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lliant Ideas Episode #19: 다이애나 세이터
기술을 활용해 예술을 연구하는 작가

화려한 색으로 채운 영상

마젠타, 옐로우, 그린, 블루. 영상예술가 다이애나 세이터(Diana Thater)의 작품은 지극히 인공적인 색들로 완성됩니다. 눈이 아릴 만큼 강렬한 색을 끌어들이는 아티스트는 빛, 젤, 윈도우에 섞인 컬러 필터 등을 통해 강한 컬러로 무장한 공간을 생성해냅니다. 색은 묘사하기 어려운 대상입니다. 왜냐하면, 색 스스로 여러 해석을 끌어내지만 정작 색을 나타내는 뚜렷한(공통된) 단어나 스토리를 우리는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관람객이 색을 느낄 때, 각 색의 농도까지 미묘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세이터 작업 아이디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려한 색과 무한한 상상력이 만나 펼쳐지는 세이터의 작업 세계를 블룸버그와 현대자동차가 마련한 Brilliant Ideas 열아홉 번째 이야기에서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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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가기 >경계 없는 공감적 상상력

세이터가 LA 카운티 미술관(이하 LACMA,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에 구현한 개인전의 타이틀 ‘The Sympathetic Imagination’은 소설가 존 맥스웰 쿠체(John Maxwell Coetzee)의 『Elisabeth Costello』에서 따온 것입니다. 책의 주인공이자 동물과 동물보호에 밀접히 관련돼 있는 한 여자가 “공감적 상상력에는 그 어떤 경계선도 없다”고 말한 내용을 세이터가 타이틀로 인용했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이를 만나고 그들과 공통적으로 감각하는 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상상을 일컫는 공감적 상상력, 세이터는 이를 인간이 아닌 다른 종류의 생명체에 대한 이해와 같다고 여깁니다.
세이터에게 작품은 연구의 대상입니다. 매번 작품을 만들 때마다 어떻게 설치하고 어떻게 그것을 완성하는지에 대한 책을 엮는 세이터는 상황과 환경에 따라 바뀌는 테크놀로지까지 예측하곤 합니다. 테크놀로지가 바뀌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며 기존의 방식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그의 철칙인데, 모든 것이 디지털인 오늘날 자신의 작품 또한 디지털의 한 부분이라 여기는 까닭에 변화와 테크놀로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그의 작품은 공간에 대한 설치고, 그의 작품이 놓이는 미술관과 갤러리는 건축과 깊이 관련됩니다. 따지고 보면 어떤 공간이든 인간의 공간은 언제나 건축에 관한 것이지 않습니까. 자연이 아닌 사회적(혹은 문화적) 공간인 건축에 우리는 둘러싸여 있습니다. 세이터의 작품은 하나의 공간에 다른 공간이 겹쳐지는데 그 중 상당수는 자연에서 추출된 것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을 매개로 인간의 주체성에 대해 탐구하며 재현적 영상으로 추상 작품을 만드는 세이터의 작업에서는 비디오라는 시간적 제약과 건축이라는 공간적 요소가 교차점을 이룹니다.
LACMA에 마련된 회고전 역시 공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그 어떤 레이블과 텍스트도 덧붙이지 않았습니다. 그가 만든 비디오는 모든 벽에 입력돼 있으며 미술관의 한 방에선 체스 게임이 세 가지 다른 화면을 통해 동시에 이뤄집니다. 그리고 또 다른 전시장에는 올빼미가 관람객들 사이를 앞뒤로 이동합니다. 일견 세이터가 만들어낸 주제는 장난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무표정한 스타일을 유지하곤 합니다.

