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light #23: 현대미술의 과거와 현대를 보다
스위스, 오스트리아, 영국, 독일의 발자취

스위스, 바젤 <IN SEARCH OF 0,10-THE LAST FUTURIST EXHIBITION OF PAINTING>
2015.10.4~2016.1.10_바이엘러 재단(The Fondation Beyeler)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15~16년 겨울, 러시아 페토그래드(현 세인트피터즈버그)에서 7명의 남성과 7명의 여성으로 구성된, 14명의 러시아 아방가르드 작가가 참여한 전설적인 전시가 열렸습니다. 바로 <The Last Futurist Exhibition of Painting 0,10 (Zero-Ten)>전인데요, 이 전시는 당시 현대미술 역사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또한, 카지미르 말레비치(Kasimir Malevich)가 추상회화의 아이콘이 된 ‘검정 사각형(Black Square)’을 처음 발표한 자리로도 이름을 떨친 바 있는 전시지요.
이 전시를 현시점에서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금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됩니다. 바이엘러 재단이 오랜 기간 리서치 과정을 거쳐, 100년 전 출품됐던 오리지널 작품들을 모아 스위스에서 전시를 재현합니다. 참여작가로는 이반 퀸(Ivan Kliun), 류보프 포포바(Lyubov Popova), 미하일 멘코브(Mikhail Menkov), 블라디미르 타틀린(Vladimir Tatlin)이 있으며, 이 외의 여러 작가의 매력적인 큐비즘, 미래주의 작품들을 공개합니다. 또한, 현재 유럽 전역의 아트씬과 연계성을 지니고 있는 이들의 작품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건재하단 점을 전시를 통해 증명합니다.
회화, 조각, 설치, 필름 섹션으로 나누어진 전시를 둘러보며 러시아 아방가르드 작가들, 그리고 말레비치와 그의 검정 사각형이 동시대 미술에 끼친 영향력을 확인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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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adimir Tatlin <Painterly Relief>
1914-1916 Wood, metal, leather 62×53cm The State Tretyakov Gallery, Moscow Gift of George Costakis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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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an Kliun <Ozonator>
1914 Oil and Collage on canvas 75×66cm ⓒ2015 State Russian Museum, St. Peterbu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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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zimir Malevich <Black Square>
(3. Version of Black Square, 1915) 1929 Oil on canvas 80×80cm The Sate Tretyakov Gallery, Mosco
오스트리아, 비엔나 <A RASH OF COLOR>
2015.10.9~2016.1.11_레오폴드 미술관(Leopold Museum)
올가을, 독일 표현주의 대표작들을 소개하는 전시가 열립니다. 이번 대규모 전시는 독일 하겐에 위치한 오스타우스 미술관(Osthaus Museum)의 소장품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입니다. 전시는 약 30여 점의 독일 표현주의 대표 회화작품과 80여 점의 주요 드로잉을 선보이며, 에른스트 키르히너(Ernst Ludwig Kirchner), 오토 밀러(Otto Mueller), 카를 슈미트로틀루프(Karl Schmidt-Rottluff)를 포함한 다리파의 거장뿐만 아니라, 청기사파 운동을 이끈 야율렌스키(Alexey von Jawlensky), 프란츠 마르크(Franz Marc) 또한 소개됩니다. 모더니즘을 향한 독일 아방가드르의 시작을 알린 크리스티안 롤프스(Christian Rohlfs)의 다양한 작품도 눈여겨 볼만한 전시 포인트지요.
독일 표현주의는 1905년대 활동한 독일의 젊은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양식입니다. 당시 작가들은 파워풀했으며, 표현적이고 세상을 향한 태도를 자신들만의 새로운 방법으로 표출했습니다. 독특한 색감을 사용하고, 과장된 형태, 필수 요소만 남긴 과감한 생략 등 형태를 주관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거침없었고, 작품을 통해 원시적인 요소로 복귀하고자 했습니다. 당시, 전통적 미술과 멀었던 이들의 작품은 독일 중산층들에게 반발을 사기도 했지요. 하지만 현재 독일 표현주의가들은 미술에서 모더니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독일 예술인들이 현대미술에 세운 공을 확인할 수 있는 이번 전시를 주목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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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l Schimidt-Rottluff <Boats on the Water (Boats in the Harbor)>
1913 Oil on canvas 77×90.5cm Coutesy of Institut fur Kulturaustausch, Tubingen/Image rights, Vienna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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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o Mueller <Girl by the Water>
1926 Tempera on canvas 97×130cm Coutesy of Institut fur Kulturaustausch, Tubingen
영국, 런던 <EMILY JACIR: EUROPA>
2015.9.30~2016.1.3_화이트채플 갤러리(Whitechapel Gallery)
베들레헴 출신의 에밀리 야시르(Emily Jacir)는 팔레스타인 감독이자 작가입니다. 이민, 저항 등 다양한 역사에 대해 탐구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그는 2004년 광주 비엔날레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야시르가 2년에 걸쳐 제작한 조각, 영상, 드로잉, 거대 규모의 설치 작업 그리고 사진 작품들을 선보이는 전시가 열리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전시는 ‘2007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받은 야시르의 대표작 <Material for a film>(2004-)을 포함한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끕니다. 작품은 웰 주에이터(Wael Zuaiter)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데요. 주에이터는 1972년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이스라엘 모사드 요원에게 암살당한 팔레스타인 작가입니다.
