜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최근 380 GT 모델을 한 대 더 구입한 것이지요.

  • 드리프트 경기

    현재 참가 중인 드리프트 경기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드리프트 경기는 마치 자동차판 피겨 스케이팅과 같다고 할까요? 차량의 진입 속도와 각도, 타이어 연기량, 관중의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승패를 결정합니다. 경기는 1대1로 진행되고, 서로 한 번씩 먼저 출발하여 총 2번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국산 후륜 구동 스포츠카인 제네시스 쿠페가 출시되면서 국내에서도 드리프트 경기가 활성화될 수 있었지요. 물론 외국처럼 포뮬러 드리프트와 같은 문화가 형성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국내에서도 드리프트 경기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됩니다.

  • 정준용 님 제네시스 쿠페 드리프트 경기 영상

    정준용 님 제네시스 쿠페 드리프트 경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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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준용 님 제네시스 쿠페 드리프트 경기 영상

    경기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드리프트 경기 중 의도치 않게 접촉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경기 도중 수입 스포츠카와의 접촉이 있었어요. 아무래도 주행 속도가 높다 보니 꽤 심하게 충돌했는데, 상대 선수가 경기를 포기하더군요. 해당 선수의 차가 움푹 찌그러진 것은 물론, 서스펜션까지 손상되어 정상 주행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반면 저의 제네시스 쿠페는 아무 이상 없었고요. 여담이지만, 경기 주행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선수 자비로 수리해야 하는지라, 당시 수입 스포츠카를 타던 상대 선수는 높은 수리 비용과 부품 공수 문제 등을 생각하며 한숨을 푹푹 쉬더군요. 이 선수는 그 일 이후에 차량 세팅이 쉽고, 부품 비용 및 수급 기간이 짧은 제네시스 쿠페로 넘어왔어요. 졸지에 제가 제네시스 쿠페 전도사가 된 것이죠. 물론 그 선수도 만족하면서 지금까지 잘 타고 있습니다.

정준용 님의 제네시스 쿠페

정준용 님이 생각하는 제네시스 쿠페의 의미는?

제네시스 쿠페는 다양한 자동차 문화 형성에 기여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참여하고 있는 드리프트는 물론이고, 국내에 트랙데이 문화를 정착시킨 장본인이기도 하지요. 때마침 곳곳에 서킷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일반 도로가 아닌 서킷에서도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죠. 제네시스 쿠페가 그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습니다. 높은 성능을 갖췄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실정에 맞게 부담 없는 유지 보수가 가능하다는 점도 큰 도움이 되었지요.
이렇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카이지만, 당시 현대자동차 입장에서는 경험 없는 후륜 구동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오랫동안 국산 후륜 구동 스포츠카를 기다려왔지만, 막상 처음에는 완성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지요. 물론 실제로 경험해보고 나서 그 생각은 180도 달라졌습니다. 일부 오너들 사이에서 거론되었던 전륜의 무게감은 오히려 드리프트에서 더욱 멋진 움직임을 연출하는 데 도움이 되었지요. 무엇보다도 과거에 시도하지 않았던 분야에 과감히 도전하였기에, 이처럼 국내 스포츠카 역사에서 의미 있는 모델이 탄생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현대자동차가 곧 선보일 N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현대자동차 최초의 후륜 구동 스포츠카, 제네시스 쿠페. 당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후륜 구동 스포츠카들이 단종되는 상황에서 과감하게 도전한 결과입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오로지 우리만의 정통 후륜 구동 스포츠카로 고객과 만나겠다는 의지였습니다.

스쿠프, 티뷰론, 투스카니, 그리고 제네시스 쿠페로 이어지는 스포츠 모델 역사는 운전의 감성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는 매니아들과 소통해온 결과입니다. 앞으로도 자동차와 운전자가 하나 되는 일체화되는 순수한 순간을 구현하기 위해 N이 그 역사를 이어갑니다. ‘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현대자동차의 헌신’, N의 이야기가 새롭게 펼쳐집니다.

Before N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

  • Before N - 제네시스 쿠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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