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light #27: 찬란한 2015, 다가올 2016
한 해를 정리하는 미국, 스웨덴, 영국, 독일의 주요 전시

미국, 뉴욕 <ROBERT RYMAN>
2015.12.9~2016.6.18_디아:첼시(Dia:Chelsea)
1930년생인 로버트 라이먼(Robert Ryman)은 캔버스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듯한 무색화면을 선보이며 미국을 대표하는 추상화가로 인정받았습니다. 초기에는 주로 캔버스, 보드, 종이 등의 물성을 탐구했고, 이후 지속적인 실험을 이어가 알루미늄, 섬유유리, 플렉시유리로 물질성을 확장했습니다. 또한, 작품 자체의 재료적 개념과 갤러리 공간이 지닌 건축적 요소의 상호작용을 여러 갈래로 표현하는 등 개념을 넓혀 나갔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당시 라이먼이 선보인 커다란 무색의 화면만큼이나 혁신적인 시도였습니다. 그로 인해 라이먼은 주로 추상표현주의, 미니멀리즘, 포스트-미니멀리즘의 관계 속에서 논의된 작가입니다.
라이먼이 작품을 시작한 1950년대부터 최근 2000년대까지 약 60년간의 예술활동을 한 곳에 모은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전에 공개하지 않았던 그의 3차원 작품을 완전히 공개하는 자리라는 점이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합니다. 전시는 이외에도 1970년대 진행한 구리패널 위에 도자를 구운 작품과 알루미늄 페인팅 등 그의 초기작과 함께 혁신을 불러일으킨 대표작까지 총망라하며 그가 왜 추상회화의 거장으로 떠올랐는지 이유를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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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1958 Photo: Bill Jacobson courtesy The Greenwich Collection, Ltd., ⓒ Robert Ryman/Artists Rights Society(ARS),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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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1959 Photo: Bill Jacobson courtesy The Greenwich Collection, Ltd., ⓒ Robert Ryman/Artists Rights Society(ARS),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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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row>
1976 Photo: Bill Jacobson courtesy The Greenwich Collection, Ltd., ⓒ Robert Ryman/Artists Rights Society(ARS), New York
스웨덴, 스톡홀름 <MARTIN SCHOELLER: UP CLOSE>
2015.10.2~2016.2.7_포토그라피스카(Fotografiska)
인물 초상으로 명성을 얻은 사진가 마틴 쇨러(Martin Schoeller). 그는 한 인물의 얼굴에서 유일성과 보편성이라는 상반된 개념을 포착해 하나의 사진에 두 개념을 동시에 담아내는 작가입니다. 쇨러는 주로 플래시로 인물의 눈과 입에 강한 하이라이트를 부여해 관람자가 모델이 지닌 독특함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또한, 모델이 지닌 개별성, 정직함이 드러나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 하나의 이야기를 창조하고, 나아가 자신의 사진이미지를 통해 개개인 내면의 진실한 모습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쇨러는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케이티 페리(Katy Perry), 힐러리 클린턴(Hillary Rodham Clinton) 등 잘 알려진 인물은 물론이고, 그가 길에서 만난 익명의 인물을 사진에 담아내 여러 인물이 지닌 다양성을 탐구합니다.
쇨러는 자신의 작품을 캐릭터화시켜 관람객에게 기술의 극적임을 통해 장난스러운 기분을 느끼게 하며, 나아가 그들의 예술적 영감을 고취하기도 합니다. 총 4개의 시리즈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선 그가 지닌 사진에 대한 열정을 고스란히 담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으며, 그간 공개하지 않았던 작품들이 대거 소개됩니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한 인물 안에서 드러나는 개인의 다양한 면모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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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in Bolt at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 Martin Schoeller
영국, 런던 <TIGHTROPE WALK: PAINTED IMAGES AFTER ABSTRACTION>
2015.11.25~2016.1.24_화이트큐브 버몬지(WhiteCube Bermondsey)
구상회화는 몇 세기에 걸쳐 형성됐을 만큼 그 역사가 깊습니다. 그간 많은 걸작을 배출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굳혀온 구상회화는 20세기 혜성처럼 등장한 추상회화로 인해 새로운 방향으로 정의되기 시작했습니다. 추상회화의 유행으로 인해 구상회화 예술가들이 작품에 구성주의적 기하학을 포함하는 등 추상회화 인지체계 안에서 구상회화가 재정의되고 새로운 측면으로 결합되곤 했습니다.
