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25: 마틴 혼직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 디렉터


그는 가공할만한 에너지를 지닌 사람입니다. 어느 행사에서도 그 어떤 장소에서도 매너와 웃음을 잃지 않는 그를 가리켜, 국내 한 인사는 “에너자이저”라는 애칭을 붙였습니다. 오스트리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예술, 과학 기술, 사회라는 주제들 간의 연결고리, 조화와 인과 관계를 탐구하는 기관입니다. 혁신적이고 급진적이며 기이한 아이디어들을 확장시키는 기관은 출범 30여 년 만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끼친다고 여기며, 이 모든 요소들이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과 서로에 미치는 영향력에서 “인간적인 요인”을 찾으려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계획과 목표, 그 중심에 디렉터 마틴 혼직이 있습니다.
예술적 사고는 경계를 넘고, 고장난 것을 고치며, 실패하고, 대안적인 질문을 던짐으로써 새로운 답을 얻으려 하는 용기의 상징입니다. -마틴 혼직-

Q. 현대미술의 다양한 면면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2017년입니다. 제 57회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 도큐멘타14(Documenta14),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Sculpture Project Münster) 등 중요한 국제 행사들이 큰 방점을 찍을 예정인데요, 올해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특별한 계획은 무엇입니까?
1979년 출범 이후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중점 사항은 매년 같습니다. 우리는 다양한 연구 분야 간의 접점에서 비롯되는 예술 및 그 성격, 표현 방식, 사용된 도구와 수단, 잠재된 신규 시장과 파트너, 무엇보다도 국제 사회에 있어서의 역할 전반을 탐색하고, 다수의 국제 및 국내 활동을 통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것입니다. 특별히 중점을 두는 사항을 두 가지만 짚어 보자면, 예술과 과학 또는 예술과 산업 간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진행중인 모든 프로젝트가 화제의 중심에 오릅니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어떻게 계획을 구상하며,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가 다른 기관과의 차별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한 번도 다른 기관과의 차별화를 목표로 삼은 적은 없습니다. 차별점이라기보다 특색을 부여하는 것은 아르스 일렉트로니카가 세 개의 심장을 지닌 하나의 기관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공식적으로 문화, 교육, 그리고 과학 연구 기관이죠. 이러한 견고한 삼각형을 통해 아티스트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합니다.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지지하는 성격의 예술을 다루는 전형적인 의미의 공식 시장은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른 전문 분야 및 학문과의 성공적인 연계로 이뤄낸 새로운 창작 분야를 만들거나, 과학자, 활동가, 선구자, 창작자, 시민 등 모든 분야의 멋진 사람들을 연결시켜, 예술을 하며 예술적으로 사고하는 전문가들이 사회 전체가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과 잠재력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Q. 지난 가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은 다시 한번 크게 회자되었습니다. 페스티벌의 주제는 무엇이었으며, 페스티벌을 계획하면서 그 주제를 구현하기 위해 가장 중점을 두신 사항은 무엇입니까?
“활성 원자 - 그리고 우리 시대의 연금술사(Radical Atoms – And The Alchemist of Our Time)”가 지난 페스티벌의 주제였습니다. “활성 원자”는 MIT의 탠저블 미디어 그룹(Tangible Media Group)이 쓴 용어를 가져왔으며, MIT 교수 이시이 히로시(Hiroshi Ishii)가 수행한 연구의 중심 내용이기도 합니다. 전시는 공학에 대해 사고함에 있어 스마트함(smartness)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또한 다차원적이며 미디어화되고 상호 연결된 디지털 세상에서 “스마트 소재(smart-material)”라는 요소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에 대한 일반적인 태도를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원형적이고 독특한 개념과 사고, 프로젝트가 다수 제시되었고, 이로 인해 전시 자체가 하나의 원형이 되었습니다.

