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lliant 30: 작가 민성홍
민성홍, 환영과 실제의 구조물로 시각을 환유하는 작가

민성홍, 감성의 중첩: 익숙한 낯설음을 재인식하기
민성홍은 일상 속에서 개개인의 상황적 변화와 경험 등에 집중하는 작가 자신, 혹은 주변인들의 기록물들을 바탕으로 상호 관계성을 부각시키며 의미적 확장과 시간적 공간적 층위를 다양하게 구성하는 방식의 작품들을 보여 왔습니다. <Overlapped Sensibility>는 어떤 대상이나 공간에 더해지는 감성의 중첩이나 재인식의 과정을 나타내는데, 공통성과 차이성, 익숙함과 낯설음 등 존재의 의미변형이 표출되는 요소들을 재구조화시키는 회화, 사진, 드로잉, 작은 조형물 혹은 녹아내리는 얼음 형체들을 통해서 반복적으로 상징적인 기호화를 형성합니다. 그는 익숙함과 낯설음 사이의 일종의 긴장 관계를 이끌어내기 위해, 자신의 전공이었던 회화에만 작업을 국한시키지 않고 다양한 재료를 다루며 다양한 방식의 작업을 함께 전개하고 있습니다.
민성홍 작가가 만들어내는 각기 다른 상징체들은 평면의 시각적 환영으로 복제되고 다시 실제 구조물과 함께 3차원적으로 설치되어 공간적 변환을 보여줌으로써, 시각적 환유를 통한 형태들의 관계성을 재인식하게 만들며 다양한 관계 속에서의 정체적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원래 상징이란 것은 하나의 문화적 맥락 아래에서 역사적으로 형성된 익숙한 것들을 대변합니다. 작가는 새로운 장소와 문화에서의 고립과 통합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여 상징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경험을 유도하는데, 실제 조형물과 그것의 이미지를 함께 보여줌으로써 각각의 개체들의 차이점과 형상들이 드러내는 진실 혹은 정체성에 대한 다양한 감성적 층위를 제시합니다.
작가와의 대담

Q. 주로 하고 계시는 작업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저는 사진 콜라쥬, 드로잉,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방법들을 통해, 경험적 공간이나 우연히 마주하게 되는 사물들 간의 감성적 동화, 그리고 이 관계를 형성할 때 나타나는 의미적 재인식 과정에서의 스토리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찢거나 부수어서 재조립하는 등의 신체적 작업 과정에 중점을 두는 작업들입니다.
항상 제 자신과 제가 생활하고 있는 환경 사이의 관계, 또 이 관계를 형성할 때 나타나는 인식 과정, 그리고 이 인식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순간적 감정을 작품에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 민성홍 -

Q. 작업 과정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어요?
A. 대상화된 사물들이나 수집된 이미지들은 해체와 재조립의 반복적 과정에서 제 자신이 감성적으로 인식한 개념들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 과정은 사진을 반복적으로 잘게 찢어 붙이거나 잘라낸 화면 속 공간들을 투명 테이프로 다시 붙이고, 혹은 건축적 구조를 다양한 재료나 수집된 오브제들을 통해서 변화시키는 과정 속에서 중첩된 자신의 감성을 표현하려는 과정입니다. 저는 항상 제 자신과 제가 생활하고 있는 환경 사이의 관계, 또 이 관계를 형성할 때 나타나는 인식 과정, 그리고 이 인식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순간적 감정을 작품에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Q. 최근의 <Overlapped Sensibility> 시리즈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A. 제 주변의 사물이 그저 단순한 사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저 자신의 모습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는데, 첫 작업인 <Overlapped Sensibility (Lamp, Tape)>는 어두운 공간에서 시야가 확보되는 과정을 설명하려는 작업입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어두운 공간에서 좀 더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고 제 주변의 사물이나 공간의 구조를 인식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집중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눈을 뜬 뒤에 차츰 사물이나 공간의 윤곽이 드러나는 순간을 촬영해서 프린트된 사진을 찢고 이것을 다시 투명 테이프로 붙여나가는 과정으로 표현하려 했습니다. 이 시리즈 중에서 <Overlapped Sensibility (U-Haul Box, Photos)>는 제가 새로운 곳으로 이사할 때마다 사용했던 종이 상자 안에서 발견된 옛날 사진들을 잘게 찢고 재조합하여, 이 사진들을 보관하고 있던 상자의 외형을 표현한 것입니다. 이처럼 구체적인 대상들의 관계적 부분은 소제목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Q. 원래 전공이었던 회화에서부터 다양한 장르로 예술 영역을 확장할 때 영향을 준 인물이 있나요?
A. 자연미술과 과정미술을 하는 모든 작가들을 좋아합니다. 대학 졸업 무렵부터 자연미술가들과 어울리며 자연 설치미술 활동을 했었는데, 회화를 전공했던 제게는 무척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분은 유학시절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제 지도교수였던 자연설치미술가 존 롤로프입니다.

Q. 새로운 생각의 출발점은 무엇인가요?
A. 제가 작가로서 살고 있는 삶을 예술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제 작업에서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삶과 예술의 동일점을 찾으려는 부분에서 시작되는 것이 많습니다.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늘상 봤던 공간이나 늘상 봤던 사물들이 어떤 상황적 여건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그런 것들을 다시 작업의 아이디어로 끌어옵니다. 우리가 늘 사용하던 물건이라 별게 아닐 수도 있지만, 저는 재미있는 형상이 나올 수 있겠다 싶으면 작품화합니다.
Q. 민성홍 작가의 예술을 가장 빛나게 해주는 것은?
A. 키워드라기보다는, 어떤 매체를 새로 만나게 되어도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함으로써 제 작업으로 만드는 점이 강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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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lapped Sensibility: Birds. 2014. 나무에 세라믹, 백색 시멘트, 아크릴. 설치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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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sland. 2011. 거울위에 세라믹, 사진 기록. 설치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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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sland. 2011. 사진 기록. 가변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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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stival in the Island. 2008. 캔버스에 유채, 세라믹, 나무. 설치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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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stival in the Island. 2008. 캔버스에 유채, 세라믹, 나무. 193 x 162.5 cm
Profile

민성홍 작가는 추계예술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 회화과 대학원을 졸업한 후에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The Island: Garden>(Diego Rivera Gallery,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미국, 2002), <The Island>(E3 Gallery, 뉴욕, 미국, 2003), <17 Minutes 52 Seconds in 490 Square Feet>(Sabina Lee Gallery,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미국, 2008), <Compression>(갤러리 마노, 서울, 2012) 등 2002년부터 10여 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ART BANK 2차 추천제>(국립 현대 미술관, 과천, 한국, 2006), <The Longest Day of Summer, One Lucky Day>(S1F Gallery, 로스엔젤레스, 캘리포니아, 미국, 2009), <Crisis? What Crisis>(Wannabee Gallery, 밀라노, 이탈리아, 2010), <태화강 국제 설치 미술제: 다리, 연결된 미래>(울산교, 울산, 한국, 2014)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해왔습니다. 2004년에는 몬타나 아티스트 레지던시 어워드를 수상했으며, 서울의 (주)디자인하우스, 인도 뭄바이의 시너기 아트 파운데이션, 영국 런던의 그린 칼다몸 갤러리, 미국 뉴욕의 캐피탈 그룹,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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