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lliant Ideas Episode #29: 카우스
상업과 순수 사이를 오가다

친숙한 애니메이션 낯선 눈동자

많은 사람이 현대미술을 어렵다고 말하지만, 카우스(KAWS)의 작품은 대단히 친숙합니다. 그의 작품에는 미키마우스, 스누피, 심슨 등 어렸을 적 우리가 좋아했던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줄지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을 관통하는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모두가 자신의 눈이 아닌 ‘X’ 모양의 눈동자를 가지고, 부끄럽다는 듯 얼굴을 감추는 점입니다.
이는 카우스의 시그니처가 돼, ‘X-ed’란 별명이 붙었고 이는 곧 카우스의 작품이란 공식을 만들어 냈습니다. 친숙함과 위트, 현대미술과 상업성의 조화 덕분일까요? 그의 작품은 미술관, 갤러리의 화이트 큐브를 넘어 평범한 거리의 가게까지 장악했습니다. 그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요? 블룸버그와 현대자동차가 함께하는 Brilliant Ideas Episode 스물아홉 번째 이야기, 그가 펼치는 상상의 세계에서 해답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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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카우스는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삼아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수많은 것들 중 왜 애니메이션이 그의 눈에 들어왔을까요? 카우스가 ‘팝’적인 요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가 유년시절을 보낸 1980-90년대 저지 시티는 그래피티가 대유행을 하던 시기로, 도시의 기차, 벽, 광고판 등 스프레이를 뿌릴 수 있는 모든 면은 그래피티가 점령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 자연스레 노출된 카우스는 그래피티와 친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이후,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School of Visual Arts, New York)를 졸업한 그는 디즈니에서 프리랜서 애니메이터로 일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대학에서 갈고 닦은 회화적 기반 덕에 그는 <101마리 달마시안>, <다리아> 등 작품에 참여해 애니메이션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쌓았고, 그것은 곧 카우스의 주요 관심사가 됐습니다.
프리랜서 애니메이터로 일 할 당시 본격적으로 스트리트 아티스트 활동을 시작한 그는 뉴욕에 있는 버스 정류장, 공중전화부스, 광고판 등에 있던 기존 이미지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전복시켰습니다. 당시 꽤 파격적이었던 그의 행보는 시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큰 인기를 얻어 좋은 평판과 유명세를 작가에게 안겨주었습니다.
그러나 카우스는 이러한 많은 인기를 뒤로 한 채 불현듯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오로지 자신의 예술적 발전을 위한 결정으로, 일본 서브컬쳐의 대가들과 함께하는 작업에 깊이 심취해 예술 활동에 몰두했습니다. 1999년, 카우스는 일본 토이, 의류 브랜드 바운티 헌터(Bounty Hunter)와 협업을 통해 자신의 첫 토이를 출시합니다. 일본 토이 커뮤니티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어 주요 콜렉팅 대상이 된 그의 토이는 카우스가 상업과 애니메이션 그리고 회화의 조화를 본격적으로 이뤄낸 첫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상업과 예술의 가교 ‘협업’

토이, 애니메이션 이미지를 카우스가 차별성을 가지게 된 이유로 꼽을 수 있겠지만, 활발한 ‘협업’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물론 많은 예술가가 기업과의 협업으로 상업적 면모를 지니긴 하지만, 카우스만큼 수많은 기업의 러브콜을 받는 작가는 드물 것입니다.
2006년에 세워진 ‘오리지널 페이크(Original Fake)’는 카우스와 일본 토이 회사 메디콤 토이(Meicom Toy)가 함께 운영한 회사입니다. 회사 운영을 하나의 프로젝트라 여긴 카우스는 ‘오리지널 페이크’를 통해 베이프(BAPE), 슈프림(Superme), 버튼(Burton), 프라그먼트 디자인(Fragment Design), 꼼데가르송(Comme des Garson) 등 다양한 패션기업과 협업을 진행했고, 많은 패션애호가에게 사랑받았습니다. 그러던 2013년 5월 31일, 카우스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에 ‘오리지널페이크’의 지난 7년간 운영을 멈추겠다고 밝혔습니다. 그간 협업을 한 기업들과 사랑해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만 전했지 문을 닫은 공식적 이유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갑작스러운 운영중단은 그의 협업 활동을 더 이상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단 우려를 가져왔지만, 그는 지속해서 많은 패션기업, 나아가 음료, 화장품 등 패키지 디자인 등에도 참여해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단 점을 증명했습니다.

카우스의 협업은 그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다양합니다. 미국의 저명한 음악 시상식인 ‘2013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2013 MTV Video Music Awards)’의 아이콘이기도 한 트로피 ‘문맨(MOONMAN)’을 다시 디자인하고, 『뉴요커(The New Yorker)』를 포함 저명한 잡지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일본의 한 의류 업체와 대규모 협업을 진행한 그는 패션인들의 이목을 한눈에 받아 ‘오리지널페이크’ 운영을 그만둔 지 3년이 지났음에도 그 인기가 여전하다는 것을 알렸습니다. 확실한 것은 그를 향한 대중들의 사랑은 식을 줄 모른다는 점입니다. 이런 연유로 카우스에게 ‘상업과 순수예술 경계에 있는 작가’란 별명이 붙은 이유를 알 수 있을 듯합니다. ■ with ARTIN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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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MBFV3)> 2016
Acrylic on canvas / Acrylique sur toile 66×108 inches / 167.6×275.1cm Courtesy of the Artist & Galerie Perro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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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of the exhibition <KAWS> at Galerie Perrotin, Seoul from June 2 to August 27, 2016
Photo : Keith Park Courtesy of the Artist & Galerie Perro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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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of the exhibition <KAWS> at Galerie Perrotin, Seoul from June 2 to August 27, 2016
Photo : Keith Park Courtesy of the Artist & Galerie Perro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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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MBFU8)> 2016
Acrylic on canvas / Acrylique sur toile 37×31 7/8inches / 94×81cm Courtesy of the Artist & Galerie Perro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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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MBFV2)> 2016
Acrylic on canvas / Acrylique sur toile 84×55 1/16inches / 213.4×139.8cm Courtesy of the Artist & Galerie Perrotin
Profile

지금껏 소개된 Brilliant Ideas 예술가들과 카우스(KAWS)는 사뭇 다른 인상을 풍깁니다. 그의 작품은 얼핏 장난감이나 만화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대중문화의 유명 캐릭터를 주요 소재로 삼는 작가는 캐릭터에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X’자 눈을 합체해 누가 보아도 카우스의 작품임을 인식하게 합니다. 흥미롭고 팝적인 작품 덕분에 그는 순수미술 영역 안에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작품으로 풀어내는 것은 물론 다양한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도 왕성하게 펼칩니다.
1974년 뉴저지에서 태어난 카우스는 현재 뉴욕 브루클린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의 본명은 브라이언 도넬리(Brian Donnelly)로 스쿨오브비쥬얼아트(School of Visual Arts, New York)를 졸업했습니다. 1990년대, 그래피티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 그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오리지널페이크(Original Fake)’를 운영하면서 자신의 작품을 대중화하는데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현재, 오리지널페이크 운영 중단을 선언한 그는 자신의 새로운 길을 모색 중입니다.
Bloomberg Brilliant Ideas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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