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20: 마크 스피글러
아트바젤 글로벌 디렉터


우리 시대 수많은 아트페어가 존재하고 기량을 뽐내지만 ‘아트바젤’에 필적할 행사는 없습니다. 유럽 각 나라가 자국의 페어를 전투적으로 후원하지만 매년 6월이면 현대미술 리더들의 발걸음은 스위스 바젤로 향하는데, 이제 ‘아트바젤’은 단순한 마켓을 넘어 현대미술의 미래를 점치고 서로의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막강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스위스 바젤을 거점으로 마이애미, 홍콩까지 매년 3개의 페어를 개최하며 전 세계 500여 갤러리와 협력하는 ‘아트바젤’, 각 쇼의 밀도는 물론 브랜드의 퀄리티를 높이는 ‘아트바젤’의 핵심에 마크 스피글러(Marc Spiegler)가 있습니다. 유럽 미술인들이 ‘최고의 브레인’이라 수식할 만큼 넓은 식견을 지닌 그를 직접 만나 ‘아트바젤’의 철학과 성공 요인 그리고 향후 계획에 대해 물었습니다.
우리의 성공 비밀은 ‘질적 훌륭함’입니다. 우리는 갤러리들의 네트워크 구축과
아이디어 교환을 위한 최고의 플랫폼을 제공하자는 원칙을 갖고 있으며
미래의 컬렉터와 작가들에 집중하는 철학을 지닙니다.
- 마크 스피글러 -

Q. ‘아트바젤’ 글로벌 디렉터로서 당신의 키 롤은 무엇입니까?
총 75명으로 구성된 기관을 이끌고 바젤, 뉴욕, 홍콩 3개 대륙의 사무실에서 일하며, 훌륭한 사람을 찾아 그 사람들에게 임무를 주는 역할, 그것이 바로 ‘아트바젤’에서 제가 하는 일입니다. 저는 개개인에게 세세한 임무를 맡기는 것보다 전략, 비전, 통찰력에 초점을 두는 게 더 중요하다 여기기 때문에 각 실무자에게 권한을 주는 대신 강력한 책임을 묻고, 각자가 중요한 플랫폼이되 컨트롤 타워의 확인을 거치도록 모든 업무를 조율합니다.

Q. ‘아트바젤’은 미술계 최고의 위치에 있습니다. ‘아트바젤’의 철학과 원칙은 무엇이고 현재의 위치에 올려놓은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아트바젤’이 이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전 세계 최고의 갤러리들이 내놓는 가장 최상의 작품들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성공 비밀은 ‘질적 훌륭함’입니다. 우리는 갤러리들의 네트워크 구축과 아이디어 교환을 위한 최고의 플랫폼을 제공하자는 원칙을 갖고 있으며 미래의 컬렉터와 작가들에 집중하는 철학을 지닙니다.

Q. 세계 미술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지금 ‘아트바젤’은 바젤, 마이애미, 홍콩 등 각 지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세 개 행사의 특성을 직접 설명해 주신다면요?
각 페어의 특성은 지리적 차이 그 자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의도적으로 각 페어에 참가하는 갤러리의 약 50%가 진정으로 그 영역을 대표하는 호스트로 구성되도록 긴밀히 애씁니다. 특정 지역에 공백이 있는지 확인하거나 통합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단적으로 설명하자면 각 페어는 서로의 공백을 메우는 셈인데, 바젤 쇼를 구성한 유럽 갤러리들이 간과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아트바젤마이애미’가 열리고, 미국 지역 갤러리들의 공백을 ‘아트바젤홍콩’의 아시아 갤러리들이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Q. 수많은 지원 갤러리와 작품 중 훌륭한 것을 걸러내는 과정이 매우 까다로울 것 같습니다. ‘아트바젤’이 함께 일할 갤러리와 기업을 고를 때 중요시 여기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함께할 갤러리를 고르는 과정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다양한 기준과 원칙이 존재하며 특수 위원회의 심사를 거치지만, 무엇보다 우리는 작품 판매에 뛰어난 갤러리보다 작가를 적극 돕고 함께 성장하는 갤러리와 일하길 원합니다. 그것은 작품을 발전시킨다는 의미이기도 한데, 심포지엄을 열거나 학술행사를 진행하고 또 그 도시의 실제 문화와 연결돼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갤러리를 찾는 것에 초점을 둡니다.
물론 갤러리가 어느 마켓(Primary Market, Secondary Market)에 속해 있는지에 따라 구분을 두긴 합니다. 예를 들어 갤러리가 판매하는 작품이 작가에게서 바로 전달될 수 없는 경우에는 갤러리의 명성(reputation)과 감별력(connoisseurship)이 평가 기준이 됩니다. 그들이 다루는 작품에 관련된 미술사를 잘 아는 것도 중요하지요. 반면 1차 시장에 속한 갤러리라면 함께 일하는 작가의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작가와의 관계를 더 중요한 요소로 살펴봅니다. 작가를 발굴해 내고 그들의 작품을 파는 것, 작가의 역량을 끌어내고 그들이 다른 갤러리를 찾도록 도와주는 능력까지, 우리는 샅샅이 검증합니다.
함께 일할 기업을 선택하는 기준도 같습니다. 우리는 작가를 적극 돕는 기업과 함께 일하길 원합니다. 그럼으로써 작품을 더 발전시키는 것에도 의미를 두는 것입니다.

