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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lliant 30: 작가 김기라

김기라, 함께하는 예술을 통해 ‘사람’을 연구하는 작가

작가 김기라 스틸이미지
[brilliant 30] 시즌 2 – “김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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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lliant 30] 시즌 2 – “김기라”

작가 김기라

Q. 김기라 작가의 최근 작업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예술이라는 형식을 통해, 한 개인의 사회적, 문화적 위치와 그에 반하는 개인과 집단의 어떤 욕망들을 드러내려 노력합니다. ‘작가 김기라’라는 현대 미술가 한 사람의 방식이 아니라 여러 타 장르의 전문가들 (영화감독, 신경정신과 박사, 성우, 무용가들, 시인, 현장미술가, 연기자, 음악가, 가수 등)과 협업하는 과정을 통해 “플로팅 빌리지”의 개념을 함께 고민하는 담론의 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담론의 장으로써의 예술 형태들은 크게 사유와 공유 그리고 향유, 이 세 부분으로 나누어집니다. 먼저 사유는 개인의 사적인 영역이 담론화되는 것이고, 그 다음 공유는 사적인 영역이 예술, 현대미술을 통해 공론의 장으로 유입되어 공공의 것이 되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향유는 공적 공간으로 확대되면서 확대, 재생산되는 부분을 의미합니다.

작가라는 사람은 ‘무엇을 보느냐’ 보다는
‘어떻게 보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 김기라 -

위재량 시집

Q. 어떻게 ‘위재량’ 시인의 시를 음악으로 작업하시게 되었나요?

A. 서울시 환경직 공무원 중에 7급으로 은퇴하신 ‘위재량’이라는 시인을 서울시 창작공간 난지 스튜디오에서 1년 활동을 통해 우연히 만났습니다. 그분께서 자신이 쓰신 문학과 창작 결과물 ‘가슴으로 우는 새’라는 시집을 제게 선물로 건네주셨습니다.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시를 모두 읽고 난 뒤, 저는 그 자리에서 깊은 감동과 함께 공감하는 한 사람의 사회의 애정과 비통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건 본인이 조우한 한 시대의 가장으로, 인간으로, 또 아버지와 아들로의 절실한, 진실의 삶을 마주할 수 있어서였는지 모릅니다. 그 보잘것없어 보이는 외모와 작은 한 인간, 그러나 언제나 늘 따스하고, 진정성을 가진 시인의 마음을 절절히 느낄 수 있었고, 이 시로 노래를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영화감독, 래퍼들과 함께 6곡을 제작했고 앨범도 발매했습니다. 이후 미술관 안에서 랩을 해보자는 의견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래퍼, 김형규 감독

Q. 특별히 래퍼들과 작업을 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A. 저는 현재, 미술가로서 힙합 1세대부터 지금 현재의 래퍼들 그리고 김형규 감독과 함께 하는 공동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원래 힙합이라는 장르, 그리고 래퍼들은 부조리하고 불공정한 사회, 사람이 빠진 비인륜적 사회, 전반적인 양극화와 약자의 소외 그리고 공동 선(善)의 문제 상황과 사태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힙합의 하위문화적 특성을 생각하며 래퍼들이나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과 함께 공동작업과 예술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위문화 안에서도 하위문화 주체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사회적 입장에 따라 다양한 하위체계들이 존재합니다. 중요한 점은, 하위문화 스타일은 노동 계급적인 토대 아래 형성된 것이지만, 그 안에는 도전적, 감성적 취향이 드러난다는 점입니다. 이 하위문화를 가장 잘 대변해 주는 것이 ‘랩과 랩소디’라고 생각합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래퍼들의 등장은, 일종의 큰 실험의 틀로 미술작가 김기라와 김형규 감독의 대한민국 사회, 문화, 정치에 대한 한탄과 사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일종의 문화 운동을 고민하고 있을 때 자연스럽게 작가 김기라는 위재량의 시와 인물을 주목하고 있었으며, 이 시를 위한 음악을 고민하였고, 김형규 감독과의 협업으로 하위문화의 특징과 저항의 상징으로서의 랩과 래퍼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작가 김기라 스틸이미지

Q. 작가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A. 작가는 거시적 시각에서 보면 아주 정치적인 색이나 한 방향의 면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사회 문제를 다루는 예술가, 혹은 작가를 사회운동가로 오해하시는 분도 있는데, 작가는 사회운동가도 변혁가도 아닙니다. 어떤 부분을 조금 다르게 보고 그것을 관객들과 함께 사유하는 소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이념의 문제에서 다양한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최근 가장 중요하게 대두된 이념은 ‘자본’인 것 같습니다. 현재 그 자본의 이념 안에서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 인문학과 문화, 예술이라는 것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그렇다면 작가라는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을 보느냐’보다는 ‘어떻게 보느냐’가 작가에게는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왼쪽 눈을 보는 사람이 오른쪽을 어떻게 보느냐와 같은 것이죠. 역사적으로 정치적인 통일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문화적인 통일과 공감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적 공감 사람의 이야기-그것은 인문학적인 접근이고 그건 다시 압축하자면 공동 선(善)을 이루어나가는 사람 중에 한 명이 바로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끊임없이 입장과 태도를 통해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는 것 그리고 진정한 평등과 자유를 향한 사유와 행동주의자로 생각됩니다.

