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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Technology #4: 팀랩

테크놀로지와 마주한 신화 그리고 키치

<Peace can be Realized Even without Order>  2013 Interactive digital installation
<Crows are chased and the chasing crows are destined to be chased as well, Division in Perspective-Light in Dark>  2014 Digital installation  4' 20

지난해 모리 미술관에서 열린 ‘현대미술의 국제주의’에 관한 컨퍼런스에서, 학자 미치오 하야시는 ‘일본스러움(Japaneseness)’에 대한 서구의 통상적 관념은 1980년대에 ‘키치 하이브리드(Kitsch Hybridity)’, ‘원시적 자연(Primordial Nature)’, 그리고 ‘기술적 전문성(Technological Sophistication)’ 등 세 가지 부분이 결합돼 생겨났다고 주장했습니다.1) 비단 일본 뿐 아니라 오늘날 동아시아의 ‘대중적’ 현대미술은 이 키워드들이 만들어 낸 삼각형의 영역에 속해 있는데,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개최되는 아시아 작가들을 주축으로 한 기획전들 또한 미래 테크놀로지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의 개념을 보여주며 이 삼각형의 공식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1) Ryan Wong “Kitsch, Myth, and Technology: Japanese Art in the West” 『Hyperallergic』 2014. 8. 5

기술적 성숙도로 동서양을 종횡무진 하는 그룹 팀랩(teamLab)은 이러한 아시아 현대미술의 특성을 총체적으로 집약합니다. 팀랩이 지난해 첼시 friedman Benda 갤러리의 <Duality of Existence>에 선보인 작품 <Crows are chased and the chasing crows are destined to be chased as well, Division in Perspective- Light in Dark>(2014)만으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곱 개의 프로젝터와 일곱 개의 스크린으로 구성된 이 디지털 애니메이션 작품은 까마귀 떼들의 다이내믹한 움직임과 함께 불행의 흔적, 그것으로부터 피어나 터지는 꽃의 형상을 담았습니다. 그것은 이야기 없이 화려하며, 감정적이거나 정신적인 자극 없이도 불꽃 튀는 시각적 효과를 완성해 냈습니다. 이렇듯 키치적이면서도 마치 대서사적인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팀랩의 작품은 근래 가장 독보적 현대미술로 꼽히고 있습니다.

가장 아날로그적인 모티브의 혁명적 변태

<Flower and Corpse Glitch Set of 12> 2012 Digital work 1' 50

17세기 일본 미술과 현대 일본 아니메(anime)에 뿌리를 둔 팀랩은 예술, 기술, 그리고 디자인의 합일점을 탐구합니다. 2001년 토시유키 이노코와 그의 대학 친구들에 의해 만들어진 팀랩은 대자연의 파워를 칭송하고 동시에 인간의 유한함을 부각시킵니다. 창의적인 이 예술 그룹은 현재의 정보세대에서 여러 영역의 전문성을 한 곳에 모으는데 예술가, 편집자,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수학자, 건축가, 그리고 웹과 프린트 그래픽 디자이너, 게다가 애니메이터까지 합체함으로써 기술과 예술, 상업, 그리고 창조성을 통합하려 합니다. 그들의 창의성은 애니메이션, 사운드, 퍼포먼스, 인터넷, 패션, 디자인을 비롯해 심지어 의학, 과학으로까지 범위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12개의 패널로 이뤄진 스크린 설치 작품 <Flower and Corpse Glitch Set of 12>(2012)로 그들의 풍부한 테크놀로지 능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펼쳐지지 않은 종이 족자처럼, 이 작업은 패널을 따라서 서술식 이야기를 펼치지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는 전통적인 방식은 거부합니다. 각각의 패널은 그만의 작은 서사를 가지고 있으며 용, 사무라이, 산 등이 디지털 격자 속으로 바스라지는 동안 금색의 잎사귀들은 새로운 장면을 조합합니다. 전통 일본 회화의 모티브가 휘황찬란한 디지털 이미지로 호환된 이 영상의 루프는 2분도 채 안 되지만 선보이는 언제 어디서나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MCH 그룹이 ‘홍콩아트페어’를 인수해 ‘아트바젤홍콩’으로 첫 선을 보였던 2013년, 팀랩의 작품이 VIP들의 찬사를 끌어 모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였습니다.

