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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Insight #1: 오쿠이 엔위저

2015 베니스 비엔날레의 총감독, 오쿠이 엔위저를 만나다

Art Insight #1. 오쿠이 엔위저 작품 이미지

오쿠이 엔위저가 나누는 현대미술, 비엔날레, 그리고 예술에 대한 인사이트

베니스 비엔날레 소개 이미지

미술계 가장 큰 이슈는 격년제로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일 것입니다. 본 전시의 규모도 한 몫 하지만 특히 각 국가관이 참여하면서, ‘예술계의 올림픽’이라고 불릴 만큼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기 때문입니다. 마시밀리아노 지오니(Massimiliano Gioni)가 성공적으로 비엔날레를 마친 2013년 말, 누가 그 다음 56회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을 맡느냐가 큰 관심을 모았는데, 지난 2008년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았던 오쿠이 엔위저(Okwui Enwezor)가 그 자리를 꿰차면서 2015년 비엔날레에 대한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나이지리아 칼라바르에서 출생한 오쿠이 엔위저는 뉴욕 뉴저지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후, 현재 뮌헨과 뉴욕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학시절, 아프리카 사회와 예술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그는 세상에 알려진 아프리카 예술과 현실이 다르다는 점을 깨닫고 그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오쿠이 엔위저는 1996년 요하네스버그비엔날레의 디렉터로 활약하기도 했으며, 아프리카 예술계를 소개하는 『Nka: 아프리카 현대미술 저널』의 창립자이자 편집장이기도 합니다. 한편, 요하네스버그비엔날레 이후, 오쿠이 엔위저는 여러 대규모 기획전의 디렉터로 활약해 오고 있는데, 2002년 카셀도쿠멘타 11 총감독과 2012년 파리 라트리엔날레 수석 큐레이터를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뮌헨의 하우스 데어 쿤스트(Haus der Kunst) 관장으로 재직하며, 샌프란시스코 아트인스티튜트와 컬럼비아 대학, 일리노이 대학 등에서 교육자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에 모두 능한 진정한 예술계의 실력자를 직접 만났습니다.

인식이 곧 현실이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저는 비엔날레를 비롯한 전시가 세계를 생각하고 세계의 복잡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 사회, 문화, 경제는 세계의 단면으로, 자연스레 전시와 접목됩니다. - 오쿠이 엔위저 -

오쿠이 엔위저 감독 2008년 광주비엔날레 참석 이미지

양질의 큐레이터 양성 프로그램, 전시 프로그램 등의 중요한 이벤트들이 제7회 광주비엔날레를 중요하게 만드는 것들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큐레이터들은 매회 비엔날레와 관련된 공공 프로그램들(Public Program)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현재 이 양성 프로그램이 매회 비엔날레의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 오쿠이 엔위저 -

Q. 관장님이 기획했던 2008년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질문입니다. ‘연례보고: 일 년 동안의 전시(Annual Report: A Year in Exhibitions)’를 주제로 열었고, 이는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비엔날레를 총괄했던 총감독으로서 전반적인 회고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광주 비엔날레와 같은 전시는 변화의 지속적인 과정을 전제로 합니다. 따라서 하나의 전시는 다른 전시와 대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또 다른 비엔날레들과 연결됩니다. 저는 비엔날레를 조직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다양하고도 젊은 목소리를 듣기 위해 김현진과 랜지트 호스코테(Ranjit Hoskote) 등 젊은 큐레이터들을 포함시켰습니다. 비엔날레가 작품을 전시하는데 있어서 뿐만 아니라 지적인 문화 사회에서 어떤 식으로 자리 잡고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실험하고 싶었습니다. 하여, 양질의 큐레이터 양성 프로그램, 전시 프로그램 등의 중요한 이벤트들이 제7회 광주비엔날레를 중요하게 만드는 것들이었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큐레이터 양성 프로그램을 만들어 6년이 된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를 통해 큐레이터들은 매회 비엔날레와 관련된 공공 프로그램들(Public Program)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현재 이 양성 프로그램이 매회 비엔날레의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중국의 중앙미술학원(Central Academy of Fine Arts, CAFA)과 협력해 베이징에서 주요한 컨퍼런스를 개최해 ‘도시성(civicness)’의 개념을 논의하기도 했는데, 호주, 중국, 인도, 미국, 영국 등에서 다양한 패널들이 발제자로 참가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협력을 거쳤다는 것을 대부분은 알아차리지 못 했겠지만 사실 비엔날레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들이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비엔날레가 의미할 수 있는 다양한 면모를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광주 비엔날래 퍼포먼스 이미지

