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light #38: 4인 4색 예술
러시아, 미국, 스위스 그리고 프랑스에서 만나는 개성 넘치는 개인전

러시아, 모스크바 <Yin Xiuzhen_Slow Release>
2016.9.30~2017.1.31_러시아 모스크바 차고 박물관(Garage Museum of Contemporary Art)
중국 작가 시우젼(Yin Xiuzhen)이 처음으로 러시아를 찾았습니다. 타이틀 <Slow Release>로 마련된 전시에는 작가가 그간 꾸준히 몰두해온 거대 규모의 건축적 조각이 전면에 배치됐다. 그중에서도 수백 킬로그램에 달하는 옷으로 제작된 알약의 형상을 띤 작품이 단연 화제를 모으는데, 그 안으로 관람객도 입장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작품으로 활용한 레드와 화이트의 캡슐 알약은 신체 내 화학물질의 방출을 늦춰 약물의 치료 효과를 증가시키는 디자인으로 알려졌지만, 작품에서 이는 전혀 다른 효과를 유도합니다.
옷으로 덮인 설치물, 즉 제2의 피부에 들어가게 함으로써 관람객이 그들 자신의 몸에 들어와 있는 듯한 경험을 하도록 도모한다는군요. 뿐만 아니라 급속한 치료를 바라는 현대인의 요구와 약물치료의 중요성, 이 둘 사이의 관계를 다루며 사회 발전의 이중성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한편, 중국 페미니스트 작가로 유명한 시우젼은 본인의 옛 물건들을 이용해 세계화와 도시발전을 탐구하는 작업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일련의 작업에는 글로벌 경제 발전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 견해는 물론 그것이 어떻게 개인의 삶과 기억을 바꾸는가에 대한 질문도 반영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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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ss Box> 1995
Installation Clothes which the artist worn in the past three decades, cement, an old home-made dress box, copper plate, television
Courtesy of the artist and Pace Beijing -
<Introspective Cavity (exterior)> 2008
Installation Clothes, stainless steel, mirrors Courtesy of the artist and Pace Beij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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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ter Shoes>
Courtesy Pace Beijing Photos by Song Dong
미국, 워싱턴 D.C <In the Tower: Barbara Kruger>
2016.9.30~2017.1.22_워싱턴 국립 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rt)
국제적 아티스트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를 만나고 싶다면 새 단장을 마친 워싱턴 국립 미술관으로 지금 가보세요. 그의 주요 작품 15점으로 구성된 전시는 198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크루거의 예술적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크루거는 도드라지는 문구로 된 프로필 작업과 얼굴과 초상 등 이미지 레이어를 겹친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흑백 이미지 위에 하얀색 푸투라 볼드(Futura Bold) 이탤릭 서체를 더한 작품은 대표작으로 꼽히는데, 이는 강렬한 인상을 바탕으로 유머러스하기까지 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이렇듯 크루거는 언어, 색 그리고 이미지를 주 매체로 사용하는데, 이는 매스미디어가 깊게 침투한 세계에서 파생된 것으로 작가만의 문화적인 비유 방식이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에는 책 사이즈의 소품부터 거대 규모 작품까지 선보입니다. 특히 크레이그 오웬(Craig Owen)의 에세이 『The Medusa Effect, or The Specular Ruse』에서 영감을 받은 <Untitled (Your gaze hits the side of my face)>(1983), <Untitled (Know nothing, Believe anything, Forget everything)>(1987/2014) 등 크루거 대표 작업은 주목할 만합니다. 또 폭 55피트, 높이 25피트에 달하는 대규모 신작 <Untitled (Half Life)>까지 공개, 시각적 다양함을 선사합니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다채로운 바바라 크루거의 예술 세계를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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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Your gaze hits the side of my face)> 1983
Photograph overall: 140.34 103.82cm(55 1/4 40 7/8in.) Glenstone Museum, Potomac, Maryland ⓒ Barbara Kru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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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We don’t need another hero)> 1987
Silkscreen on vinyl overall: 276.54 531.34 6.35cm(108 7/8 209 3/16 2 1/2in.)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Gift from the Emily Fisher Landau Collection, 2012.180 ⓒ Barbara Kru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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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The future belongs to those who can see it)> 1997
Silkscreen on vinyl overall: 215.9 152.4cm(85 60in.) From the Chris and Dori Carter Collection ⓒ Barbara Kruger
스위스, 루체른 <Laure Prouvost_And she will say: hi her, ailleurs, to higher grounds…>
2016.10.29~2017.2.12_루체른 시립 미술관(Kunstmuseum Luzern)
2013년도 '터너 상(Turner Prize)' 수상자 로르 프루보스트(Laure Prouvost)는 이야기꾼입니다. 미학적으로 아마추어적인 소재, 소리 및 상상력으로 관람객을 유혹하는 작가는 주로 비디오, 일상적 오브제, 도자기 그리고 페인팅과 건축물이 결합된 설치 작품을 완성합니다. 이를 통해 자신의 할아버지에 대한 사실 또는 시를 연결하는 독특한 연출을 시도합니다. 가령 이런 식입니다. 이번 전시에 그는 “과연 프루보스트의 할아버지는 유럽에서 아프리카로 가는 터널에서 길을 잃었는데, 손으로 직접 터널을 팠을까요?”라는 질문을 내걸었습니다.