<Peace can be Realized Even without Order>  2013 Interactive digital installation

한편 2013년 완성한 <Peace can be realized even without order>은 숫자 홀로그램으로 구성된 인터렉티브 디지털 설치작품입니다. ‘평화는 설사 질서가 없어도 깨달아 진다’는 제목이 암시하듯, 작품은 외부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무질서를 야기 시키지만 점차적으로 평화를 찾는다는 줄거리를 지녔습니다. 홀로그램 형체들은 각각 별개로 존재하며 악기를 연주하거나 춤을 추고, 각각의 형체들은 가까이 있는 형체가 내는 사운드에 영향을 받습니다. 이때 한 관람객이 작품에 들어서면 이 홀로그램 형체들은 그 관객을 인지하고 반응해서 연주를 멈춥니다. 그리고 이 ‘멈춤’이란 정보는 가까이 있는 형체들에게 퍼져나갑니다. 이후 관람객이 지나가면 다시 홀로그램 형체들은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관객은 전체의 조화를 흐트러트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입니다. 팀랩은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는 속도가 점차 가속화돼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이 보다 중요해졌다. 이러한 시대에서 우리는 그 무질서한 연결 속에서도 평화를 찾아낼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며 작품의 의도를 밝혔습니다.

<Homogenizing and Transforming World>

또 다른 작품 <Homogenizing and Transforming World>을 볼까요. ‘세계의 균일화와 변화’라는 뜻의 작품에는 공기 중에 떠있는 각각이 공들이 무선 연결로 소통합니다. 사람들이 만질 때, 서로 부딪힐 때, 혹은 충격을 받을 때 마다 공들의 색이 변하고, 변한 색깔에 따라 그것들은 각기 다른 소리를 냅니다. 변한 공들은 이러한 색깔정보를 근처에 있는 공들에게 전달하고, 이 정보들은 계속해서 퍼져나가 결국 모든 공은 같은 색을 띄게 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 곳곳에 인터넷이 퍼져있습니다. 개개인은 가까운 사람들과 연결돼있고 정보는 그들 사이에서 자유롭게 오갑니다. 사람들은 정보를 위해 중개자 역할을 자청하고 순간적으로 정보들은 퍼져나가 세상을 활보합니다. 이렇게 즉각적으로 만들어지는 세상을 팀랩은 작품으로 구현한 것입니다.

확장된 기술로 논리를 증명하다

  • <Universe of Water Particles> 2013 Digital work 1920×5400pixels

    그룹의 관심은 인간, 대자연을 비롯해 우주로까지 확산됩니다. 2014년 선보인 디지털 인스톨레이션 <Universe of Water Particles under Satellite’s Gravity>의 입체모형 우주 인공위성 ALOS-2는 컴퓨터 가상공간에서 만들어졌는데, 컴퓨터 공간에서 인공위성은 중력질량을 지녔습니다. 물의 낙하는 물리적 법칙에 따라 계산되고, 폭포는 인공위성의 중력에 의해 끌어당겨지며 형성되는데, 시뮬레이션 된 폭포는 실제 ALOS-2에 프로젝션 맵핑됐습니다. 작품에서 물은 컴퓨터가 입자들 간의 상호작용을 어떻게 계산하는 지에 따라서 흐르는 수천의 물입자의 연속체를 표현한 것으로 인공위성을 친 분무된 물방울들은 튕겨 나와 증발하여 없어질 때 까지 그 주위를 돕니다. 일단 정교한 물의 흐름을 나타낸 시뮬레이션이 전체 물의 0.1% 정도 되는 양을 형성하고 나면, 나머지 입자들도 선택되어 그 시뮬레이션 속의 관계를 따라 선을 지어 따라갑니다. 작품에서 폭포는 이러한 선들의 총합을 나타내는 것이며 3D공간에서 만들어진 폭포는 조상들이 지녔던 공간 인지 방법의 논리를 증명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최근 팀랩의 관심사는 무엇일까요? 2015년 선보인 <꽃과 사람들–어두움>은 미리 녹화가 된 애니메이션도 혹은 루프 형식도 아닌,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제 시간에 맞춰 렌더링 된 작품입니다. 꽃은 싹을 틔우고, 자라고, 봉우리를 터뜨리고 그리고 시들기 직전 만개한 후, 결국 시들어 버립니다. 이 성장과 시듦의 순환 과정은 그 자체로 영원히 반복되기 마련입니다.