Q. 비엔날레와 미술관의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단적으로 말해, 미술관이 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라면, 비엔날레는 제안을 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술관은 연구적 측면이 강조돼 체계화되고 제도화된 부분이 있지만, 비엔날레는 조금 더 사회 현상에 치중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비엔날레가 폭발적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그렇다면 사람들이 왜 비엔날레를 필요로 하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그 경계가 점차 모호해져가고 있다고 해도 비엔날레와 미술관은 끝까지 구분될 필요가 있습니다. ‘지체(delay) 과정을 자신의 매커니즘으로 삼은 미술관과는 다르게 비엔날레는 끊임없이 하나의 역동적 ‘파괴’ 모델로서 존재해야만 합니다.

미술관 이미지

Q.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어떤 구성을 꿈꾸고 계신가요?

비엔날레를 통해 다른 포지션에 있는 예술이 서로 통할 수 있다는 점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전시에서 무엇을 할지 아직 밝힐 수 없지만, 1980년대에서 1990년대 비엔날레가 지니고 있었던 ‘실험적인 본성(experimental nature)’에 대한 그 어떤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이번 비엔날레에선 구작보다도 신작에 가능한 많이 집중하려 하고 있습니다.

광주 비엔날래 퍼포먼스 이미지

Q. 이전에 주도하신 비엔날레나 전시에서 ‘주변부’에 대한 담론을 많이 제시했습니다. 그 점도 이번 비엔날레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요?

‘주변부’라는 말은 이미 구식화된 언어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세계가 변하는 속도가 빨라서 이제 중심부와 주변부의 경계는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이 와중에 어떤 특징 가지고 새 시각을 전달해야할까에 대해 고민이 많습니다.

Q. 비엔날레의 장소성과 관련해 세운 전략이 있으신가요?

비엔날레 전반적인 구성은 회고전, 특별전, 설치, 공공미술 등일 것인데, 이들은 특정한 담론을 형성해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비엔날레 안에 다수의 역사적인 작품을 특별히 설치할 예정이기도합니다. 1895년부터 개최된 비엔날레는 내년에 120회를 맞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에 베니스비엔날레를 역사 속 에피소드로 회부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맥락을 반영하기 위해 베니스비엔날레의 기념일 이라는 점을 이용해도 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 Q. 그동안 진행한 비엔날레들이 정치적인 사안을 다루는(political charged) 비엔날레라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식이 곧 현실이 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저는 비엔날레를 비롯한 전시가 세계를 생각하고 세계의 복잡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 사회, 문화, 경제는 세계의 단면으로, 자연스레 전시와 접목됩니다. 전시도 어떤 면에서는 정치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것들을 예술 안에서 완결된 형태로 제시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예술의 비판적인 관계와 연결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 Q. 광주에서의 경험이 앞으로 열릴 베니스비엔날레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요즘, 지난 6년 간 베니스비엔날레에 일어났던 모든 일들을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베니스비엔날레는 각 국가의 파빌리온이라는 오래된 특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의 구조, 모델은 본전시와 다르고, 90개의 각기 다른 나라의 거대한 파빌리온과 1,000여 개의 전시가 동시에 열립니다. 이 점은 압도적이기까지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대중의 기대와 다양한 이벤트의 카오스 속에서 어떻게 베니스비엔날레가 질적 만족을 제공할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이것이 베니스와 광주의 차이입니다. 광주에서 저는 현대미술을 조사하고 세계가 돌아가는 방식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비엔날레의 특성 분석, 주요 전시와 미술계의 핵심 담론, 문화의 흐름과 이슈를 한 장에 모았습니다. 베니스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광주에서의 경험이 나를 베니스비엔날레로 이끌었다는 점입니다.

