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lliant memories: 동행 #8
전준호 작가와 손기선 님의 이야기

“내년이 모여 매년이, 가장의 시간”
손기선 님, 1994년형 쏘나타 2
1994년형 쏘나타 2는 저희 집의 두 번째 차였습니다. 아버지는 이 쏘나타 2로 의료기기 관련 사업을 하셨어요. 잠실에서 장시간을 운전해 강릉, 천안 등 전국의 지방으로 의료기기를 잔뜩 싣고 운전하셨죠. 쏘나타 2는 우리가족을 먹여 살리시려 매일같이 장거리를 오갔던 아버지의 듬직한 친구가 되어주었던 셈입니다. 저도 군대에서 제대한 후에는 아버지를 도와 이 차를 운전해 병원에 함께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게 차와 저와의 첫 주행입니다. 제가 결혼하고 아이가 생겼을 때 아버지께서 이 차를 물려주셨습니다. 그 뒤론 저의 충실한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저 역시 가족을 위해서 아주 추웠던 날, 짙은 안개로 한치가 보이지 않았던 날, 폭우와 폭설이 내린 날, 그리고 한밤중 장거리 운행을 마치고 무사히 집에 돌아와 주차를 마치고 나면, 고맙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럴 때면, 차에게 말을 걸어줍니다. “오늘도 고생했다, 고맙다.” 그럴 때면 쏘나타 2 그릴의 생김새 때문인지 이 녀석이 저를 향해 웃어준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아버지는 젊은 날을 이 차와 함께 달리셨고, 저 또한 열심히 앞을 보며 달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가족의 가장으로 사는 동안 아버지도, 저도 개인적인 즐거움을 포기할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충분한 것 같습니다. 아니, 충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본가에서 18년간 함께 살았던 강아지처럼, 늘 한결같이 우리 부자를 대했던 쏘나타 2와의 시간은 그래서 아쉬움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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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선 님과 쏘나타II의 추억, 그리고 이별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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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선 님과 쏘나타II의 추억, 그리고 이별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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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선 님과 쏘나타II의 추억, 그리고 이별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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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선 님과 쏘나타II의 추억, 그리고 이별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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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II의 추억,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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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II의 추억,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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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II의 추억,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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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II의 추억,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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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II의 추억,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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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II의 추억,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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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II의 추억,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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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II의 추억,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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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II의 추억,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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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II의 추억,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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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II의 추억,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 되다.
작가 전준호

전준호 작가는 1990년 초반부터 한국의 정치적, 사회적 현실을 특유의 독특한 시선으로 재해석한 영상 및 설치 작품으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왔으며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서술적인 방식을 넘어 간명하게 질문을 던지거나 유머러스하게 풍자하는 시각적 표현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작가는 매체에 중심을 두어서는 안되며 재료는 재료일 뿐 중요한 건 무엇을 어떻게 말하는 것인지가 작업의 목적이라고 말합니다. 작업의 개념을 정하는데 오랜 시간을 기울이고 철저히 객관적인 태도로 그 개념이 타당한지를 점검하고 거기에 맞는 매체를 선택하여 자본주의적 가치와 매스미디어가 비추는 현실을 고민하는 작업을 지속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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