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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lliant Ideas Episode #7: 대니 레인

빛의 언어로 아름다움을 조각하는 예술가

<Threshold> 2010 Low iron glass, colour poured glass, post tensioned stacked component, mirror, burr poplar, plastic apple 285×815×147cm Photo: Peter Wood

유리의 매력에 빠지다

<Presence of Seven> 2002 Glass, stainless steel 70×2800cm

1955년 미국에서 태어난 대니 레인은 1980년대 이래 영국 런던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유리를 이용한 조각 작품을 주로 선보이며 빛의 마술사라 불리는 그는 영국 공공미술과 깊은 관련성을 맺고 있습니다. 복잡한 도심과 인근 공원에 자리한 다채롭고 아름다운 예술 작품들은 미관을 형성하는 동시에 시민들이 자연스레 미술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유리는 작업하기 어려운 재료 중 하나라고 합니다. 늘 고온을 동반할 뿐만 아니라 쉽게 깨지는 특성 때문에 아주 소수만이 이 같은 정교한 예술을 통달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대니 레인이 바로 그들 중 하나입니다. 영롱하게 빛나는 유리 작품들로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 한편 빛의 한계를 설정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의 흥미로운 예술 이야기를 블룸버그와 현대자동차가 마련한 Brilliant Ideas 일곱 번째 에피소드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장인정신으로 구현한 예술 세계

<Oisin> 1989 Stell, glass 94×1800×65cm Photo: Ian McKinnell

대니 레인은 조각 작업을 해오고 있지만, 화가로서의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으며 드로잉은 그의 예술을 이루는 근간이라고 합니다. 2차원과 3차원의 선을 탐구한다고 알려진 것처럼 완성된 작품에선 유려한 곡선미가 돋보이지요. 레인의 작업은 유리뿐만 아니라 철, 나무 그리고 빛의 가능성에 도전하는 일로, 재료의 단순함을 놓고 본다면 모더니즘적이지만 장식의 찬란함 면에선 바로크 양식을 엿볼 수 있다는 평을 받습니다.
1975년 미국을 떠나 영국 스테인드글라스의 전후 르네상스를 책임졌던 패트릭 라인티엔스(Patrick Reyntiens) 밑에서 유리 세공 기술을 습득한 그는 곧이어 그림을 공부하기 위해 바이엄 쇼 스쿨 오브 아트(Byam Shaw School of Art)와 센트럴 스쿨 오브 아트(Central School of Art) 등 저명한 미술대학에 진학합니다. 특히 센트럴에서는 안목을 갖춘 화가이자 시인, 철학자 세실 콜린스(Cecil Collins)의 가르침을 받기도 했지요. 체계적 교육 아래 시도했던 다양한 예술적 실험들은 당시 그만의 디자인 콘셉트 개발을 도왔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이어오는 창조적 작업을 가능하게 해준 원동력입니다.

<Ice Block> 2011 Optical cast glass, table aluminium 480×161×120xm Photo: Peter Wood

그는 형이상학적이고 선험적인 예술에 대한 강한 믿음으로 기념비적인 대상과 때론 무더기로 쌓인 채 균열이 간 유리, 구부러지고 녹이 슨 철과 같이 부질없다고 여겨지는 물질들을 결합합니다. 그의 예술 활동에서 숙련된 기술자들로 구성된 팀과의 스튜디오에서의 작업은 매우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일입니다. 런던 스튜디오엔 유리 용광로 등 상당한 크기의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장비들이 갖춰져 있다고 합니다. 산업 재료 등으로 인해 높은 수준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레인은 “위험은 삶의 한 부분이다. 그것은 인간을 고무시키는 것으로 두려움은 모든 당신의 초점을 한 곳에 집중시킨다.”고 말하며 거침없는 도전의식과 자신감을 드러냅니다.