Q. 젊은 예술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예컨대, 시시각각 변하는 가면무도회가 있다고 생각해보면, 우리는 한 관점으로만 봐서는 그 무도회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습니다. 제대로 관찰하기 위해서는, 같이 역동성을 가지고 움직여야만합니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중동 등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함께 참여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럴 때 실제 살아있는 예술계가 형성될 것입니다. ■ with ARTINPOST

  • <Entwurfszeichnung für die Umgestaltung der ehemaligen “Ehrenhalle”>

    Max Ott, 1956, Haus der Kunst, Historisches Archiv

    <Entwurfszeichnung für die Umgestaltung der ehemaligen “Ehrenhalle”>
  • <Entwurfszeichnung für die Umgestaltung der ehemaligen “Ehrenhalle”>

    Max Ott, 1956, Haus der Kunst, Historisches Archiv

    <Entwurfszeichnung für die Umgestaltung der ehemaligen “Ehrenhalle”>
  • <Fassade Haus der Kunst>

    2012 Photo: Marino Solokhov

    <Fassade Haus der Kunst>
  • <Haus der Kunst with Lettering Sculpture by Lawrence Weiner>

    2007 Photo: Jens Weber, München

    <Haus der Kunst with Lettering Sculpture by Lawrence Weiner>
  • <Haus der Kunst, Roof>

    Photo: Max Geuter ⓒ Haus der Kunst

    <Haus der Kunst, Roof>
  • <Haus der Kunst, View from Prince Carl Palais>

    2013 ⓒ Ute Zscharnt für / for David Chipperfield Architects

    <Haus der Kunst, View from Prince Carl Palais>
  • <Archive Gallery in Haus der Kunst>

    2014 Photo: Wilfried Petzi

    <Archive Gallery in Haus der Kunst>
  • <Archive Gallery in Haus der Kunst>

    2014 Photo: Wilfried Petzi

    <Archive Gallery in Haus der Kunst>
  • <Archive Gallery in Haus der Kunst>

    2014 Photo: Wilfried Petzi

    <Archive Gallery in Haus der Kunst>
  • <Mittelhalle nach ihrer Umgestaltung>

    1956, Haus der Kunst, Historisches Archiv

    <Mittelhalle nach ihrer Umgestaltung>
  • <Vergleichsstudie:Raumhöhen unterschiedlicher Museen,o.D.>

    Atelier Paul Ludwig Troost Haus der Kunst, Historisches Archiv

    <Vergleichsstudie:Raumhöhen unterschiedlicher Museen,o.D.>
  • <Auszug aus dem “Depotbuch für Bilder”>

    1941/44 Haus der Kunst, Historisches Archiv

    <Auszug aus dem “Depotbuch für Bilder”>
  • View of ‘Spring(opening ceremony)’, 7th Gwangju Biennale 2008

    Courtesy: Gwangju Biennale Foundation

    View of ‘Spring(opening ceremony)’, 7th Gwangju Biennale 2008
  • View of ‘Spring(opening ceremony)’, 7th Gwangju Biennale 2008

    Courtesy: Gwangju Biennale Foundation

    View of ‘Spring(opening ceremony)’, 7th Gwangju Biennale 2008

Profile

나이지리아 칼라바르에서 출생한 오쿠이 엔위저는 뉴욕 뉴저지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후, 현재 뮌헨과 뉴욕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1996년 요하네스버그비엔날레를 시작으로 대규모 기획전의 디렉터로 활약해 오고 있으며, 2002년 카셀도쿠멘타 11, 2008년 제7회 광주비엔날레 총감독, 2012년 파리 라트리엔날레 수석 큐레이터를 역임한 바 있습니다.

현재 오쿠이 엔위저는 뮌헨의 하우스 데어 쿤스트 관장이며, 『Nka: 아프리카 현대미술 저널』의 창립자이자 편집장이기도 합니다. 오는 2015년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 선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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