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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lliant Ideas Episode #31: 압둘라예 코나테

서아프리카 현대미술의 거장

<Bosnie Angola Rwanda> 1995 wall: 246×592cm floor: 100×592cm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천으로 엮는 아프리카의 소리

Installation View Abdoulaye Konate at ARKEN Museum, DK,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Photo: Anders Sune Berg

압둘라예 코나테(Abdoulaye Konaté)의 작품은 마치 고향 아프리카의 햇살을 담듯 선명한 색을 띕니다. 말리의 오랜 전통인 텍스타일을 바느질로 엮어 만든 그의 작품은 색색의 천으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사실 사회, 환경, 종교 등 서아프리카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두운 이슈에 대해 말합니다.

그는 “작가가 사회적 이슈를 고발할 의무는 없지만 사회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작품으로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화려한 전통 텍스타일 작업으로 서아프리카의 속살을 이야기하는 압둘라예 코나테를 블룸버그와 현대자동차가 마련한 Brilliant Ideas 서른한 번째 이야기에서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전통과 현대미술의 메신저

<Le Papillon Jaune> 2016 EVA 2016

코나테가 자란 말리는 아프리카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나라로 꼽히지만 미술적 전통만큼은 탁월히 인정받는 곳입니다. 특히 천 공예는 말리의 전통이 깊이 스며있는 분야입니다. 코나테는 말리 전통인 천 공예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승화시켜 그 속에 수많은 아프리카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천은 그에게 마치 물감과 같아 다른 작가들이 물감으로 캔버스를 채우듯 그는 갖가지 색의 천을 배치해 공간을 채웁니다.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규모부터 축구장을 덮는 기념비적 규모의 작업까지, 그의 작품들은 말리의 풍요롭고 다이내믹한 직물 공예의 생명력을 대변합니다.
오랜 시간 전해 내려오는 공예야말로 진정한 문화적 자산이라 여기는 그는 실을 베틀로 짜고 염색하는 등 전통 천 공예 방식을 그대로 따릅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까지 과거에 머물러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직물을 직접 제조하는 과정에서 잊고 있던 옛것을 새로이 발견하고 그것을 현대미술에 맞게 재해석해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새로운 천을 만들어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천으로 완성하는 그의 작품들은 추상적이기도, 혹은 마치 만화영화의 그림과 같이 장난스럽기도 해 다양한 시각적 스펙트럼을 넘나들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그 안에는 직물 가공을 위해 코나테와 함께 작업한 지역주민들의 땀방울과 그것을 통해 아프리카를 대변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가 담겨있습니다.

<Bleu no. 6(reptiles et religions)> 2014 236×275cm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그는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현대적인 방식으로 고국 말리와 서아프리카를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 ‘2014 다카르 비엔날레(Dakar Biennale 2014)’에서 선보인 <Bleu no.1>은 정교하게 잘린 천을 겹겹이 쌓아 올린 작품입니다. 여러 톤의 파란색 천으로 뒤덮인 이 작품이 그저 아름다운 색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는 서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인디고색을 통해 지역의 아름다움과 그들이 갖는 자긍심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말리의 전통을 알리는 동시에 사회적, 문화적 발전에도 기여하고자 하는 그는 “예술이란 사람들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어야 한다”라는 그의 모토 아래 2004년부터 수도 바마코에 지역주민을 위한 예술 공간도 열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아프리카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다양한 예술활동을 펼치는 그는 진정한 말리의 예술가로서 많은 이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예술로 아프리카의 미래를 바꾸다

<Composition vert emeraude> 2015 236×188cm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코나테의 작품은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는 천 조각을 엮을 때마다 그 속에 아프리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담습니다. 예술뿐만 아니라 말리의 사회적, 국가적 발전에도 집중하는 그는 아프리카 전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슈들에 관심을 갖고 본인의 방식으로 표출하고자 합니다. 이민, 석유파동, 사회복지, 에이즈 등 그의 작업에 녹아있는 주제들은 작품의 깊이를 더합니다.
‘2002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Africa cup of Nations 2002)’ 오프닝 행사에서 선보인 패치워크 작업은 그의 사회적 관심을 잘 보여줍니다. 축구장 전체를 덮는 규모도 놀라웠지만 아프리카에 깊이 뿌리 박힌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고자 작업을 했다는 점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헝겊을 덧대어 만든 6,000m²의 천 위로 에이즈의 희생자를 나타내는 사람들이 쓰러지는 퍼포먼스까지 펼쳐 많은 이들이 보는 앞에 이슈의 심각성을 다시 상기시켰습니다.

