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26: 세르주 라스비뉴
퐁피두센터 관장


세계 최초의 복합문화예술공간, 퐁피두센터가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렌조 피아노(Renzo Piano)와 리차드 로저스(Richard Rogers), 두 건축가가 ‘진화하는 공간의 도해’로서, 1977년에 설계한 퐁피두센터는 철골구조와 각종 배관파이프가 밖으로 노출된 파격적인 외관으로, 개관 당시부터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20세기 이후의 예술작품 12만여 점을 보유한 퐁피두센터는 유럽 최대의 근현대미술관으로, 세계적인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성장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근현대미술관을 중심으로 공공도서관, 공업디자인센터, 현대음향음악연구소로 구성해 공공성과 다양성을 결합한 20세기 가장 혁신적인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평가 받습니다.
파리 중심에 공공을 위한 문화예술센터를 설립하고자 했던 조르주 퐁피두(Georges Pompidou) 전 프랑스 대통령의 간절한 바람이 현실로 거듭난 셈입니다. 기존의 미술관 개념을 뛰어넘어, 하나의 문화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퐁피두센터. 개관 후 4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공공문화예술기관의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제 퐁피두센터는 파리를 너머, 전 세계 곳곳에 분관을 설립하며 해외망 확장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향후 다가올 퐁피두센터의 미래는 어떠할까요? 40주년을 맞이해, 세르주 라스비뉴(Serge Lasvignes) 관장에게 퐁피두센터의 전망과 그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퐁피두센터는 모든 규격화를 탈피하고자 합니다.
저는 우리가 타 미술관과 같은 미술관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아요.
- 세르주 라스비뉴 -

Q. 1977년에 설립된 퐁피두센터는 세계 최초의 복합문화예술공간입니다. 20세기 가장 혁신적인 공공문화프로젝트로 평가 받는데요. 퐁피두센터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와 가치는 무엇입니까?
퐁피두센터의 첫 번째 목표는 각 예술분야들의 장벽을 허무는 것입니다. 예술에 대한 다학문적 접근을 통해 우리는 근현대미술, 문학, 영화, 음악, 무용, 건축 등 모든 문화적 표현수단을 한데 모아 통합시킬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목표는 진정한 창작활동으로 귀결되는 현대예술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기관과 예술가 사이의 소통이지요. 퐁피두센터는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그들이 자신의 집처럼 느끼고, 예술가들이 서로 만나 교류하는 장소로서 기능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목표는 앙드레 말로(Andre Malraux)의 전통이라 할 수 있는 문화민주주의입니다. 우리는 일반 대중, 모든 이들을 향해 열려있습니다.

Q. 우리사회에서 현대미술의 의미와 가치는 무엇이라고 여기시는지요?
현대예술은 사회발전을 위한 주요쟁점입니다. 한 국가에서 현대예술의 존재와 성장력은 예술적 의미뿐만 아니라 보다 더 넓은 의미에서, 창조의 중요한 요인이지요. 현대예술은 현실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공공을 위해 존재하는 예술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오늘날 현대적 창작활동은 한 사회가 혁신하고, 과감한 시도를 하며, 미지의 세계와 맞서고,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능력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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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퐁피두센터는 프랑스 메스(Metz)와 스페인 말라가(Malaga)에 분관을 설립하며, 최근 몇 년간 해외망 확장정책을 활발히 펼치고 있습니다. 오늘날, 문화예술기관의 확장정책이 필요한 이유와 그 효과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퐁피두센터는 국제적 기관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근현대미술작품컬렉션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소장품을 타국에 보여주고 나누고자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퐁피두센터는 모든 사람이 문화를 접근하는데 있어서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공공에게 열린 다학문적 공간이죠. 우리는 이 다학문체계의 모델을 공유하고, 이 모델이 다른 문화권, 다른 나라에서 어떻게 기능할 수 있는지 보고 싶습니다. 또한 우리는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고자 하는 책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문화적 위계질서가 존재하지 않으며, 반대로 새롭게 부상하고, 활성화되는 무대들이 있어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 새로운 무대를 발견하고, 이해하고, 연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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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퐁피두센터서울분관 설립계획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퐁피두센터서울관 프로젝트에서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점이 있으십니까? 당신이 생각하는 퐁피두센터서울의 이상적인 모습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우리의 이상은 한국에 퐁피두센터를 정확히 복제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주안점은 각 장소에 우리의 존재를 조화롭게 적응시키는 것입니다. 단순히 큐레이터들을 출장 보내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 예술계와 관계를 맺고, 한국내부를 이해하기 위해, 충분히 긴 시간 동안 한국을 경험해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근거들을 검토했고, 우리는 한국에 이르렀어요. 한국은 굉장히 흥미로운 예술무대를 가지고 있고, 우리는 퐁피두센터서울분관 프로젝트를 위해 훌륭한 파트너를 찾아야만 합니다.

