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light #5: 강렬한 인체의 유혹
바젤과 베이루트, 훔레벡에서 만나는 인물화 전시

스위스, 취리히 <EGON SCHIELE & JENNY SABILLE>

2014.10.10~2015.1.25_쿤스트하우스 취리히(The Kunsthaus Zurich)
오스트리아의 대표 화가 에곤 쉴레와 영국 현대미술의 선구적 여성 작가 제니 사빌. 이번 전시는 활동 시대도 국적도 다른 두 예술가를 동시에 조망한다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1890년 출생한 에곤 쉴레는 거칠고 뒤틀린 인체 표현을 통해 인간의 실존과 관능적 에로티시즘을 그려낸 작가입니다. 그는 초창기, 인간의 본능을 화려하게 그리는 예술가 구스타브 클림트의 영향을 받기도 했습니다. 전시의 또 다른 주인공 제니 사빌은 1970년에 태어나,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들 YBAs(Young British Artist)의 일원으로, 여성의 몸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표현한 거대한 규모의 회화작품으로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작가입니다. 이렇듯 쉴레와 사빌은, 활동 시기에 있어 무려 100여 년의 차이가 있음에도 ‘신체’라는 소재를 혁신적으로 다룬다는 공통점 때문인지, 시대를 뛰어넘은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거칠면서도 독특한 화법으로 인체를 극단적인 관점으로 표현하고 묘사하는 이 두 작가가 인간의 육체와 성을 표현하는 방식은 상당히 직접적이면서도 노골적입니다.
기존에 열린 에곤 쉴레의 전시들이 그의 예술작품들을 역사적인 내용 안에서 주로 다루었던 것에 비해, 이 전시는 제니 사빌이라는 현대 미술가를 함께 선보이며 두 아티스트 사이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발견하게 하는 신선한 접근법으로 눈길을 끕니다. 100여 점의 회화와 드로잉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오스트리아에서 직접 보기 어려웠던 에곤 쉴레의 작업이 여러 점 포함돼 의미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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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n<y Saville <Rosetta II>
2005/06 Oil on watercolor paper mounted on board 252×187.5cm Private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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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on Schiele <Self-Portrait with Chinese Lantern Plant>
1912 Oil and gouache on wood 32.2×398.cm Leopold Museum, Vie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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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on Schiele <House with Drying Laundry>
1917 Oil on canvas 110×140.4cm Pricatsammlung, Courtesy Hauser&Wi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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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ny Saville <Fulcrum>
1998-99 Oil on canvas 261.6×487.7cm Collection of Larry Gagosian ⓒ ProLitteris, Zurich
레바논, 베이루트 <KAIS SALMAN: CIVILISED SOCIETY>

2015.1.29~3.20_아얌 갤러리 베이루트(Ayyam Gallery Beirut)
시리아 출신으로 현재 레바논의 베이루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현대미술가 카이스 샐먼의 개인전 <CIVILISED SOCIETY>가 중동 지역 대표 화랑 아얌갤러리 베이루트에 마련됩니다. 1976년 태생의 젊은 예술가 샐먼은 표현주의와 리얼리즘을 맛깔스럽게 뒤섞는 특유의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테크닉적인 면에서는 추상표현주의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샐먼이 태어나고 자란 시리아의 예술은 이전 미래주의 예술의 영향을 받은 소비에트 예술의 경향을 띠는 세대와, 그 이후 세대로 구분됩니다. 작가는 이들 사이를 잇는 중간 지점이자 교량 역할을 하며, 두 세대의 특징을 골고루 조합한 작품을 주로 선보여 왔습니다.
그는 데뷔 이래 아랍의 다양한 사회적 현상과 정치적 이슈들을 회화의 주제로 끌어와 동시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업을 추구했습니다. 테러, 소비, 성형수술, 광적인 신앙, 제국주의, 디지털 시대의 관음증 등 현 시대에 성행하는 다양한 사회문제가 그의 회화 속 소스로 이용됩니다.

나아가 그의 작품은 사회구조 안에서 통념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어쩌면 묵인되기도 하는 사회문제와 그에 따른 심리적인 폭력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중동, 북아프리카와 유럽 지역에 작품이 소장돼 있는 샐먼은 특히 작품 <Fashin series>(2010)가 아랍 작가로는 최초로 『월 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2010.5)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을 만큼, 중동 현대미술에서 꽤나 이름을 날리고 있는 작가 입니다. 이번 개인전은 이러한 샐먼의 신작을 소개하는 자리로, 표현주의적이면서도 강렬한 색채를 통해 아랍 지역의 정치적인 영역을 탐험하는 그의 회화 작품들을 모아 대중에게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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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ker 4>
2014 Acrylic on canvas 150×12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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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s>
2014 Acrylic on canvas 150×220cm
덴마크, 훔레벡 <PAULA MODERSOHN-BECKER>

2014.12.5~2015.4.6_루이지아나 근대 미술관(Louisiana Museum of Modern Art)
파울라 모더존-베커는 1876년 독일 드레스덴에서 태어나, 1907년 31세라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예술가입니다. 그는 비록 30여 년이라는 짧은 생을 살다 갔음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이 예술계를 장악하던 1900년대 당시, 남성 화가들과는 차별성을 둔 강렬하지만 섬세한 표현법으로 독일표현주의를 이끈 선구적인 여성 작가였습니다. 주로 단순하면서도 절제된 형태와 색감으로 인간 내면을 밀도 있게 표현한 초상화가 작가의 대표작입니다.
모더존-베커는 초창기 독일 보르스프베데 지역에서 풍경 작업에 몰두했습니다. 그 후 작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에 여러 차례 방문한 작가는, 폴 세잔, 폴 고갱, 반 고흐 등 당시 파리에서 활동한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고 후에 이를 독일로 전파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작품을 시작해 완성하기까지, 그의 예술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매체는 바로 ‘드로잉’이라고 합니다. 이는 풍경화, 정물화, 인물화에 이르는 작가의 모든 작업의 중심을 차지하기도 합니다. 루이지아나 근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회고전은 작가가 보르프스베데 거주 당시 제작했던 초기 드로잉 뿐 아니라, 그가 죽기 직전까지 몰두한 작업들을 모두 한 자리에서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모더존-베커의 작품을 연대기적으로 배치함과 동시에 주제별로도 분류해 작품세계 전반을 아우르는 이 전시를 통해, 시대를 풍미한 한 예술가의 작업 변천사를 한 눈에 관람할 수 있습니다. ■ with ARTIN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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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Portrait Turned to the left with Her Hand at Her Chin >
1906 Paper on cardboard
29×19.5cm Niedersachsisches Landesmuseum Hannover-Leihgabe aus Privatbesitz -
<Old Woman from the Poorhouse in the Garden with Glass Globe and Poppies>
1907 Canvas
96.3×80.2 cm Museen Bottcherstrasse, Paula Modersohn-Becker Museum, Bre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