우선 꿀벌을 대상으로 한 작품 <Knots+Surfaces>(2001)를 보겠습니다. 춤으로 통신하는 꿀벌들이 만들어내는 여러 빛깔의 육각형에 자신만의 관점을 대입한 작품은 전시장 전체에 투사됩니다. 관람객이 진입해 투사를 방해하면 작품은 혼란스러우며 어쩌면 애니메이션으로 치부될 만큼 가벼운 존재가 되는데 사실 이것은 꿀벌의 건축, 벌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더러 이 작품은 인간의 건축과 연관 지어서도 논의되는데, 작품 자체가 동물의 건축과 인류의 건축을 한꺼번에 상기시키기 때문입니다.
한편 최근 작품 <Life is a Time-Based Medium>(2015)은 인도 자이푸르(Gaipur)에 있는 한 힌두사원을 배경으로 합니다. 힌두 신인 하누만(원숭이 신)을 위해 바쳐진 이 사원에 야생원숭이들이 모여 사는데, 이 사실에 흥미를 느낀 작가는 오랜 시간 리서치를 바탕으로 7일간 사원에 머무르며 원숭이와 건축물 등을 촬영하고 돌아와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사원, 극장 그리고 미술관 파사드 등 세 가지 공간이 영상에 등장하는데 이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특정한 방식으로 보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테크놀로지에 얽매이지 않는 미디어 아티스트

구조주의자들의 필름 역사를 비롯해 빛과 공간을 배경으로 한 예술사조, 미니멀리즘 전문가들은 세이터가 비디오를 다룸에 있어 역사와 미디엄의 속성을 명확하게 파악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뿐 아니라 비디오 시그널을 레드, 블루, 그리고 그린으로 나눔으로써 영상을 해체시키기도 한다고 덧붙입니다. 바로 이런 해체적 접근방법이 세이터 작업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다른 측면으로 볼 때 역사에 익숙하지 않고, 이런 방식에 관심 없는 이들에게는 난해함을 선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허나 그 또한 작품을 해석하는 다양한 범주에 포함되는 것입니다.
작가의 관심은 동물에게도 향합니다. 예전에 로스앤젤레스엔 많은 야생동물들이 있었는데, 영화제작을 위해 대여가 가능했습니다. 도시의 영화사업을 위해 늑대와 같은 많은 종류의 동물들이 존재한다는 아이러니한 사실에 집중한 세이터는 <China>라는 작품을 만들었는데 이는 그의 초기 작품 중 중요한 것으로 꼽힙니다. 그는 늑대들이 움직이지 않고 한 곳에 가만히 있도록 늑대들이 가장 하기 힘든 것을 시켰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환경과 문화적 환경, 작가가 습득한 미술사와 역사적 운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진행된 작업이었습니다. 늑대로부터 시작된 작업은 멸종 위기에 있는 나비를 이용한 비디오 작업으로도 진화했고 돌고래와 이를 둘러싼 이슈, 돌고래를 포획하는 끔찍한 방법들을 통해 동물 시리즈의 하이라이트를 찍습니다.

