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Technology #25:
Åzone Futures Market
기술+예술을 위한 미술관의 노력


발전하는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세계의 미래가 형성되는 데 점차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예술 분야에서의 활약이 돋보입니다. 헌데, 예술이 단순히 제3자로서 이러한 현상을 바라보고 감탄하는 것 이상으로, 당당하게 미래의 한 자리를 꿰찰 기회가 있다면 어떨까요? ‘Åzone Futures Market’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는 세계 주요 미술관 중 하나인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Solomon R. Guggenheim Museum, 이하 구겐하임)이 기획한 온라인 전시로, 지난해 10월 19일 오픈해 현재까지 약 1년간 성공적으로 지속하고 있습니다.
먼저 많은 미술관이 이미 예술의 역사를 이어가고 발전시키기 위해,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테크놀로지와 예술의 결합은 기술력을 활용해 관람객의 직접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인터랙티브 작품과 전시를 가장 많은 사례로 들 수 있겠고, 애플리케이션 개발,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광고와 관람객 캠페인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미술관이 기술을 결합한 콘텐츠를 말할 때, 통상적으로 위와 같은 사례들을 떠올립니다. 대부분 기존의 물리적 전시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구겐하임의 건축과 디지털 부분 큐레이터인 트로이 콘래드 테리언(Troy Conrad Therrien)은 과학기술을 통해 전시회라는 개념 자체를 바꾸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새로운 전시형태로 입증하는 기술

구겐하임의 첫 디지털 전시회 ‘Åzone Futures Market’의 ‘Azone’이라는 명칭은 다소 생소합니다. 이 용어는 “국가가 없는(without nation)”이라는 고대 그리스어 ‘azone’과 ‘Aland’라는 핀란드의 독특한 자치구를 참조해 탄생했습니다. 발음은 단어 ‘오존(ozone)’과 유사합니다. 이 프로젝트의 계획은 이러합니다. 과학기술이 우리 삶을 제어한다는 점을 직접 경험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관람객이 미래의 테크놀로지에 투자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발상은 ‘Åzone Futures Market’이 단순히 기술에 관한 전시가 아니라, 전시가 곧 기술임을 드러냅니다. 기술의 효과에 대한 전시를 만드는 것은 기술을 전시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온라인으로 열리는 전시이기 때문에, 관람객이 전시에 지속해서 참여한다면, 전시 또한 지속해서 변화한다는 특이점이 있습니다.

진행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프로젝트 웹사이트(http://azone.guggenheim.org/)에 가입하면, Åzone 통화 10,000A를 받게 됩니다. 일종의 다이내믹한 마켓 발전기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의 주식 시장으로 생각하면 쉽습니다. 기획자 테리언은 예술가, 건축가, 이론가, 전략가 등과 협업해 투자할 수 있는 36개의 미래를 제시합니다. 이들이 받은 돈은 실제 화폐로서 금융시장에서 교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의 형태로 정보를 거래합니다. 그러한 정보가 가치를 지닐 경우 다른 사용자들이 이를 거래하며 돈을 벌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형성된 콘텐츠가 서로에게 무슨 영향을 미치고 어떠한 미래를 탄생하게 하며, 그 과정에서 어떻게 특별한 예술 언어를 만들어내는지, 그 모든 과정과 결과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온라인이라는 장점

앞서 설명한 온라인상의 관계망을 통해 참여자는 서로 만나지 않고도 정보를 공유하고, 관계망을 생성하고 유지하며 네트워크는 점차 상상 이상으로 확장하게 됩니다. 현시대는 인터넷의 등장으로 인해 온라인 기반 예술 활동을 전개하는 등 신문명의 화력이 그 어느 때보다 거셉니다. 오프라인 전시는 현장감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 일회성이라는 한계 또한 가지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그런 점에서 온라인 프로젝트는 인터넷이라는 연결 고리로 지속적인 활성화를 유도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예술과 참여자를 연결하는 가교 구실을 하고, 현장의 생생함 그 이상의 경험과 콘텐츠를 선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영구적인 자료 보존과 수시 업데이트가 가능합니다. 무한 교류가 가능한 창구이자 채널로 꾸준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Åzone Futures Market’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관람객에게 개방하면서 콘텐츠를 자유로이 활용하는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모색합니다. 나아가 다른 사이트나 전시와 연계할 수도 있고, 테크놀로지와 예술의 관계성을 공유하는 소셜 웹으로 진화를 거듭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성과와 가치