감출 수 없는 매혹적 아우라

<Borealis> 2005 Glass, steel 640×182cm

대니 레인은 불가사의하고 반투명한 물질인 유리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트립니다. 균열을 가하는 작업 등으로 그것의 참된 본성과 내재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면서 말이죠. 게이츠헤드 인터체인지(Gateshead Interchange)에 자리한 2004년 작 <Opening Line>은 영국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드라마틱한 공공 예술작품 중 하나입니다. 철과 유리로 제작된 19개 부분으로 구성됐으며, 길이 90m 이상, 높이 5m 이상의 거대한 크기를 자랑합니다. 새와 악기 그리고 뱃머리에 이르는 광범위한 이미지들은 다양한 문화와 게이츠헤드의 역사를 반영합니다. 두 개의 메인 버스 도로 사이에 놓여 있어 혼잡한 교통 루트의 안전한 보호막이 되기도 하는 이 작품은 무엇보다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작품을 감상하면서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내도록 도와줍니다.
앞선 예처럼 그의 작품은 거대하고 다양한 형태가 특징적입니다. 미국 디트로이트(Detroit)에 자리한 GM사 르네상스 센터(Renaissance Center) 로비에 전시된 <Borealis>(2005)는 세계에서 가장 큰 유리 조각 작품 중 하나입니다. 유리로 만들어진 굴곡 있는 거대한 두 개의 벽으로, 작품의 출렁이며 흐르는 물결 형상은 공간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변모시키는 등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Stairway> 2005 Glass, steel 600×190×418cm Photo: Peter Wood

<Stairway>(2005)는 관람객의 다양한 상상력을 자극하며 무한성과 초현실주의 등 영적 개념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어느 곳에도 도달하지 않을 것처럼 자리한 동시에 모든 곳을 지향하는 듯 보이는 형상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데요. 일부는 이 작품을 천국의 계단이라 부르면서 표현 그대로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입구에 이르는 상징적인 길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레인은 빛을 굴절시키기 위해 유리의 표면을 식각했는데요. 이 덕분에 자연과 어우러져 돋보이는 옥색의 조각은 부드럽게 물로 덮인 것 같은 환상을 주면서 맑고 영롱하게 빛납니다.

<Etruscan Chair> 1992 Glass, stainless steel 95×45×64cm Photo: Peter Wood

거대한 크기의 현대 유리 조각 작품으로 잘 알려진 그이지만 가정용 가구와 작은 장식 아이템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가장 상징적인 가구 디자인 작품 중 하나는 <Etruscan Chair>(1992)입니다. 색이 없는 무연의 유리에 녹색 캐스트를 덮어씌우고 금속성 은, 스테인리스스틸,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작품이지요. 유리는 깨지고 갈라지는 등 가공 과정을 거친 후 나사가 장착된 휘어진 금속 막대기들이나 관들로 연결되었습니다. 등받이와 앉는 부분은 비스듬하거나 꾸불꾸불해 그 형태가 불규칙한 두꺼운 판유리로 제작되었지요. 이와 같은 작품은 그만의 맥락과 직접적인 물질의 사용 그리고 모순되는 재료들과 형태에 관한 해석이 반영된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80년대 디자인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며 그를 국제 디자인 무대의 핵심 인물 반열에 오르게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Still Water Rising> 2014 Low iron glass, steel 72×505×165cm Photo: Peter Wood

다양한 색채와 파형 등 유리가 지닌 예술적 가치에 주목한 거대 스케일의 작품으로 자신만의 독자적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대니 레인. 오랜 학업 기간 훌륭한 스승들 밑에서 조각, 그림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며 미와 기술을 연마한 그는 탄탄한 실력과 뛰어난 공간감각, 창의적 아이디어로 우아함과 정교함이 돋보이는 예술 작품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공공 공간에 자리 잡은 대형 조각은 심미성과 기능을 모두 충족하며 진정한 공공미술을 정착시키는 데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유려한 곡면, 은은한 색채감이 자아내는 부드러움과 유리 그 자체의 속성에서 느껴지는 강렬함을 결합한 작품으로 관람객과 교감하는 레인은 환상의 유리 조각 세계로 여러분을 빠져들게 합니다. ■ with ARTINPOST