특정한 주제에 몰입한 채 다양한 프로세스를 적용하는 세이터의 모든 작업들이 4월 17일까지 LACMA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와 LACMA와의 파트너십 ‘The Hyundai Project’ 일환으로 마련된 이 전시는, 세이터가 LA출신으로 매우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작가이기 때문에 더 의미 깊습니다. 미술과 테크놀로지의 결합이란 키워드를 바탕으로 완성된 작품과 전시로 자칫 세이터를 미디어 아티스트로 국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이터를 오래도록 연구하고 지지해 온 린 쿡(Lynne Cooke) 내셔널갤러리 큐레이터는 말합니다. “세이터의 작품은 필름 비디오의 역사이지만 그는 최신 기술이 중요한 작가가 아닙니다. 그는 테크놀로지에 절대 흥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with ARTINPOST
The Hyundai Project: Art + Technology at LACMA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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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phine> 1999
Four video projectors, five players, nine-moniror video wall, and lee filters Dimension variable
Installation view at Kulturkirche St.Stephanie, Bremen, Germany, 2009 ⓒ Diana Thater
Photo ⓒ Roman Mensing/artdoc.de -
<Delphine> 1999
Four video projectors, five players, nine-moniror video wall, and lee filters Dimension variable
Installation view at Kulturkirche St.Stephanie, Bremen, Germany, 2009 ⓒ Diana Thater
Photo ⓒ Roman Mensing/artdoc.de -
<Oo Fifi_Five Days in Claude Monet's Garden, Part1> 1992
Video Projector, player, and lee filters Dimensions varable
Installation view at 1301PE, Los Angeles, 2012 ⓒ Diana Thater
Photo ⓒ Fredrik Nilsen, courtesy 1301PE, Los Angeles -
<Abyss of Light> 1995
Three video projectors, three players, and lee filters Dimension varaible
Installation view at Kunsthalle Bremen, Bremen, Germany, 2004 ⓒ Diana Thater
Photo ⓒ Roman Mensing/artdoc.de -
Prototypes for <the best space is the deep sapce> 1998
Photogrphed at MAK Center for Art and Architecture, Los Angeles, 1998 ⓒ Diana Thater
Photo ⓒ Fredrik Nilsen -
<Here is a text about the world>
Written by Mick Bighamian, Senior MAster September, 2007(Played by Nathaniel Lagermann and Mick Bighamian),
2008 Video monitor and plyer Dimension variable ⓒ Diana Thater
Photo courtesy David Zwiener, New York/London -
<Knots+surfaces> 2001
Five video projectors, sixteen-monitor video wall, six players, and lee filters Dimensions variable
Installation view at Dia Center for the Arts, New York, 2001 ⓒ Diana Thater
Photo ⓒ Fredrik Nilsen -
<Life is a Time-Based Medium> 2015
Three video projectors, three lenses, player and watchout system Dimension variable
Inatallation view at Hauser & Wirth, London, 2015 ⓒ Diana Thater
Photo by Alex Delfanne, courtesy Hauser & Wirth -
<Life is a Time-Based Medium> 2015
Three video projectors, three lenses, player and watchout system Dimension variable
Inatallation view at Hauser & Wirth, London, 2015 ⓒ Diana Thater
Photo by Alex Delfanne, courtesy Hauser & Wirth -
Installation photograph of <The Sympathetic Imagination>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November 22, 2015-February 21, 2016 ⓒ Diana Thater
Photo ⓒ Fredrik Nilsen -
Installation photograph of <The Sympathetic Imagination>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November 22, 2015-February 21, 2016 ⓒ Diana Thater
Photo ⓒ Fredrik Nilsen -
Installation photograph of <The Sympathetic Imagination>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November 22, 2015-February 21, 2016 ⓒ Diana Thater
Photo ⓒ Fredrik Nilsen -
Installation photograph of <The Sympathetic Imagination>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November 22, 2015-February 21, 2016 ⓒ Diana Thater
Photo ⓒ Fredrik Nilsen -
Installation photograph of <The Sympathetic Imagination>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November 22, 2015-February 21, 2016 ⓒ Diana Thater
Photo ⓒ Fredrik Nilsen -
Installation photograph of <The Sympathetic Imagination>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November 22, 2015-February 21, 2016 ⓒ Diana Thater
Photo ⓒ Fredrik Nilsen
profile

획기적인 영상과 설치 작업을 선보이는 다이애나 세이터(Diana Thater)는 1962년 생으로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문학, 동물의 행동, 수학 이론, 체스, 사회학 등 폭넓은 소재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하는 세이터에게 작품은 일종의 연구 대상입니다. 작품을 만들 때마다 어떻게 설치하고 완성하는지에 대해 한 편의 책을 엮는 그는, 상황과 환경에 따라 바뀌는 테크놀로지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독일 쿤스트하우스, 영국 자연사박물관, 미국 디아예술센터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구겐하임미술관, 휘트니 미술관, LA 카운티 미술관(이하 LACMA) 등 세계 유수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된 사실은 세이터의 예술이 세계적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점을 증명합니다. 그는 현대자동차와 LACMA가 함께하는 ‘The Hyundai Project’로 마련된 회고전 <The Sympathetic Imagination>을 통해 <Delphine>(1999)과 최신작 <Life Is a Time-Based Medium>(2015)을 포함한 자신의 모든 영상 기술이 담긴 작품을 총망라해 “기술과 예술의 혁신”을 선보입니다.
Bloomberg Brilliant Ideas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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