<Pouvoir et Religion> 2011 Courtesy the artist and INIVA, London

<Biometric Generation No.5>(2008) 역시 아프리카를 향한 그의 고민을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다양한 무늬의 천을 사람 형상으로 덧대놓은 작품은 가난과 질병을 떠나 유럽과 미주로 이주하는 아프리카 인을 그립니다. 배경에는 부적을 의미하는 하얀 천 뭉치를 붙여 그들이 이민을 떠나며 좋은 환경을 만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는 동시에 국민을 떠나 보낼 수밖에 없는 아프리카의 열악한 환경을 꼬집습니다.
아프리카 현대미술의 상징적 인물인 코나테는 그의 예술성과 사회적 활동으로 해외에서도 이미 수차례의 전시를 열어 주목받았습니다. 영국과 독일, 덴마크 등지에서 열린 대규모 전시를 통해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이 아프리카에 관심을 갖고 발전을 위해 함께 힘써주길 외쳤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사회운동가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합니다. 그는 단지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고 잘못된 제도 아래 고통받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예술이라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람들을 돕는 것입니다. 고국 말리와 아프리카를 사랑하는 코나테의 열정은 천으로 엮은 예술의 모습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 with ARTINPOST

  • <L'Oiseau> 2015

    216×204cm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L'Oiseau> 2015 216×204cm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 <Bleu no. 6(reptiles et religions)> 2014

    236×275cm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Bleu no. 6(reptiles et religions)> 2014 236×275cm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 <Bosnie Angola Rwanda> 1995

    wall: 246×592cm floor: 100×592cm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Bosnie Angola Rwanda> 1995 wall: 246×592cm floor: 100×592cm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 <Bresil(Guarani)> 2015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Photo: Todd White

    <Bresil(Guarani)> 2015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Photo: Todd White
  • <Composition vert emeraude> 2015

    236×188cm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Composition vert emeraude> 2015 236×188cm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 <Hommage a Leonard De Vinci> 2014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Hommage a Leonard De Vinci> 2014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 <Le Papillon Bleu> 2016

    Courtesy the artist, BlainSouthern and EVA International Photo: Miriam O'Connor

    <Le Papillon Bleu> 2016 Courtesy the artist, BlainSouthern and EVA International Photo: Miriam O'Connor
  • <Le Papillon Jaune> 2016

    EVA 2016

    <Le Papillon Jaune> 2016 EVA 2016
  • <Pouvoir et Religion> 2011

    Courtesy the artist and INIVA, London

    <Pouvoir et Religion> 2011 Courtesy the artist and INIVA, London
  • Installation View Abdoulaye Konate at ARKEN Museum, DK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Photo: Anders Sune Berg

    Installation View Abdoulaye Konate at ARKEN Museum, DK,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Photo: Anders Sune Berg
  • Installation View Abdoulaye Konate at ARKEN Museum, DK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Photo: Anders Sune Berg

    Installation View Abdoulaye Konate at ARKEN Museum, DK,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Photo: Anders Sune Berg
  • Installation View Abdoulaye Konate at ARKEN Museum, DK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Photo: Anders Sune Berg

    Installation View Abdoulaye Konate at ARKEN Museum, DK, Courtesy the artist and BlainSouthern Photo: Anders Sune Berg

Profile

압둘라예 코나테

Photo: Simon Broughton

압둘라예 코나테(Abdoulaye Konaté)는 그의 고국, 말리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것들에 집중합니다. 사회정치, 환경 관련 이슈, 권력 싸움, 전쟁, 종교, 세계화, 생태계 변화, 에이즈 전염 등 그곳에서 골칫덩어리로 여겨지는 모든 것들에 작품으로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한편 서아프리카 전통에 기반을 둔 그의 거대규모 설치작은 극적인 스케일과 아름다움으로 화제를 모으고, 염색된 옷과 직물을 바느질로 엮어 구상과 추상을 구현하는 작품들은 항상 이슈를 끕니다.
1953년 말리에서 태어난 압둘라예 코나테는, 여전히 그곳에 살며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바마코 국립예술학교(Institut National des Arts in Bamak)와 쿠바 하바나에 위치한 고등예술학교(Instituto Superior des Arte, Havana, Cuba)에서 교육받은 그는 ‘카셀 도큐멘타12(Documenta 12, Kassel)’,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u), 모리 미술관(Mori Art Museum, Tokyo), 스미소니언 인스티튜트(Smithsonian Institute, Washington, U.S.A.) 등지에서 작품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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