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undai Heritage #3

고유모델을 넘어 독자개발의 길로

첫 중형급 고유 모델, 스텔라 발표

포니로 고유모델을 보유하게 된 현대자동차는 그 이후 중형 고유모델인 Y카와 앞바퀴굴림 수출전략차종인 X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독자개발 능력을 키워나갔습니다. Y카와 X카 개발도 미쓰비시와의 제휴를 통하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점차 기술 자립도를 높여나갔습니다. 자동차를 어떻게 개발하는지 체득한 이후 그 다음단계로 신차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먼저 코티나 시리즈를 대체하는 뒷바퀴 굴림방식의 중형차인 Y카는 1983년 5월 스텔라(Stellar)라는 이름으로 발표되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두번째 고유모델이자 중형급으로는 첫 고유모델이었습니다. 스텔라는 출시 직후부터 큰 인기를 끌며 그동안 국내 중형차 시장을 대표하던 대우 로얄 시리즈의 아성을 무너뜨렸습니다.

발전하는 기술력과 미국 시장에서의 돌풍

스텔라가 등장한 지 2년 뒤 X카가 포니 엑셀이라는 이름으로 베일을 벗었습니다. 포니 엑셀은 본격적인 수출시대를 연 차종인 동시에 포니, 스텔라에 이은 세번째 고유모델이었습니다. 포니 엑셀은 2박스 해치백 스타일이었고 4개월 뒤 4도어 세단형 프레스토가 출시되었습니다.
X카 프로젝트는 1986년 9월 3도어형인 스포티를 양산하면서 마무리되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X카 개발중 시판을 시작한 포니2와 스텔라로 캐나다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고 그 자신감을 기반으로 미국 진출을 위한 시장조사에 들어갔습니다. 1986년 2월, 현대자동차의 포니 엑셀이 미국 플로리다 잭슨빌 항에 상륙했습니다. 포니 엑셀은 미국시장에서 1년만에 20만대가 판매되는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87년에는 총 26만3,610대를 판매하여 미국 수입 소형차 연간판매 1위에 등극했습니다.

86년 6월 현대자동차는 미쓰비시와 공동개발한 그랜저(Grandeur)를 출시하여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그랜저의 등장은 현대자동차의 기술력이 선진업체의 기술제공을 받는 것에서 벗어나 협업단계로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현대자동차는 88년에는 그랜저 공동개발을 통해 얻은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Y-2카 쏘나타를 출시했습니다.

포니 엑셀은 미국시장에서 1년만에 20만대가 판매되는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87년에는 총 26만3,610대를 판매하여 미국 수입 소형차 연간판매 1위에 등극했습니다.

쏘나타의 등장,
그리고 알파엔진 개발 성공

국내 최초의 앞바퀴굴림 방식 중형차로 등장한 쏘나타는 곧바로 국내 중형차 시장을 평정했습니다. Y-2 쏘나타는 기존의 고유모델과는 달리 디자인과 설계를 모두 현대자동차의 기술진의 역량으로 이루어낸 독자모델이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80년대 들어 다양한 고유모델의 개발은 물론 캐나다와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차체설계와 디자인 등의 부문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으나, 자동차 개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엔진 및 변속기 분야는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미쓰비시에 지불하는 로열티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자체적인 기술력으로 엔진과 변속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연구인력 확보에 힘을 쏟았습니다. 현대자동차는 국내외의 뛰어난 연구인력을 확보한 뒤 경기도 용인의 마북리에 연구소를 개설했습니다. 미쓰비시는 현대가 독자엔진 개발을 그만두면 구형이 아닌 신형 엔진을 내주고 로열티도 낮춰주겠다는 제안을 해왔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현대자동차가 엔진개발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미쓰비시의 우려가 엿보인 것이었습니다.

마북리연구소의 첫 결과물은 91년 1월 완성된 알파엔진이었습니다. 알파엔진은 1,000억원의 연구비, 300여대의 엔진 시제품, 200여대의 트랜스미션 시제품, 150여대의 시험차량이 투입된 대규모 역사의 산물이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알파엔진을 통해 기술자립의 원대한 꿈을 이루게 된 것이었습니다. 알파엔진은 주력차종인 엑셀보다는 물량이 적은 스쿠프에 먼저 탑재하여 양산검증 과정을 거친 후 다른 차종에도 확대 적용되었습니다. 현대차의 알파엔진 개발은 한국 자동차 산업이 일본과의 기술격차를 상당히 극복했다는 의미이기도 했으며 후속 독자엔진 개발에 가속이 붙어 현대자동차의 파워트레인 개발능력이 일취월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