작가 김기라 스틸이미지

Q. 그렇다면 예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우리는 ‘미술’하면 단순히 미(美), 아름다움만을 생각합니다만 사실 예술은 숭고미에 가깝습니다. 숭고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인간이 갖는 인간애, 본능, 자존감 같은 것들입니다. 숭고 없이 아름다움만을 쫓는 것은 의미 없는 어떤 것을 장식하는 행위에 그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사는 지금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예술이 무얼까? 다시 생각해보면, 유동적이고 불확실한 현대 사회에서 개인은 허상뿐인 보편성으로 굳어지지 않은 그 무엇을 찾아 항상 귀와 눈을 활짝 열고, 넓은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함께 고민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유의 지점, 그리고 그 결과물들인 듯해요. 그래서 예술은 동시대성이 중요한 중심에 있는 것이죠. 간단히 말해, 예술은 인간 죽음 이후의 휴머니즘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절망도 사치스러운 (feat. 아날로그 소년, 쿤타 of Rudepaper). 2015

    음원 & 영상 Directed by 김기라 x 김형규

    절망도 사치스러운 (feat. 아날로그 소년, 쿤타 of Rudepaper). 2015. 음원 & 영상 Directed by 김기라 x 김형규
  • 절망도 사치스러운 (feat. 아날로그 소년, 쿤타 of Rudepaper). 2015

    음원 & 영상 Directed by 김기라 x 김형규

    절망도 사치스러운 (feat. 아날로그 소년, 쿤타 of Rudepaper). 2015. 음원 & 영상 Directed by 김기라 x 김형규
  • 절망도 사치스러운 (feat. 아날로그 소년, 쿤타 of Rudepaper). 2015

    음원 & 영상 Directed by 김기라 x 김형규

    절망도 사치스러운 (feat. 아날로그 소년, 쿤타 of Rudepaper). 2015. 음원 & 영상 Directed by 김기라 x 김형규
  • 살아가는 곳 (feat. 최삼 & Chailo). 2015.

    음원 & 영상 Directed by 김기라 x 김형규

    살아가는 곳 (feat. 최삼 & Chailo). 2015. 음원 & 영상 Directed by 김기라 x 김형규
  • 공짜가 좋다고 (feat. 이삭 스쿼브 & DJ 스킵). 2015.

    음원 & 영상 Directed by 김기라 x 김형규

    공짜가 좋다고 (feat. 이삭 스쿼브 & DJ 스킵). 2015. 음원 & 영상 Directed by 김기라 x 김형규

Profile

김기라

김기라는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에서 회화학부 및 환경조각 대학원을 수학하고 영국으로 건너가 골드스미스컬리지에서 순수예술을 전공했으며 석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현재 가천대학교에서 미술·디자인대학 회화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 주요 개인전
<0.000Km> (대안공간 루프, 서울, 한국, 2002)
<주변 혹은 전체(Minority or Cosmopolitan)> (+Gallery, 나고야, 일본, 2003)
<신기루 궁전> (영국 카운실 킹슬린 아트센터 셰익스피어관, 영국, 2007)
<선전공화국> (루프갤러리, 서울, 한국 2008)
<SUPER-MEGA-FACTORY> (국제갤러리, 서울, 한국, 2009)
<공동선_모든 산에 오르라> (두산아트센터, 서울, 한국, 2011)
<Artist Lunchbox> (서울 시립미술관, 서울, 한국, 2013)
<마지막 잎새> (페리지 갤러리 앤 홀, 서울, 한국, 2014)
<올해의 작가전 2015>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한국, 2015) 등

■ 주요 단체전
<Trans-Dimensional Interesting Dynamics in New Korean Painting> (프라하, 비엔날레, 캐를린홀, 프라하, 체코, 2009)
<City States – Media Landscape, Zone East, 리버풀 비엔날레 2010> (Contemporary Urban Centre, 리버풀, 영국, 2010)
<코리안 렙소디> (리움 삼성미술관, 서울, 한국, 2011)
<Transfer 2011-2012 Korea-NRW_독일쿤스트 할레, 뒤셀도르프> (독일오스트하우스 하겐 미술관 독일, 아르코 미술관, 한국, 2011-2013)
<우리가 경탄하는 순간들> (샹산 현대 미술관, 항저우, 중국, 2014)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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