  • <Borealis> 2005

    Glass, steel 640×182cm

    <Borealis> 2005 Glass, steel 640×182cm
  • <Stairway> 2005

    Glass, steel 600×190×418cm Photo: Peter Wood

    <Stairway> 2005 Glass, steel 600×190×418cm Photo: Peter Wood
  • <Etruscan Chair> 1992

    Glass, stainless steel 95×45×64cm Photo: Peter Wood

    <Etruscan Chair> 1992 Glass, stainless steel 95×45×64cm Photo: Peter Wood
  • <Aesther> 2013

    Glass, steel 308×355×19cm Photo: Paul Grundy

    <Aesther> 2013 Glass, steel 308×355×19cm Photo: Paul Grundy
  • <Angaraib> 1987

    Glass, hawthorne 108×380×215cm Collection: F.R.A.C. Rouen, France. Photo: Emilio Tremolada

    <Angaraib> 1987 Glass, hawthorne 108×380×215cm Collection: F.R.A.C. Rouen, France. Photo: Emilio Tremolada
  • <Colour Exlipse> 2009

    Colored glass 3110×1800cm Photo: Peter Wood

    <Colour Exlipse> 2009 Colored glass 3110×1800cm Photo: Peter Wood
  • <Ice Block> 2011

    Optical cast glass, table aluminium 480×161×120xm Photo: Peter Wood

    <Ice Block> 2011 Optical cast glass, table aluminium 480×161×120xm Photo: Peter Wood
  • <Oisin> 1989

    Stell, glass 94×1800×65cm Photo: Ian McKinnell

    <Oisin> 1989 Stell, glass 94×1800×65cm Photo: Ian McKinnell
  • <Passagem de Luz> 2009

    Low iron glass, steel 300×750cm Photo: Peter Wood

    <Passagem de Luz> 2009 Low iron glass, steel 300×750cm Photo: Peter Wood
  • <Presence of Seven> 2002

    Glass, stainless steel 70×2800cm

    <Presence of Seven> 2002 Glass, stainless steel 70×2800cm
  • <Still Water Rising> 2014

    Low iron glass, steel 72×505×165cm Photo: Peter Wood

    <Still Water Rising> 2014 Low iron glass, steel 72×505×165cm Photo: Peter Wood
  • <Threshold> 2010

    Low iron glass, colour poured glass, post tensioned stacked component, mirror, burr poplar, plastic apple 285×815×147cm Photo: Peter Wood

    <Threshold> 2010 Low iron glass, colour poured glass, post tensioned stacked component, mirror, burr poplar, plastic apple 285×815×147cm Photo: Peter Wood
  • <Woodcutters Table> 1989

    Wood, stone, brick, breeze block, steel, glass, chain 55×180×180cm Photo: John Arthur

    <Woodcutters Table> 1989 Wood, stone, brick, breeze block, steel, glass, chain 55×180×180cm Photo: John Arthur

Profile

대니 레인

빛의 마술사라 불리는 대니 레인(Danny Lane)은 미국 출신 조각가로 현재 런던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유리를 이용, 다채로운 조형을 만드는 그는 복잡한 도심 한가운데 혹은 평화로운 정원에 아름다운 공공미술을 완성해 냅니다. 레인의 작품들은 주변 사물로부터 나오는 빛을 그대로 투영하며 자연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냅니다. 영롱하게 빛나는 그의 작품들은 유리라는 물질 특유의 신비로움과 정교함을 보여줍니다.
영국 스테인드글라스의 대가 패트릭 라인티엔스(Patrick Reyntiens)의 수제자로 유리 세공 기술을 전수 받은 후 저명한 미술대학에서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거친 그는 미와 기술을 겸비한 천재적인 예술가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세심한 기술력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들은 관람객의 눈과 마음을 현혹합니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강렬하게 다가오는 그의 조각들은 미래의 공간에 있는 듯한 묘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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