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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lliant 30: 작가 권오상

사진 그리고 조각, 장르간의 혼성을 추구하는 작가

<2005 June B> 라이트젯 프린트, 나무 프레임_228x188cm_2010
작가 권오상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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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권오상 영상

권오상, 광고 이미지를 차용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모습을 재구성하다.

<뉴 스트럭처 1 램프와 계단> 잉크젯프린트, 알루미늄_214 x 350 x 165 cm_2014

권오상의 작업은 엄밀히 조각도 아니고 전통적 사진도 아닌, 두 영역의 결합으로서 ‘사진 조각’이라는 특수한 형태를 띱니다.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그의 작업은 일종의 연작으로 구분하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의 연작 중 <데오도란트 타입> 시리즈는 가장 오래되고 널리 알려진 작업으로서, 인간의 신체 외관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후 그것의 결함을 표현하기 위해 파편화하여 오려 붙인 작업입니다. 여기에서 데오도란트란 땀 냄새를 일시적으로 은폐하는 화장품의 일종으로서, 이미지의 환영과 실체에 대한 일시적 눈속임 효과를 은유 합니다. 이후의 <더 플랫(The Flat)> 연작은 잡지에서 사치품 및 다양한 상품의 이미지들을 취하고 그것들을 기존의 맥락(Context) 밖에 둠으로써 현실 세계에서 그것들의 무의미함을 강조했습니다. <더 스컬프쳐(Sculpture)> 연작에서는 조각이라는 장르의 고유성을 재인식하면서 실제의 물건들을 취해 거의 ‘실제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The Sculpture Ⅱ’(2005)의 슈퍼카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Lamborghini Murcielago)’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실물의 직접적 체험보다는 다양한 매체로부터 얻은 이미지의 정보를 종합하여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중문화의 결정체인 광고는 예술가와 관객의 중요한 소통의 매개체입니다. 권오상은 ‘상품’과 ‘작품’ 양자를 모두 ‘소모’되거나 ‘소비’되는 것으로 이해하며, 그의 사진 조각 작업은 구찌, 웅가로, 디젤 등의 잡지 광고 이미지를 차용해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현실의 모습을 재구성해서 보여줍니다. 그의 작업은 사진이나 조각 중 하나의 영역으로 쉽사리 분류될 수는 없지만, 조각 표면에 덧붙여진 2차원 사진 이미지의 파편들은 이미지의 진실과 허구, 그리고 나아가 ‘조각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생각하게 합니다.

작가와의 대담

  • <뉴 스트럭처 2 신발과 파인애플> 잉크젯프린트, 알루미늄_110 x 180 x 197 cm_2014

    Q. 사진 조각은 국내의 사진 꼴라주가 유행하는데 선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작가로서의 첫 데뷔시기는 대학 재학 시절입니다. 수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나무나 돌 등의 전통적인 재료들이 다루기에 너무 무거워서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가벼운 조각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 <2005 June A> 라이트젯 프린트, 나무 프레임_228x188cm_2010

    Q. 사진이라는 장르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아마도 어릴 적부터 구독해온 미술 잡지들을 통해 접하기 시작했던 작품들의 이미지가 강렬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관객들은 실제 작품을 보기도 전에 복제된 이미지를 통해서 먼저 접하게 됩니다. 즉 내 눈으로 작품을 보기 전에, 먼저 카메라의 눈으로 포착된 이미지를 대하는 것이 현대의 상황이라고 보게 되는 것입니다.

작가 권오상 스틸 이미지

Q. 작품의 제작과정을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처음 <데오도란트 타입>이라는 작품이 나왔을 때는 사진 속에 아무것도 없이 텅빈 상태였고, 작품의 규모가 커지면서 알루미늄스틱으로 형태를 지탱하게 하거나, 폴리스티렌처럼 가벼운 재료로 내부형태를 지탱하게 만들었습니다. 초기엔 사진인화지 자체로 형태를 지지하다 보니 형태의 왜곡이 많았었고, 최근 작업들은 좀더 정상적인 형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초기작업엔 플라스틱 코팅이 없었는데 최근 작품엔 코팅이 되어 내구성이 강화되었습니다. 작품을 제작하는데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가급적 사진의 평면성을 조금 살려두는 것인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내 작업을 처음 소개할 때 편리한 방법이긴 하지만, 사진과 조각의 결합에 대한 일차적인 의미부여에 중심을 두는 것은 커다란 오해라고 생각됩니다.

