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lliant 30: 작가 원성원
원성원, 삶과 예술을 결합하는 작가

원성원, 판타지의 경계에서 그려내는 현대적 우화
원성원 작가의 사진은 실제 공간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각 부분과 요소들이 이질적인 것들로부터 조합된 콜라주 작업입니다. 사진 콜라주이기에 작가의 상상 속에서 구현된 판타지의 공간이지만, 직접 촬영한 500-600여 장의 사진 이미지들을 사용해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시키기 때문에 또한 가장 리얼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작가의 지인들이 겪는 다양한 문제들을 공감하고 공유하면서 사진으로 구축한 공간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해주기 때문에 심리학적 치유의 장소가 됩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소재들은 대부분이 주변의 오랜 지인들로부터 가져온 것이기 때문에, 그녀의 예술 대상과 소재는 감정이입의 대상이자 심리학적 파악의 대상인 셈입니다. 그래서 그녀의 사진 콜라주는 판타지처럼 재구성된 일종의 ‘원더랜드’이면서 동시에 리얼리즘 작업이기도 합니다.
원성원 작가의 작업은 그동안 예술가들이 추구해왔던 삶과 예술의 결합이라는 측면을 아마도 가장 성공적으로 성취해온 작품 중 하나일 것입니다. 리얼한 현실의 사건과 대상들을 작품의 소재로 사용했다는 점뿐만 아니라, 작가가 주변 사람들의 삶에 감정이입을 시킨 만큼 관객들도 이 사진 이미지의 우화들을 자신의 이야기인 것처럼 동일시하며 공감대를 얻어내는 데 성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만들어내는 작품 속의 ‘원더랜드’는 철저하게 현실을 재구성함으로써, 누구든지 겪거나 언젠가 일어났거나 어디엔가 존재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마치 슈만의 <어린이의 정경>에서 첫 곡인 “이상한 나라와 사람들로부터(Von fremden Ländern und Menschen)”와도 같이 친숙하고 따뜻한 ‘원더랜드’는 현대인의 우화가 되며, 원성원 작가는 그 곳에서 ‘앨리스’가 되어 우리를 초대합니다.

Q. 원성원 작가의 작업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저는 사진 콜라주 작업을 통해 저와 제 주변에 일어난 일들을 표현합니다. 저는 보여주는 사람이 아니라 전달자라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전달할 수 있는 것들만 작업에서 다루려고 합니다. <My Age of Seven>이란 시리즈는 제 자신의 심리 문제를 다루는데, 어릴 적 앨범을 뒤져서 어린 시절을 유추해냈던 작품입니다.
제가 창출해내는 작품의 공간은 그래서 하나의 창조된 상상의 공간이지만, 모든 것이 현실에 실제 존재하는 대상과 장소들이 결합된 것입니다. -원성원-

Q. 작품 속에 나타난 공간들은 있을 법하면서도 사실은 혼합되어 구성된 공간이기에, 많은 상상력이 발휘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상력을 발휘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또는 작품의 영감을 주로 어디서 받으시나요?
A. 소유한 사물들은 그 사물들을 소유한 사람을 드러낸다는 생각이 들면서,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최대한 솔직하게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동안의 “과장”이란 허세가 현실을 통한 “상상”이라는 꿈으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제가 창출해내는 작품의 공간은 그래서 하나의 창조된 상상의 공간이지만, 모든 것이 현실에 실제 존재하는 대상과 장소들이 결합된 것입니다. 그렇게 처음 만들어진 것이 <My Life>(1999)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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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 과정에서 유독 사진이라는 매체와 콜라주라는 기법을 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어릴 적부터 과장해서 말하기를 좋아했고 낙서를 좋아했던 나를 표현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으로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 드로잉과 사진 콜라주였습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걸쳐 제작한 <Dream Room> 시리즈가 본격적인 사진 작업의 시작이었습니다. 사진을 제대로 배우진 않았지만, 일단 촬영한 이미지를 콜라주로 표현하는 것은 생각보다 잘 맞고 표현도 자유롭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작은 체구로 작업하기에는 이전의 육중하고 부피가 큰 조각보다 훨씬 가벼운 매체이기도 했기 때문에 신체적 악조건을 극복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진 콜라주 작업이 그만큼 힘들지 않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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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업의 과정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해주십시오.
A. 무엇보다도 작업의 기초는 “드로잉”입니다. 처음에 테마를 잡고 작품화하기 위해 독서를 많이 하는데, 1년여 정도의 여행을 통해 이미지를 수집합니다. 즉 스케치, 리서치, 출사여행, 초안 자리 잡기와 플랜 드로잉 등을 통해 작품이 완성되는 총 제작 기간은 2년 정도가 걸립니다. 이 과정에서 조작과 실제를 결합하는데, 디지털 카메라와 디지털 컴퓨터 작업으로 손쉽게 할 수 있는 작업을 최대한 아날로그 적으로 접근함으로써 작품이 일종의 무게감을 갖도록 합니다. 또한 촬영할 때는 모든 대상들이 시각적 균일감을 얻을 수 있도록 흐린 날에만 촬영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Q. 원성원 작가의 본인에 관한 이야기들로부터 주변의 가까운 지인들에 대한 이야기로 소재가 넓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일곱 살>이라는 작품을 통해 심리학이라는 분야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금까지 많은 정보를 심리학책을 통해 얻어냈습니다. 그런데 미시적인 디테일에 집중하다 보니, 이것은 일상에서 누구에게나 해당될 수 있는 일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역지사지로 다른 이들이 겪는 일이나 그 심리상태가 나의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것을 작품으로 표현해왔습니다.
Q. 그렇게 소재나 주제가 바뀔 때마다의 새로운 생각의 출발점은 무엇인가요?
A.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관계 변화입니다. 친한 사람들과의 갈등이나 오해, 그리고 사람들의 생각과 내 생각과의 차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합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날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고 그러한 문제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싶은 시간에 이르면 그것을 소재로 작업을 만들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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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의 다리. 2013. C-print. 138 x 195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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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의 별아파트. 2013. C-print. 180 x 144.5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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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부의 텃밭. 2013. C-print. 138 x 195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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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정원. 2013. C-print, 138 x 195 cm
Profile

원성원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하고 독일로 건너가서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와 쾰른 미디어예술대학에서 수학했습니다. 뒤셀도르프에서는 클라우스 링케 교수를 사사하여 아카데미 디플롬을 취득했고, 쾰른에서는 발리 엑스포트 교수의 지도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2005년에 프랑스 파리의 Galerie Gana-Beaubourg에서 열린 전시를 필두로 하여 <Tomorrow>(대안공간루프, 서울, 한국, 2008), <1978년 일곱살>(가나 컨템포러리, 서울, 한국, 2010), <캐릭터 에피소드I> (아트사이드 갤러리, 서울, 한국, 2013), <Sceptical Orgy>(Podbielsky Contemporary, 베를린, 독일, 2014) 등 국내외에서 10여 회의 개인전을 가져왔고 현재 새로운 작업을 준비 중입니다. 60여회의 주요 국내외 단체전 중에는 <Contemproray Korean Photography-Chaotic Harmony>(휴스턴미술관, 미국, 2009), <버라이어티>(국립현대미술관, 과천, 한국, 2009), <The End of the Dream>(Mica Moca Project, 베를린, 독일, 2011), <Constructed Myth>(노르더리히트 갤러리, 그로닝엔, 네덜란드, 2011), <CITY STATES>(리버풀 비엔날레 2012, 리버풀, 영국, 2012), <Go-Betweens>(모리 미술관, 도쿄, 일본, 2014)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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