야시르는 주에이터의 가족사진, 서신, 그의 암살과 관련된 문서들을 모아 작품을 통해 주에이터의 인생의 순간들을 회상합니다. 또한, 작가 자신의 사진, 글, 사운드작업 그리고 작가가 주에이터가 남긴 흔적을 따라가며, 그 여정을 제시하는 인터뷰를 프로젝트에 더한 것입니다. 이러한 작업들을 통해, 야시르는 팔레스타인 사태에 국제적 관심을 주목하는데 일조한 지식인의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야시르의 이번 개인전은 이러한 작품 외에도 살림 타마리(Salim Tamari)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Lydda Airport>(2009), 동예수살렘과 베들레헴에서 진행한 퍼포머 콘서트에 관한 영상 <ENTRY DENIED(a concert in Jerusalem)>(2003)을 포함합니다. 그의 대표작을 대거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놓쳐서는 안 될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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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4988 from exlibris>
2014 Translation and painted mural Darat al Funun, Amman ⓒEmily Jac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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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zione>
2008~2009 Public intervention on Line 1 vaporetto stops(Arsenale) Commissioned for Palestine c/o Venice, Collateral event of the 53rd International Art Exhibition La Biennale di Veneza ⓒEmily Jac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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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237 from ex libirs>
2014 Translation and painted mural Darat al Funun, Amman ⓒEmily Jac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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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4988 from ex libris>
2012 Translation and mural Hauptbahnhof Kassel, dOCUMENTA(13) ⓒEmily Jacir photo: the artist
독일, 뒤셀도르프 <KWANG YOUNG CHUN: MULBERRY MINDCAPES>
2015.9.4~2015.10.31_벡 앤 에글링 갤러리(Beck&Eggeling Gallery)
한국 작가 전광영(Kwang Young Chun)이 뒤셀도르프에 위치한 벡&에글링 갤러리 가을 전시의 시작을 알립니다. 전시명 <MULBERRY MINDCAPES>는 작가가 작품에 사용하는 재료에서 따온 것입니다. 전광영은 한국적 특징이 프린팅 된 닥나무 종이를 통해, 사람들이 지닌 존재성을 표현함과 동시에 한국 전통문화의 특징에 대한 작업을 진행해왔는데요. 이번 전시에서는 최근 제작한 ‘Aggregation’ 연작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작가의 작품에 내제된 균형과 독특한 평화감을 느낄 기회를 제공합니다.
전시 오프닝 날 마이클 벡(Michael H. Beck)이 “꿈이 이루어졌다(Dreams Come True)”라고 외쳤을 정도로 이번 전시는 8년간 작가를 만나고 싶어했던 벡과 에글링이 고대하던 자리입니다. 이들의 첫 만남 후 2년을 기다려 개최한 전시기에 더욱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또한, 어느 한 기자가 오프닝 당시 작가에게 왜 뒤셀도르프를 전시장소로 선택했는지에 관해 물었다고 합니다. 이에 전광영은 “백남준과 요셉보이스가 함께 작업하고 철학을 나누며 많은 발상을 한 장소가 아닌가요? 저에게 뒤셀도르프는 백남준과 요셉 보이스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작가에게도 뒤셀도르프가 의미 있는 지역임을 상기시킨 것이지요. 벡과 에글링 뿐만 아니라 전광영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전시인 만큼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 with ARTIN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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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llation view <KWANG YOUNG CHUN_MULBERRY MINDSCAPES> at BECK&EGGELING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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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llation view <KWANG YOUNG CHUN_MULBERRY MINDSCAPES> at BECK&EGGELING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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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llation view <KWANG YOUNG CHUN_MULBERRY MINDSCAPES> at BECK&EGGELING Gall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