전시제목 ‘Tightrope Walk’는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이 데이비드 실베스터(David Sylvesster)에게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며 언급한 “구상과 추상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와 같다”는 말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에 맞춰 전시는 지난 세기 동안 작가들이 구상회화를 어떻게 구축했는지 그 움직임을 증명함과 동시에, 추상회화 등장 후 구상회화가 맞이한 논쟁과 예술가들이 지각하는 구상회화의 미래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소개합니다. 마티스(Henri Matisse), 피카소(Pablo Picasso), 뒤샹(Marcel Duchamp), 엘리스 닐(Alice Neel) 등 인정받은 예술가들의 작품뿐 아니라 동시대 활발히 활동하는 게오르그 바젤리츠(Georg Baselitz), 세실리 브라운(Cecily Brown),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 등을 한 자리에 모은 전시를 통해, 세대에 걸쳐 변화하는 구상회화의 서술방식을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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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kley L. Hendricks <The Twins>
1977 Oil and acrylic on canvas Diptych each 182.9×121.9cm ⓒ the artist Photo ⓒ Not given Courtesy Jack Shainmam Gallery and White C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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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cily Brown <Untitled-to be confirmed>
2015 Oil on linen Diptych each 78.7×109.2cm ⓒ the artist. Courtesy White C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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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i Matisse <Laurette au chalevert>
1917 Oil on canvas laid down on cardboard 41×33cm(framed 54.5×48.3cm) Succession H. Matisse/DACS 2015 Courtesy Thomas Gibson Fine Art
독일, 슈투트가르트 <ALBRECHT DÜRER AND LUCAS VAN LEYDEN: ART AND LIFE AROUND 1500>
2015.11.15~2016.2.14_슈투트가르트 미술관(Staatsgalerie Stuttgart)
판화 발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 뒤러(Albrecht Dürer)와 레이덴(Lucas Van Leyden)은 1921년 벨기에 앤트워프(Antwerp)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레이덴은 뒤러에게 상당한 예술적 영향을 받았기에 그에게 이 만남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뒤러 판화와 유사한 작품이라는 평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뒤러와 레이덴의 판화를 비교해서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 뒤러가 레이덴에게 끼친 예술적 영향을 조망합니다. 동시에 레이덴이 단지 뒤러의 예술적 테마를 수용한 것이 아닌 자신만의 독창적인 판화를 개척했다는 점을 증명합니다.
또한, ‘패션(Passions)’, ‘묵시록(Apocalypse)’과 같은 이들을 대표하는 연작과 그간 보기 힘들었던 뒤러의 초기작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사랑에 빠진 연인과 주인공의 지루한 일상적 이야기를 당시 실제적인 사회적, 도덕적 상황에 맞도록 위트있게 담아낸 작품을 통해 당시 소작농을 모델로 한 판화 유행에 동참한 뒤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약 50여 점의 작품을 공개하는 이번 전시는 뒤러와 레이덴 판화의 예술성과 독창성뿐 아니라 당시 그들이 활동한 지역에서 유행했던 예술 장르를 역사적 맥락 안에서 읽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 with ARTIN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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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as van Leyden <Der Zahnarzt>
1523 Kupferstich Staatsgalerie Stuttgart, Graphische Samml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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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recht Durer <Der Koch und sein Weib>
um 1498 Kupferstich Staatsgalerie Stuttgart, Graphische Samml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