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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lliant memories: 동행 #9

정연두 작가와 새터민들의 이야기

정연두 작가의 사진 사운드 설치 작품

“새터민 사연”

정연두 작가는 1994년 탈북한 새터민의 이야기로 일련의 사진 사운드 설치 작품을 제작합니다. 북에서 온 그가 목격한 남한의 첫인상은 거리를 가득 채운 국산 자동차였는데, 그 낯선 풍경이 도무지 믿기지 않아 당시에는 사람들이 자신을 속인다고 생각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북한의 대도시 함흥에서도 잘 볼 수 없었던 고급승용차가 남한 거리를 줄지어 달리는 것을 보고, 그는 급격한 시각적 경험의 간극을 쉽게 받아들일 수조차 없었던 모양입니다.

탈북 새터민의 오래 전 그 에피소드에서 출발해서, 정연두는 1994년 당시 대중적이었던 현대자동차와 거리의 풍경들을 카메라로 촬영해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각각 아크릴판에 배접한 총 11개의 이미지를 1cm 간격으로 겹쳐서 하나의 프레임 안에 재구성합니다. 화면 안쪽에는 보이지 않게 오디오 시스템을 설치하여 그 풍경에 대한 시각적 주체로서 사연을 제공한 새터민의 인터뷰를 틀어놓았습니다. 이방인 혹은 맹인 등의 시각경험에 주목했을 때와 같은 효과를 나타냅니다. 애초에 실재와 허구, 시각과 착시, 현실과 가상 등의 이분법적 판가름을 할 수 없는 시각 주체의 경험은 적어도 11개의 이미지 간극들 사이사이를 배회하는 또 다른 감각, 이를테면 그의 이야기를 듣는데 열중하는 청각처럼 다른 지각의 경험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 작가 정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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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정연두
  • 작가 정연두
  • 작가 정연두
  • 작가 정연두
  • 작가 정연두
  • 작가 정연두 작품
  • 작가 정연두 작품

작가 정연두

  • 작가 정연두

    정연두는 2007년 국립 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최연소로 수상하였고, 뉴욕 아시아 소사이어티, 뉴욕현대미술관, 미토 아트타워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초대되며 동시대 한국 작가 중 독보적 위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작품의 주요 소장처로는 세인트 루이스 미술관과 국립 현대 미술관, 뉴욕 현대 미술관, 아트 선재 센터 등이 있습니다.

  • 작가 정연두

    인간의 꿈과 기억처럼 보이지 않는 세계를 포착하여 관객들을 인생이라는 무대의 주인공으로 끌어올리는 정연두 작가는 앞이 아닌 뒤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관찰자 역할을 합니다. 개인의 역사를 사진 한 장으로 다루기에는 그 깊이를 표현하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작가는 포토콜라주의 형식을 취하며 대상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상상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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