Q. 퐁피두센터는 수많은 기업브랜드와 협업을 해왔습니다. 문화예술기관과 기업브랜드의 협업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회공동체에 있어 기업은 결정적인 요소입니다. 퐁피두센터는 사회를 향해 열려있는 미술관이며, 사회에 개방적이라는 것은 기업과 만남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죠. 저희의 사명은 모든 현실적 측면에서 개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후, 모든 과제는 관계의 방식입니다. 어떻게 협업의 관계가 프로젝트로 귀결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죠. 기업이 퐁피두센터의 프로그램을 결정할 수는 없어요. 반면, 기업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협력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우리에게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고, 전시기획, 학술세미나, 대중강연의 개최과정에 참여할 수 있죠. 현재 우리는 이러한 형태의 관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최근 양혜규, 김수자를 비롯해, 퐁피두센터에서 다수의 한국아티스트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당신이 바라본 한국의 현대예술계는 어떠합니까?
작년에 제가 릴을 방문했을 당시, 젊은 한국작가들의 전시 <서울, 빨리, 빨리! >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새로움이 있는 굉장히 흥미로운 전시였어요. 저는 한국 현대예술계의 창조적인 상상력에 놀랐습니다. 그렇기에 퐁피두센터를 서울에 열고 싶은 바람이 있는 것이죠.

Q. 퐁피두센터의 미래는 어떠합니까?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퐁피두센터는 모든 규격화를 탈피하고자 합니다. 저는 우리가 타 미술관과 같은 미술관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아요. 저의 이상은 다학문성, 사회를 향한 개방성, 지성적 삶을 위한 발전과 같은 퐁피두센터만의 독창성을 보존하고 계발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고유한 정체성이자, 지향점이죠. 현재 우리의 주된 관심사는 디지털기술입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디지털기술을 통해 방문자와 예술기관 사이의 좀 더 지속적이고, 상호적이며, 참여적인 새로운 관계를 확립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관계확립을 위해, 우리는 올해 가을 인터넷예술학교를 열 예정입니다. 예술과 과학, 기술의 만남을 주제로 한 <변화와 창조>라는 연간행사 역시 향후 개최될 것입니다. ■with ARTIN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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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elier enfants
©Manuel Brau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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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elier enfants
©Manuel Brau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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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elier enfants
©Manuel Braun,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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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re Pompidou Facade
©Centre Pompidou, Photo : Manuel Braun,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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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re Pompidou nuit
©Centre Pompidou, Photo : Ph Mig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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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re Pompidou Detail de la structure
©Centre Pompidou, Photo : Ph Mig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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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re Pompidou Depuis la Piazza
©Centre Pompidou, Photo : Ph Mig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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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 Centre Pompidou coursive
©Centre Pompidou, Photo : Manuel Braun,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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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ue aerienne seine
©Centre Pompid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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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ue aerienne
©Centre Pompidou, Photo : Georges Meguerditch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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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ssily Kandinsky, Mit dem schwarzen Bogen, 1912
Collection du Centre Pompidou, Photo ©Centre Pompidou, MNAM-CCI/ Dist. RMN-GP ©domaine pub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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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adimir Tatline, Maquette du Monument à la Troisième Internationale, 1919 – 1979
Collection du Centre Pompidou, Photo © Centre Pompidou, MNAM-CCI/Adam Rzepka/Dist. RMN-GP © droits réservé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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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o González, Petit buste, 1929
Collection du Centre Pompidou, Photo © Centre Pompidou, MNAM-CCI / Philippe Migeat / Dist. RMN-GP © domaine pub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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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 Lotar, Sans titre [Main de Tombros avec oursin], 1931
Collection du Centre Pompidou, Photo © Centre Pompidou, MNAM-CCI / Philippe Migeat / Dist. RMN-GP, © Eli Lo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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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am Gillick, Revision / 22nd Floor Wall Design, (Revision: Post Discussion Revision Zone #1, #2, #3, #4. Big Conference Centre 22nd Floor Wall Design), 1998
Photo ©Manuel Brau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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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Zelehoski, Open House, 2012
Photo ©Manuel Brau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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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afur Eliasson, Cold wind sphere, 2012
Photo ©Manuel Brau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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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re Pompidou nuit
©Centre Pompidou, Photo : Ph Migeat
Profile

Hervé Véronèse, ©Centre Pompidou
세르주 라스비뉴(Serge Lasvignes)는 1954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나 프랑스어문학과 교사자격증을 취득했으며, 국립행정학교(École nationale d’administration) 1989년도 졸업생입니다. 이후, 프랑스 최고사법기관 국무회의에서 일을 시작한 그는 1995년부터 1996년까지 프랑스 교육부, 고등교육, 연구기관 및 전문인력통합부서에서 국제협력사무총장으로, 1996년부터 1997년까지 동일 부서에서 법률사무총장으로 재직한 바 있습니다. 뒤이어, 1997년부터 2006년까지 프랑스정부 비서실장을,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수석비서관을 역임했습니다. 2015년 4월, 그는 조르주 퐁피두 국립예술문화센터(Centre National d’Art et de Culture Georges Pompidou)의 관장 겸 최고경영자이자, 공공정보도서관 (BPI), 현대음향음악연구소 (IRCAM), 퐁피두센터메스(Centre Pompidou Metz)의 이사장으로 취임했습니다.
Art Insight: 글로벌 문화예술계 리더가 전하는 동시대 예술의 한 발 앞선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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