Q. 현대자동차그룹이 주최하는 VH 어워드(VH AWARD)의 초기부터 중요한 역할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VH 어워드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다른 많은 예술 어워드와 비교했을 때 VH 어워드가 추구하는 역할과 비전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고,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전반적인 VH 어워드의 구상이 최첨단의 뛰어난 조건에 기반하고 있고, 태생적으로 좋은 것들을 많이 구현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성공을 이룬 동시에 한국 문화에 깊이 자리잡고 있으며, 야심찬 목표를 지닌 현대자동차그룹이 한국 미디어아트 및 아티스트 사이에 다리를 놓은 역할은 본보기가 될 만합니다. VH 어워드는 아티스트에게 상금만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아티스트의 지식을 확장시킬 수 있는 놀라운 기회를 제공합니다. 작년 우리는 성공적인 결과를 냈습니다. 수상자들은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우리 소유 기관인 딥스페이스 8k(DEEP SPACE 8k)에서 아티스트 자신과 VH 어워드를 알렸습니다. 이를 통해 아티스트들은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과 같은 국제 무대에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방대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Q. VH 어워드의 중요한 심사위원 중 한 명으로서, 어떤 기준으로 아티스트나 예술 작품을 선정하십니까?
다른 심사위원들과 전반적으로 비슷합니다. 총체적인 의미의 탁월함을 봅니다. VH 어워드는 작품을 완벽하게 완성할 것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심사는 아티스트가 전반적으로 ‘도구’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해하는 것에 달렸습니다. 이 맥락에서 ‘총체적’이란, ‘비전홀(Vision Hall)’의 전체 환경에 대해 기술적으로 올바른 이해를 할 수 있는지와 관련 있습니다. 사운드와 공간을 이해하여 공간 내에서 하나의 경험을 만들어내는 일은 도전이자 자격 요건이며, 기회입니다.

Q. 한국의 미디어아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보신 다른 아티스트와 비교했을 때 한국 아티스트만의 독특한 특징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인 경험에서 보았을 때, 한국에서는 미디어아트에 대한 해석이 컴퓨터 애니메이션에만 한정되어 있고, 한국 내의 미디어 아티스트 교육도 애니메이션에 대부분 집중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VH 어워드와 많은 출품자들 덕분에 저는 한국 애니메이션계에 대해 상당히 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심사했던 출품작들의 전체적인 수준은 굉장히 높았고, 국제 애니메이션계와 동등한 수준이었습니다. VH 어워드에 출품된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평가하며 매우 흥미로웠던 점은, 모든 프로젝트가 한국의 현재 상태와 한국의 전통 및 역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방식으로 한국 문화 및 정체성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특정 질문과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Q. 많은 사람들이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프로젝트를 통해 인류와 고도로 발전한 사회의 미래의 모습을 가늠합니다. 미래의 키워드를 제시하기 위해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신가요?
딱히 연구하고 있는 것은 없습니다. 단지 예술계 안에서 예술과 예술가들을 매일매일 접하고 함께 일하며 경험하는 것들, 그리고 예술계 밖에서 겪는 경험들을 반영할 뿐입니다. 키워드를 물으신다면, 저는 예술적 사고(art thinking)라고 답하겠습니다. 예술적 사고는 경계를 넘고, 고장난 것을 고치며, 실패하고, 대안적인 질문을 던짐으로써 새로운 답을 얻으려 하는 용기의 상징입니다. 저는 새로운 사고 방식이야말로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가 필요로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술은 완벽한 촉매제 역할을 할 뿐입니다.

Q.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수장이자 국제 기획자로서, 개인적인 꿈이 무엇인지 알려주신다면요?
이 세계가 지닌 다양성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포가 아닌 희망으로 인식되기를, 세계 시민으로서 우리가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우리의 일상에 단단한 기반과 자원을 제공하는 지구라는 행성을 더 이상 괴롭히지 않기를 바랍니다. 가장 큰 소원이자 희망이 있다면, 가까운 미래에 지식과 교육을 얻을 기회가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이 행성에서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 말이죠. (화성 여행에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 with ARTIN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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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s Electro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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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1970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마틴 혼직(Martin Honzik)은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Ars Electronic Festival)의 총괄 디렉터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시각 경험 디자인을 전공했으며 문화 및 미디어 매니지먼트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OK Center for Contemporary Art의 멤버로 참여한 바 있는 마틴 혼직은 2001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퓨처랩(Ars Electronica Futurelab)에 합류한 후 2006년부터 현재까지 디렉터를 맡고 있습니다.
Art Insight: 글로벌 문화예술계 리더가 전하는 동시대 예술의 한 발 앞선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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