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lliant 30: 오피니언 리더 박순영
박순영, 낯선 현대미술을 친숙한 언어로 향유하는 큐레이터

박순영 큐레이터: 공동체적 전시기획, 낯선 현대미술의 친숙한 말걸기
박순영 큐레이터는 회화과와 예술창작의 분야에서 교육을 받고, 미학을 전공함으로써 이론적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키웠으며, 미술현장에서 생생한 경험들까지 두루 갖추고 있는 강점을 지녔습니다. 그는 특히 기획자로서 전시를 무미건조한 객체적 대상으로만 대하지 않고 그 안의 구성요소들을 유기적으로 바라보며, 작가와의 소통을 통해 구성된 전시가 관객들에게까지 자연스레 소통되는 방식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논리와 이성보다는, 개성 강한 젊은 작가들을 존중하며 감성적 교감을 최대한 끌어내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시를 기획한다는 것은 박순영 큐레이터에게는 하나의 커다란 공동 창작물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과 함께 “보이는 방식”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구성된 전시는, 낯설고 어려운 현대미술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형태로 변모하여 관객들에게 전달됩니다.
박순영 큐레이터가 기획자로서 중시하는 것은 동시대성입니다. 그래서 그는 젊은 신진작가들의 발굴과 기회 부여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들에 대한 객관적 소개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의 류한승 큐레이터와 함께 『톡톡 미술가에게 말걸기』라는 책을 출판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한국 미술계가 신진 작가들을 바라보는 관점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계의 최근 동향을 가늠하는 데에도 소중한 정보를 제공해줍니다. 그리고 이 정보들을 통해 관객들 역시 자신의 어떤 기준을 갖고서 각자의 경험과 각자의 개인사에 견주어 직관적으로 작품들을 수용하게 되길 의도합니다. 그는 더 굳건한 예술적 네트워크 형성에 일조하기 위해 비평가와 작가들의 일대일 매칭 프로그램 역시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가와의 대담

Q. 박순영 큐레이터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박순영입니다. 저는 한국 미술계에서 주로 전시 기획 일을 해왔고, 젊은 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주로 젊은 작가들과 전시를 많이 한 편입니다. 현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상암동에 위치한 난지미술창작 스튜디오에서 젊은작가 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인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기획 및 운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이번 전시 소개와 더불어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어떤 것인지 소개해주세요.
A. 서울시립미술관 분관인 북서울미술관에서 하고 있는 “팔로우미”라는 전시는 저희가 2014년도에 운영한 8기 입주 작가 프로그램의 참여 작가들 21명의 대표작품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저희가 전시를 하면서 고려했던 것은,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 중에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출품작 선정도 함께 하고 전시를 연출하는데 있어서는 현대미술이 아무래도 접근하기 어렵다 보니까 어떤 의미를 표현하는가를 떠나 관람객이 재미있고 즐겁게 볼 수 있는 방향으로 연출했습니다. 그리고 전시 작품에 대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품 설명들을 해 놓아서 관람객의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북서울미술관이 지향하는 바는 소통의 미술관입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현대미술을 접할 기회가 적은 강북 지역의 시민들이 현대미술을 접하고 한국의 대표적인 젊은 작가들의 작업 동향이나 관심사들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전시가 구성되었습니다.
예술가들은 자기세계를 구축하기 때문에 세상에서 일반화된 모든 것들을 자기만의 관점과 방식으로 보는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태도 위에서 사회를 바라보고 자기 경험들을 쌓아가면서 그것을 예술 형식으로 구체화시켜서 보여주는 것이 예술가의 모습일 것입니다. -박순영-

Q. 동시대 작가들과 사회를 바라보는 박순영 큐레이터만의 구체적인 시각이 있나요?
A. 예술가들은 자기세계를 구축하기 때문에 세상에서 일반화된 모든 것들을 자기만의 관점과 방식으로 보는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태도 위에서 사회를 바라보고 자기 경험들을 쌓아가면서 그것을 예술 형식으로 구체화시켜서 보여주는 것이 예술가의 모습일 것입니다. 그 모습들이 다양화된 현대 시대에 개개인이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좋은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예술에서 보여주는 그런 태도가 지금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개개인들한테 필요하다는 생각합니다.

Q. 현대 미술이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특별히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을 하시나요?
A. 현대 미술은 어렵고 낯선 것이 사실입니다. 즉 현대미술은 과거의 예술과 감상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저는 관객들이 낯설게 되는 것을 즐기게 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것을 위해 작가가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간단하게 말하기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미술영역에서 비평이나 이론계에서는 글을 통해 현대미술을 전달할 때 최대한 순화시켜서 쉽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기획자의 경우에서는 너무 틀을 잡아놓지 않는 쪽으로 기획하면서, 그 대신 전시를 볼 때 마치 놀이공원에 가듯이 즐겁게 볼 수 있도록 전시 연출에 대해서도 ‘보이는 방식’들을 연구하고 관객들이 잘 느껴질 수 있게끔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새로운 생각들의 출발의 계기가 되는 특별한 점이 있나요?
A. 저는 젊은 작가들의 사고방식이나 관점들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미술관의 레지던시에 있으면서 작가들과 제가 서로 허심탄회하게 만나게 되다 보니까, 작가들의 진솔한 모습들이나 생각들을 접하기가 수월합니다. 바로 그 점이 제가 전시나 프로그램을 기획 하는 데 있어서 영향을 미치는 바라고 생각합니다.
Q. 작가들과 함께 활동을 하면서 지금까지 박순영 큐레이터의 미술계 활동을 가장 빛나게 해준 것은 무엇인가요?
A. 지금 제가 선택해서 하고 있는 레지던시 운영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단 작가들과 계속 어깨를 맞대고 함께 생활하는 것이 저에게 중요한 시간인 것 같습니다.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들을 함께 공유하고 서로 소통하면서 작가 지원 프로그램과 같이 미술계가 작가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많이 고민하게 됩니다. 저한테는 레지던시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제 미술계 생활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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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문명-White Pond the Moon. 2014.03.20 – 05.11. 서울시립미술관. 설치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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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문명-Star Pattern Shirt. 2014.03.20 – 05.11. 서울시립미술관. 설치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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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A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한중 국제교류전-Roots of Relations. 2014.11.23 – 12.15. 송주앙미술관. 설치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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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idency, Now. 2013.05.02 – 06.06. 송원아트센터. 설치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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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A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국제교류전-Historical Parade; Images from Elsewhere. 2012.09.07 – 09.30.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 설치전경
Profile

박순영 큐레이터는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미학과에서 「메를로-퐁티의 ‘살’ 개념으로 본 회화」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선화랑, 노화랑, 노암갤러리, 토탈미술관 등에서 근무하였고, 현재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로 제직하면서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의 레지던시 프로그램 기획,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액체문명> (서울시립미술관, 2014), <Roots of Relations> (송주앙미술관, 2013), <RESIDENCY, NOW> (송원아트센터, 2013), <Historical Parade; Images from Elsewhere>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 2012), <After the Pictorial Turn> (두산갤러리, 2008), <Paintings; 지금, 회화로 표현되는 것들> (가나아트스페이스, 2010) 등의 전시를 기획, 진행하였으며, 토탈미술관에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최근에 『톡톡!미술가에 말걸기』 (2014)를 류한승과 공저로 출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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