관람객은 작가의 서사 세계로 입장하는 셈입니다. 각 설치작품은 잃어버린 할아버지에 대한 느슨한 내러티브와 연관돼있으며, 동시에 그를 찾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그 중 ‘Maquette for GrandDad’s Visitor Center’ 안에서 관람객들은 할아버지를 위한 기념탑 디자인에 직접 참여할 수 있고 ‘GrandMa’s Dream’에선 할아버지에 관한 꿈을 꾼 할머니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전시장을 가로질러 다다른 ‘Love Among the Artists’ 섹션에서는 프루보스트와 그의 할아버지 친구들까지 만날 수 있습니다. 이에 더불어 다나 먼로(Dana Munro), 캘리 스푸너(Cally Spooner)와 길 륭(Gil Leung) 등 14명의 다양한 작가도 전시에 참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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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tee> 2013
Ausstellungsansicht Tate Britain, London 2013 Photo: Tate, Lucy Dawk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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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After> 2013
Installationsansicht, 'Lyon Biennale' Photo: Blaise Adilon Courtesy the artist and Collection FRAC Bourgog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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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It Was>(Videostill) 2015
HD-Video 8’5” Courtesy of the artist, Galerie Nathalie Obadia, Paris and Brussels, and carlier | gebauer, Berlin
프랑스, 쎄히녕 <Andrea Büttner>
2016.11.6~2017.2.19_랑그도크루시용 현대미술박물관(Musée régional d'art contemporain Languedoc-Roussillon)
독일 작가 안드레아 뷰트너(Andrea Büttner)는 당황스럽거나 혼란스러운 감정을 긍정적인 태도로 전환하는 인물입니다. 작품에서 목판화, 조각 그리고 퍼포먼스, 비디오까지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 기술(skill)과 물리적 헌신을 요구하는 전통기술을 병합하는 작가는 ‘겸손’이란 개념을 다루는데, 이는 양면 가치를 지닌 미감적 판단에서 비롯된 이슈입니다. 뷰트너는 작품을 통해 미술사와 결합한 사회, 정치, 미학적 주제 그리고 취향, 종교적 탐구, 빈곤, 공동체 그리고 수치심을 연관시킵니다.
이번 전시에는 대형 비디오와 사운드 작업 <Piano Destructions>와 새로운 커미션 시리즈인 ‘Alle Bilder’가 발표됩니다. <Piano Destructions>는 2014년 시작된 작품으로, 작가는 1960년대부터 피아노를 망가뜨리는 플럭서스 운동까지 활동한 남성 예술가의 역사를 수집했습니다. 부르주아 문화를 상징하는 피아노를 파괴하는 플럭서스 운동을 현대미술사의 모티프라고 작가는 여겼기 때문입니다. 한편, 전시장 전체를 차지하는 ‘Alle Bilder’는 뷰트너의 지적 접근을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모든 실을 결합한 작품입니다. 세계를 강타한 그의 예술세계와 예술에 대한 그의 태도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 with ARTIN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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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o Destructions> 2014
Walter Phillips Gallery, The Banff Centre, Banff, Canada, vue d'installation video, cinq ecrans et neuf sources sonores Photographie: Rita Taylor.
Courtesy Walter Phillips Gallery, The Banff Centre, Canada Hollybush Gardens, Londres et David Kordansky Gallery, Los Angeles. ⓒ Andrea Buttner / VG Bild-Kunst, Bonn 2016. -
<Moos / Moss> 2010-2013
Photographies Dimensions variables Photographie: Andrea Buttner Courtesy Hollybush Gardens, Londres et David Kordansky Gallery, Los Angeles. ⓒ Andrea Buttner / VG Bild-Kunst, Bonn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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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herche: Mendiants dans les collections de photographies de l'Institut Warburg> 2015
Photographie: Ian Jones Courtesy Hollybush Gardens, London et David Kordansky Gallery, Los Angeles. ⓒ Andrea Buttner / VG Bild-Kunst, Bonn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