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light #26: 예술에 자양분 된 다양한 문화
미국, 노르웨이, 중국의 강렬한 인상

노르웨이, 오슬로 <IMPRESSIONS: FIVE CENTURIES OF WOODCUTS>
2015.11.6~2016.1.24_오슬로 내셔널갤러리(The National Gallery)
500년 전, 목판화는 대중들에게 언어와 이미지를 전달하는 주요 매체였습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된 지금,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목판화는 여전히 프린트 시장의 중심에 있습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예술 매체이자 현재 다시 주목받고 있는 목판화의 다양한 기능과 표현방식을 조명하는 전시가 있습니다. 목판화가 다시 인기를 얻게 된 원인을 파헤치는 전시는, 그 해답을 제시합니다.
미술관 소장품으로 꾸린 전시는 두 가지 주제로 나뉩니다. 첫 번째 주제는 목판화의 기능과 예술적인 가능성을 탐구하는 ‘Wood structure, lines, and colour’로,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에서부터 에밀 놀데(Emil Noodle)까지 작품을 망라함으로써 여러 세대 예술가가 어떻게 목판화의 영향을 받았는지 설명합니다.
이와 더불어 세련된 감각을 지닌 19세기 일본 목판화와 목판화가 지닌 현대적인 가능성을 제시하는 니콜라이 아스트룹(Nikolai Astrup), 한느 보르크그레빙크(Hanne Borchgrevink)의 작품도 선보입니다. 두 번째 주제는 ‘Woodcut as a process'입니다. 사회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토마스 실페르(Tomas Kilpper)의 대규모 작품을 통해 목판화가 거치는 과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전시장 전체에 걸쳐 2차원 목판화를 3차원적으로 구성한 이번 전시는 목판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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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Gaugin <Love, and you will be happy>
1898/1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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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anne Bratteli <Universe>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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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n Rødseth <Passersby>
2014
중국, 상하이 <IN MEMORY OF A LANDSCAPE Ⅱ>
2015.11.18~2016.1.3_제임스코헨 갤러리 상하이(James Cohan Gallery Shanghai)
“My quietness has a man in it, he is transparent”라는 문구와 함께 시인 생활을 시작한 프랭크 오하라(Frank O'Hara)는 예술은 깊은 친밀감을 느끼는 대상이자, 자서전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 미국 시인입니다. 오하라의 영향으로 출발한 전시는 강한 개성을 가진 세 명의 예술가 루 송(Lu Song), 웨이 지아(Wei Jia), 씨에 판(Xie Fan)은 각기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인간에 의해 훼손되지 않은 풍경을 그려냅니다.
이들은 험난한 현실을 그리는 것이 아닌 은유적 풍경을 담습니다. 마치 에덴동산을 회화로 재구성하는 것처럼 자신들 기억 속 가장 익숙하고 이상적이라 생각하는 풍경에 집중합니다. 이러한 현실도피에서 자연이 가장 위대한 힘을 지녔으며,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라 생각하는 옛 시대의 삶을 따르는 세 예술가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루 송은 화면 위에 퍼티(에폭시 접착제)를 바를 때 나타나는 유화와 아크릴의 자연스러운 조화를 층으로 표현하여 풍경을 그려내며, 웨이 지아는 조작된 풍경을 정밀하게 그려내어 정확성에 관한 이중성을 밝힙니다. 한편, 씨에 판은 실크를 사용해 아주 가까이서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은 추상적이며 역동적으로, 반면 먼 거리에 있는 풍경은 극도로 생생하게 완성합니다.
세 명의 예술가가 그려내는 유토피아적 풍경이 가득한 전시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현실을 잊고, 자연 속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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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 Song <One day of being as Adam Pollo>
2015 oil on canvas 120×15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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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ie Fan <Landscape>
2015 oil on canvas 200×50×6cm
미국, 뉴욕 <DONALD JUDD>
2015.11.7~2015.12.19_데이빗 즈워너 갤러리(David Zwirner Gallery)
뉴욕에서 미니멀리즘을 개척한 예술가로 평가되는 도널드 저드(Donald Judd)의 작품으로 꽉 찬 전시가 열립니다. 전시는 그가 쓴 문구, “A shape, a volume, a color, a surface is something itself. It shouldn’t be concealed as part of a fairly different whole”에서 나타나는 그의 예술에 대한 지각과 아이디어에서 출발합니다. 저드가 198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그가 죽음을 맞이한 1994년까지 코르틴 강 매체를 이용해 공들여 진행한 작업 중에서 엄선된 작품만을 선보여, 30년간 그가 도달한 심미적인 최고점뿐 아니라 매체와 공간을 지배하는 모습을 담아냅니다.
특히 4개로 이뤄진 바닥 작업은 중요 감상 포인트입니다. 상단부만 오픈한 이 작품은 공간 구성을 수직적으로 나누며, 때로는 감각적인 색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이런 배치를 통해 저드는 일련의 반복과 다름을 탐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또한, 벽면에 전시되는 저드의 작품에선 그가 인지하는 형태와 공간, 색에 대한 통찰력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저드 재단(Judd Foundation)뿐 아니라, 그의 아들인 큐레이터 플라빈 저드(Flavin Judd)의 협력을 통해 이뤄낸 성과입니다. 저드의 주요 작품을 통해 그의 예술적 실험을 파악하고 저드의 작품이 훗날 어떻게 평가되며, 어떤 시선으로 읽히는지 알고 싶다면 이번 전시를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 with ARTIN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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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llation view <Donald Judd> David Zwirner, New York, 2015.
Art ⓒ Judd Foundation. Licensed by VAGA, New York, NY. Courtesy David Zwirner, New Yor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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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1989 Cor-ten steel 39 3/8×39 3/8×19 11/16 inches (100×100×50 cm) Art ⓒ Judd Foundation. Licensed by VAGA, New York, NY; courtesy David Zwirner, New Yor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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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llation view <Donald Judd> David Zwirner, New York, 2015.
Art ⓒ Judd Foundation. Licensed by VAGA, New York, NY. Courtesy David Zwirner, New York/Lon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