Q. ‘아트바젤’의 철저한 노력 덕분에 대단한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렇다면 ‘아트바젤’이 현대미술에 기여하는 점은 과연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세계 미술계는 이제 ‘아트바젤’에 분명한 조건을 요구합니다. 정확도(precision), 상호관계(mutuality), 문제 해결 능력 그리고 기회에 다가가는 방법 등 말입니다. 우리는 그 요구에 부합하고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Q. 끝으로, 한국 작가 중 가장 주목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한국 아트씬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설명하신다면요?
한국의 아트씬은 아시아에서 가장 인터내셔널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한국, 일본, 대만이 아시아에서는 가장 발전된(sophisticated) 마켓을 갖고 있다고 여깁니다. 작가와 컬렉터에 대한 지식이 가장 높은 한국은 훌륭한 예술생태계(eco system)도 지니고 있습니다. 한국 작가들은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작업하고 한국의 컬렉터들 또한 안정적인 아트 시스템을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무엇보다 한국 아트씬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대기업이 현대미술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작가 한 명을 고르는 것은, 제 직함 때문에 불가능하겠네요(웃음). ■ with ARTIN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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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Basel in Basel 2016
ⓒArt B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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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hmann Maupin, White Cube, Xavier Hufkens, Tracey Emin
ⓒArt B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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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inique Levy Gallery, Marianne Boesky Gallery, Spruth Magers, Frank Stella
ⓒArt B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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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ther Schipper, AA Bronson
ⓒArt B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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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erie Daniel Templon, Chiharu Shiota
ⓒArt B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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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vin Brown's enterprise, Thomas Bayrle
ⓒArt B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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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vin Brown's enterprise, Steven Pippin
ⓒArt B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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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user and Wirth, Paul McCarthy
ⓒArt B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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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kje Gallery/Tina Kim Gallery, Haegue Yang
ⓒArt B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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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nabuoni Art, Salvatore Scarpitta
ⓒArt B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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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 de Paris
ⓒArt Basel
Profile

Marc Spiegler Global Director, Art Basel ⓒ Art Basel
‘아트바젤(Art Basel)’ 글로벌 디렉터 마크 스피글러(Marc Spiegler)는 1968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났습니다. 시카고대학교(University of Chicago)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노스웨스턴 대학교(Northwestern University)에서 저널리즘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더 아트 뉴스페이퍼(The Art Newspaper), 모노폴(Monopol), 뉴욕 매거진(New York Magazine) 그리고 아트 뉴스 매거진(Art News Magazine)에서 15년간 기자로 일한 그는 미술평론가 겸 칼럼니스트로 활동했으며, 2007년 공동이사로 ‘아트바젤’에 합류했습니다. 합류 후 지난 7년여 동안 ‘아트바젤’의 글로벌 디렉터로서 바젤, 마이애미, 홍콩 총 3개 행사의 모든 권한과 책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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