  • <Flowers and People, Cannot be Controlled but Live Together-Dark> 2015 Interactive digital installation

    팀랩의 작품은 관객이 가까이 있는지 혹은 멀찍이 떨어져있는 지에 따라서 작품과 관객의 상호작용으로 꽃잎들은 한 순간에 지기도, 시들고 죽기도, 혹은 다시 생명을 피워 꽃을 활짝 피우기도 합니다. 관객과 작품 간의 상호작용이 지속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인간은 결코 자연을 컨트롤 할 수가 없다는 가정 하에 어떤 종류의 행동방식이 자연에게 가하는 인공적인 행위를 구성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행위들이 미래를 예측 하는 것에 단서를 주진 않을지, 이 철학적인 물음을 팀랩은 작품을 통해 상기시킨 것입니다.
    냉소적으로, 키치와 전설 그리고 테크놀로지를 접합한 팀랩의 작품은 단순한 오리엔탈리즘으로 규정될 수도 있습니다. 일본, 동양을 바라보는 서구 의식에 대한 재작업, 혹은 그들의 이상향과 지나간 테크노-글리터에 대한 서사시를 시각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킨 것이라고 여길 수 있지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은 기술의 즐거움과 불쾌함을 통해 색다른 예술을 만들고 단순히 테크놀로지가 주는 미지의 세계를 더욱 확장시키는 능력을 지녔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작품 속의 접근방식을 통해 과거 우리가 잃어버린 세계와의 연결점을 회복시키고 완벽한 기술을 통해 ‘상호작용’을 모색한다는 것입니다. 하야시의 삼각형 렌즈를 통해 뚜렷이 예술을 응시하는 팀랩의 작품들은 그런 의미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 with ARTINPOST

  • <Crows are chased and the chasing crows are destined to be chased as well, Division in Perspective-Light in Dark> 2014 Digital installation 4' 20'' Sound:Takahashi Hideaki

    <Crows are chased and the chasing crows are destined to be chased as well, Division in Perspective-Light in Dark>  2014 Digital installation  4' 20
  • <Nirvana> 2013 Digital work 6' 20'' roop

    <Nirvana> 2013 Digital work 6' 20
  • <100 Years Sea> 2009 Digital work Running time: 100years (16:9×5)

    <100 Years Sea> 2009 Digital work  Running time: 100years (16:9×5)
  • <Universe of Water Particles> 2013 Digital work 1920×5400pixels

    <Universe of Water Particles> 2013 Digital work 1920×5400pixels
  • Sisyu+teamLab <Life survives by the power of life> 2011 Digital work 6' 23'' roop Calligraphy: Sisyu

    Sisyu+teamLab <Life survives by the power of life> 2011 Digital work 6' 23
  • <Homogenizing and Transforming World>

    <Homogenizing and Transforming World>
  • <Homogenizing and Transforming World> 2013 Interactive installation Sound: Hideaki Takahashi

    <Homogenizing and Transforming World> 2013 Interactive installation Sound: Hideaki Takahashi
  • Sisyu+teamLab <What a Loving, and Beautiful World> 2011 Interactive digital Installation Calligraphy: Sisyu Sound: Hideaki Takahashi

    Sisyu+teamLab <What a Loving, and Beautiful World> 2011 Interactive digital Installation Calligraphy: Sisyu Sound: Hideaki Takahashi
  • <Ever Blossoming Life-Gold> 2014 Digital Work, endless

    <Ever Blossoming Life-Gold> 2014 Digital Work, endless
  • <Peace can be Realized Even without Order> 2013 Interactive digital installation Sound: Hideaki Takahashi Voice: Fukuoka Yutaka, Tanaka Yumiko

    <Peace can be Realized Even without Order>  2013 Interactive digital installation
  • <Flowers and People, Cannot be Controlled but Live Together-Dark> 2015 Interactive digital installation

    <Flowers and People, Cannot be Controlled but Live Together-Dark> 2015 Interactive digital installation
  • <Flower and Corpse Glitch Set of 12> 2012 Digital work 1' 50'' roop

    <Flower and Corpse Glitch Set of 12> 2012 Digital work 1' 50
  • <Flowers and People, Cannot be Controlled but Live Together-Dark> 2015 Interactive digital installation

    <Flowers and People, Cannot be Controlled but Live Together-Dark> 2015 Interactive digital installation

About teamLab

콜라보레이션 그룹 팀랩(teamLab)은 아시아와 유럽, 미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팀랩은 작품을 통해 정보시대 개개인의 습성을 관할하는 새로운 가치관을 탐구하면서, 사회-과학적 발전을 위한 가능한 미래를 연구합니다. 그들은 관객으로 하여금 예술과 테크놀로지의 결합이 가져오는 창의성과 다양성의 극한을 경험하게 합니다. 집합적인 기발한 생각들을 발전시키며, 새로운 시대의 예술적 발전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팀랩은 2011년 타이페이 Takashi Murakami’s Kaikai Kiki gallery에서 <LIVE!>를 선보인 후 2012년 국립대만미술관의 <teamLab: We are the Future>, 일본 the Saga Prefectural Art Museum에서 <Taichung: and teamLab and Saga Merry-go-round Exhibition>, 싱가폴 이깐아트갤러리에서 <The Experience Machine>, 지난해 뉴욕 페이스갤러리에서 <Ultra Subjective Space> 등 솔로전을 가진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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