Q. 작품의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나요?

추리소설이나 미스터리 등에 관심이 많고, 별자리나 음양오행 등에서 발생한 사주 등도 좋아합니다. 그러나 이들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그에 대한 반발로부터 작품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미지들은 예전의 명작들이나 광고 이미지, TV 뉴스 등에서 주로 착안합니다.

저는 제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언제나 광고를 통한 소비문화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를 보여주기 위해 제 작업에서 작가 중심의 예술과 소비자 중심의 문화를 결합시킨 것입니다. - 권오상 -

<뉴 스트럭처 3 브로콜리와 포크> 잉크젯프린트, 알루미늄_150 x 115 x 178 cm_2014

Q. 형식면에서는 사진과 조각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형성한 데 비해, 그 이미지들은 잡지나 광고 등의 상업적 이미지들과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역시 구체적인 전략이신지요?

저는 제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언제나 광고를 통한 소비문화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를 보여주기 위해 제 작업에서 작가 중심의 예술과 소비자 중심의 문화를 결합시킨 것입니다. 일반적인 전시에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제 작품을 접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Fendi나 Nike와 같은 대기업, 그리고 Keane과 같은 음악밴드 등과의 협력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The Flat 1> 디아섹에 라이트젯 프린트_120x150cm_2003

    Q. 조각을 전공했기 때문에 평면인 사진을 입체적으로 구성하는 데 탁월한 감각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와 함께 조각가들이 소홀하기 쉬운 색채의 구현에서도 돋보이는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아마도 예술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거의 모든 분야를 함께 배웠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됐을 것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미술 잡지 속에 등장하는 화려한 도판 이미지들을 꾸준히 접해왔고 일상에서도 온갖 현란한 색채의 광고들을 지속적으로 접하기 때문에 현대인들에게 색채란 중요한 요소라고 봅니다.

  • <뉴 스트럭처 1, 2, 3 설치전경>

    Q.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할 것인지 정해둔 방향이 있으신가요?

    그 부분은 누구보다 제 자신이 정말 궁금합니다. 여전히 전통적인 조각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어떻게 하면 제작이 복잡하지 않고 쉬우면서도 그럴듯한 작품들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 <뉴 스트럭처 1, 2, 3 설치전경>

    <뉴 스트럭처 1, 2, 3 설치전경>
  • <뉴 스트럭처 1 램프와 계단>

    잉크젯프린트, 알루미늄_214 x 350 x 165 cm_2014

    <뉴 스트럭처 1 램프와 계단>
  • <뉴 스트럭처 2 신발과 파인애플>

    잉크젯프린트, 알루미늄_110 x 180 x 197 cm_2014

    <뉴 스트럭처 2 신발과 파인애플>
  • <뉴 스트럭처 3 브로콜리와 포크>

    잉크젯프린트, 알루미늄_150 x 115 x 178 cm_2014

    <뉴 스트럭처 3 브로콜리와 포크>
  • <2011, October>

    라이트젯 프린트, 나무 프레임_154x105cm_2011-2012

    <2011, October>
  • <2005 June A>

    라이트젯 프린트, 나무 프레임_228x188cm_2010

    <2005 June A>
  • <2005 June B>

    라이트젯 프린트, 나무 프레임_228x188cm_2010

    <2005 June B>
  • <The Flat 1>

    디아섹에 라이트젯 프린트_120x150cm_2003

    <The Flat 1>
  • <The Flat 2>

    디아섹에 라이트젯 프린트_120x150cm_2003

    <The Flat 2>

Profile

작가 권오상

권오상 작가는 홍익대 조소과 학부와 석사를 졸업했습니다. 이미 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신진 작가로 주목 받던 권오상 작가는 조각과 사진이라는 서로 상이한 장르를 결합한 혼성적 작업을 통해 이미지와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차원의 평면 사진을 3차원의 조각에 덧입혀 시각을 재구성하는 <데오도란트 타입> 시리즈부터, 잡지에서 오려낸 다양한 이미지들을 재구성하는 <더 플랫(The Flat)> 시리즈까지, 평면적 사진에서 입체적 조각으로, 그리고 다시 사진으로 순환적인 과정을 통해 권오상 작가는 입체와 평면, 실물과 이미지의 경계를 드나들고 있습니다. 영국의 맨체스터 시립미술관과 하다컨템포러리, 독일 베를린의 안도 파인아츠, 프랑스의 조이스 파리 등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가져왔으며, 1999년부터 60여 차례의 단체전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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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den> 알루미늄, 스틸, 분체도장_280x750x250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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