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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lliant 30: 작가 김수연

사라져가는 대상을 이미지로
되살리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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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재현할 수 없는 것들을 재현하다

  • 작가 김수연 스틸이미지

    김수연은 자신이 속한 사회, 주변, 기억에 기입되고 기록된 이미지(사진) 속에 존재해온 것들을 모아서 오려내고 재조합하여 새로운 것으로 바꾸어갑니다. 이를 통해서 컨템포러리 예술의 속성에 걸 맞는 “예술가”의 면모를 갖추어 가고 있습니다. 김수연은 전통적 회화 장르에 얽매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회화를 배척하지도 않습니다. 그녀는 사회와 동떨어져 혼자만의 작품세계를 이끌어내는 “천재적 창작자”와는 거리가 멉니다. 최첨단의 하이테크 아티스트와도 또 다르게 자신만의 새로운 예술적 특성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수연의 회화에서는 때론 빛 바랜 듯한 느낌이 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각종 사진들을 그녀가 재현하는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실제 대상을 회화의 재현대상으로 삼지 않고, 이미 사진으로 포착되어 재현된 것을 다시 그림으로 옮기는 과정을 거칩니다.

  • 작가 김수연 스틸이미지

    그녀는 모든 생명을 지닌 존재들이 어느 시점에는 사라져서 그 흔적만 사진으로 남는, 그리고 인화된 사진의 색상과 형태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희미해져 가는 모습들을 회화로 재현합니다. 종이의 재질에 민감했던 김수연은 연필 드로잉을 배제함으로써, 일반적인 소조의 몰딩(moulding)과는 다른 과정을 통해, 골격이 존재하지 않고 속이 텅 빈 일종의 ‘사진 조각’ 시리즈를 만들었습니다.

    김수연은 타인들의 개입을 작품에 직접적으로 사용하며 세상과 소통합니다. 그 방식은 다양한 계층에 있는 각양 각색의 사람들에게 키워드를 제시하거나 질문을 던지고, 그 대답으로 보내온 사진들을 다시 변형시키고 재조합하는 수공예적 노동을 통해 각 단계마다 예술적 행위를 개입시킵니다. 이렇게 생성된 이미지들은 일종의 설치물처럼 한 때 전시장의 한 공간을 차지했다가, 마치 생명체가 소멸되어 가듯이 해체되어 그 흔적만 또 한 번 사진으로 남게 됩니다. 무대장치와 같은 편집, 재구성, 연출의 단계들이 종합적으로 개입되어 한 때 생성되었다가 사라져가는 김수연의 작품들은 그녀가 기억 속에 담아온 부재의 슬픔과 기억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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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회화를 전공했으면서도 “paper drawing”과 같이 새로운 형식들을 만들어냈던 생각의 출발점은 무엇이었나요?

그 동안 제가 회화적 대상으로 삼아 골라냈던 사진 이미지들은 너무 고정되고 뻔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 이후, 다양한 사람들이 골라낸 사진들을 수집하고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종이 드로잉을 가지고 남들 몰래 설치 작품을 만들기도 했는데, 괜히 창피하게 느껴져서 폐기해버리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시를 통해 대중들에게 앞에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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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평면으로부터 입체와 설치로 영역을 넓혀가면서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나요?

재현 대상과 작품이 일대일 대응을 하면 단순히 극사실주의적 기법에 머무르는 것이라고 생각하여저는 마치 영화 예고편을 보여주듯 여기저기 서로 흩어지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작품이 설치되는 공간에 대해 익숙해지는 시간도 필요로합니다.

박제된 기억으로서 “살아있는 죽음” 혹은 “죽어있는 삶”이라고 할 수 있는 ‘living dead’의 상태입니다. 이런 것을 작품으로 표현하면서 개인적 맥락을 사회적으로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렇다면 “공유”란 단어가 제 작업의 키워드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 김수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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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작품이 전시될 공간을 파악한 뒤에 작품을 제작하면 전시회가 열릴 때까지의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은가요?

    실제로 작품을 제작하는 기간이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오래 걸리지는 않습니다. 전시 일정이 잡히면 제작 과정이 훨씬 수월하겠지요. 하지만, 한 작품이 완성되는데 있어서 시간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만의 선택 가능성을 배제하고 무작위성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 사람에게 설문을 돌리고 그에 해당하는 사진 이미지들을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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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작품의 영감은 주로 어디서 오는지요? 여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매우 정밀한 기획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사실 언어적 표현이 많이 부족하다고 스스로 생각해 왔기 때문에, 이미지에 더 민감합니다. 몇 년 전에는 작가 노트 작성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짧은 수필들을 써보려고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어들을 나열해서 적어본 적이 있습니다. 설치작업은 완전한 종결이 아니라 과정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전시가 끝나면 모두 폐기합니다.

작가 김수연 스틸이미지

Q. 기억이라는 것을 주제로 삼은 이유가 있나요?

사진은 기억을 박제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화초들을 찍은 사진마저도, 그 화초들의 “초상화”와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렸을 때 할머니께서 운영하셨던 사진관에 영정 사진을 찍으러 온 분들을 도와드리며, 그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다시는 현실에서 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슬펐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로드킬을 당한 새들의 시체를 본 적이 있는데, 마치 박제품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후로 평면 조류도감인 이미지들을 이용하여 입체적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인화에 익숙했던 탓인지 인화지 자체의 물성에 집착하면서 계속 종이를 이용한 작업을 하며, 이미지 소스의 제한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당신의 예술을 가장 빛나게 하는 것은?

“부재”와 “유령”입니다. 부재는 ‘사진에서의 현실’로 존재하는 대상들이 ‘실제의 현실’에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령은 그렇게 현실과도 같이 존재하는 ‘상태’이자 생명 존재가 ‘끝나는 죽음’을 의미합니다. 즉 박제된 기억으로서 “살아있는 죽음” 혹은 “죽어있는 삶”이라고 할 수 있는 ‘living dead’의 상태입니다. 이런 것을 작품으로 표현하면서 개인적 맥락을 사회적으로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렇다면 “공유”란 단어가 제 작업의 키워드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 Snow Bunting.27

    캔버스에 유채_50x50cm_2014

    Snow Bunting.27
  • 1.122

    캔버스에 유채, 139.9 x 130.3 cm, 2012

    1.122
  • 당신과 나의 달콤한 허니문 3

    캔버스에 유채, 91 x 65.1 cm, 2009

    당신과 나의 달콤한 허니문 3
  • Bird Series

    설치 전경 1, 2014

    Bird Series
  • Bird Series

    설치 전경 2, 2014

    Bird Series

Profile

작가 김수연

김수연 작가는 서울에서 출생하고 국민대학교 미술학부와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습니다.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갤러리2에서 <Shadow Box>, 갤러리현대의 윈도우 갤러리에서 <Greenhouse>라는 개인전을 가졌습니다. 2010년부터 두산 아트센터, 서교예술실험센터, 갤러리 화이트 블럭, 커먼센터 등에서의 국내 단체전과 함께 2013년에는 아부다비의 아트허브에서 열린 <Abudhabi Korea Art Month Exhibition>에 참여했습니다. 2014년에는 부산 벡스코 영 아티스트 어워드를 수상했으며, 현재까지 금호미술관의 이천 레지던시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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