새로운 기술은 인류가 그동안 쌓아 올린 사회 기반에 도전하고, 몇 세기 동안 우리의 집단 경험을 구조화한 윤리, 기관, 나아가 세계관을 불안정하게 만듭니다. 기술이 발전으로 인한 가속도는, 인류가 살고 싶은 삶을 만들고자 하는 능력의 한계를 초과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문화 양식이 필요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그렇기에 구겐하임과 같은 주요 미술관이 장기간 기술, 예술, 관람자에 관해 연구해 만들어낸 이 전시가 가치를 지닙니다.
문화는 항상 삶의 의미를 구성하고 인류의 공통점을 찾기 위한 장치로 활용됐습니다. 예술의 미래에 대한 의사 결정을 위한 다른 시스템과 실험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기술 중심 사회가 끌어낸 예술의 변화를 관람자 스스로 참여하며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자리, ‘Åzone Futures Market’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입니다.

실제 전시공간을 디지털 플랫폼으로 대신하는 것은 방문객을 곧 사용자로 변화시켰습니다. 이러한 온라인 장터라는 익숙한 듯 낯선 형태의 전시 구조 테스트는, 앞으로도 다양한 기술 결합 전시 구조의 탄생을 자극할 것입니다. 이러한 시도는 기술을 통해 시각예술을 보전하고 아트+테크놀로지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며, 그리고 미술 전시를 바라보는 방식과 고정관념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뿐 아니라 미국 LACMA의 ‘The Hyundai Project: Art + Technology’ 등 세계의 내로라하는 미술관이 앞다투어 예술과 테크놀로지에 대한 접근도와 활용도를 높이는데 가세하고 있습니다. 이들 미술관의 노력은 지금도, 앞으로도 진행 중입니다. ■ with ARTIN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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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shot of Åzone Futures Market Design: Studio Folder
© Solomon R. Guggenheim Foundation,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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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shot of Åzone Futures Market Design: Studio Folder
© Solomon R. Guggenheim Foundation,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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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shot of Åzone Futures Market Design: Folder
© Solomon R. Guggenheim Foundation,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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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shot of Åzone Futures Market Design: Studio Folder
© Solomon R. Guggenheim Foundation,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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Åzone Terminal Installation View: Åzone Terminal, October 23-December 31, 2015 Mechanical
© Solomon R. Guggenheim Foundation,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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Åzone Terminal Installation View: Åzone Terminal, October 23-December 31, 2015 Mechanical
© Solomon R. Guggenheim Foundation,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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Åzone Terminal Installation View: Åzone Terminal, October 23-December 31, 2015 Mechanical
Terminal: Pietro Leoni Photo: Kris McKay
© Solomon R. Guggenheim Foundation, New York -
Luis Camnitzer <Art History Lesson no. 6> 2000
Ten slide projectors with various stands, overall dimensions variable. Solomon R. Guggenheim Museum, New York, Guggenheim UBS MAP Purchase Fund. Installation view: Under the Same Sun: Art from Latin America Today, South London Gallery, June 10–September 4, 2016.
Courtesy: Solomon R. Guggenheim Foundation and the South London Gallery. Photo: Andy Stagg -
Trisha Baga <Flatlands> 2010
Video, color, sound; 18 min., with disco ball and 3D glasses Collection of the artist; courtesy Greene Naftali Gallery, New York,
Installation view, Greene Naftali Gallery, New York, 2011 © Trisha Baga and Greene Naftali Gallery, New York -
Image by Jen Wang
© Solomon R. Guggenheim Museum,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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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a-En Jao <REM Sleep> 2011
Three-channel color high-definition video projection, with sound, 63 min., 42 sec
Installation view: 10th Taishin Arts Award Exhibition, Museum of Contemporary Art, Taipei, April 28 – June 17, 2012.
Courtesy the artist © Chia-En Jao © Solomon R. Guggenheim Museum, New York -
Works & Process at the Guggenheim, Hypermusic; Ascension, March 11, 2010
Photo: Kristopher McKay
© Solomon R. Guggenheim Museum, New Y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