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SIMG

Art Insight #21: 헤드윅 피엔

마니페스타 디렉터

Hedwig Fijen, Founder of Manifesta and Director of Manifesta 11 Photo ⓒ Livio Baumgartner
Jennifer Tee, Ether Plane, Performance, Löwenbräukunst Photo (c) Manifesta11/ Eduard Meltzer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 ‘카셀 도큐멘타(Kassel Documenta)’와 더불어 유럽의 3대 미술 행사로 꼽히는 ‘마니페스타(Manifesta)’. 다른 두 행사와 차별되는 점을 꼽자면 바로 노마딕한 성격입니다. ‘마니페스타’는 베니스, 카셀이라는 특정한 지명과 맞물리는 것이 아니라, 매번 유럽 내의 다른 도시에서 행사를 치릅니다.

주최 도시의 사회, 역사, 경제, 건축적 맥락과 함께 시각예술을 확장하고 교류하겠다는 의지 하에 1996년부터 20년 넘는 시간 동안 유랑을 지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로테르담을 시작으로 뤽셈부르그, 류블랴나,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을 거쳐, 가장 최근 열한 번째 행사는 스위스 취리히에 개최되고 있습니다. 이 긴 역사의 시작과 중심에 헤드윅 피엔(Hedwig Fijen)이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하나의 국제적인 비엔날레를 기획하고 진행하며 총괄하는 것은 어떤 의미이며, 이토록 큰 행사의 주축은 과연 무엇인지, 그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마니페스타’의 아웃사이더적 시각이 지역 사회 내 새로운 자각을 일으켜
종종 지역 문화인들보다 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 헤드윅 피엔 -

Löwenbräukunst ⓒ Manifesta11/Eduard Meltzer

Q. ‘마니페스타’ 조직에서 당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격년으로 치러지는 ‘마니페스타’의 총괄자로 비엔날레와 관련된 모든 양상들의 전체적 발전과 시행에 대한 최종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도시 선정과 큐레이터 선임뿐 아니라 큐레이터가 구상한 전시 콘셉트를 최상의 방법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포함되겠습니다. 매회 행사를 치르기 전에 그해의 비엔날레가 어떤 개념적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지에 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어떤 특정한 주제를 다룰 것인지를 고려합니다. 또 그것을 위해 어떤 이력을 가진 큐레이터가 가장 적합한지를 살핍니다. 특히 도시 선택은 ‘마니페스타’를 통해 문화가 어떻게 사회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가를 결정하는 사항이기에 중요한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저의 역할은 기획이나 실행 면에서 비엔날레가 정확하게 이행되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며, 경제적 상태와 이론적 기반, 즉 “각각의 ‘마니페스타’는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역할을 맡는 것입니다.

Opening Ceremony of Manifesta 11 2016 ⓒ Mainfesta11/ Wolfgang Traeger

Q. ‘마니페스타’는 2년에 한 번 개최되기 때문에 비엔날레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마니페스타’ 라고 붙여진 이름이 뭔가 차별점을 드러내는 단서이며, 다른 이데올로기를 지향하는 방향성 같은데요, 비엔날레 시대에 ‘마니페스타’만의 정체성에 대해 말씀하신다면요?

‘마니페스타’도 하나의 비엔날레로 매 2년마다 열리며, 계속 장소를 바꾸며 유럽 곳곳에서 이행된다고 보았을 때 언제나 새 프로젝트를 착수하는 셈입니다. ‘마니페스타’는 선두자 역할도 하는데, 프로젝트를 개발해 선보이고 지역 기관들이 이를 흡수해 지속성 있는 유산을 만들도록 돕습니다. ‘마니페스타’의 아웃사이더적 시각이 지역 사회 내 새로운 자각을 일으켜 종종 지역 문화인들보다 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고 생각합니다.

Nicole Bachmann at Cabaret der Kuenstler 2016 ⓒ Manifesta11

Q. ‘마니페스타’는 도시를 돌며 개최되고 도시 전체에서 전시와 이벤트들을 실시하는데요, 전시 장소는 어떻게 결정되나요?

전시감독과 함께 기본적인 전시 컨셉트에 맞춰 장소를 섭외합니다. 전시 주제와 관련된 건축적 행위 예술 또 다른 여러 학술 담론 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 선택합니다.

Q. 어떤 과정으로 ‘마니페스타’ 감독들이 선정됩니까. 예술감독과 참여작가를 선발하는 기준과 원칙이 무엇인지요?

전시감독 또는 예술감독은 심사위원 팀 또는 자문위원회의 조언을 받아 총감독이 선정합니다. 이때, 후보자가 어떤 이력을 지녔는지를 배경으로 놓고 봅니다. 우리는 감독이 전시에서 갖는 역할을 실험적으로 활용하려 합니다. ‘마니페스타’라는 비엔날레를 단지 시각 미술에서의 접근이 아닌 학제간의 교류와 상호 협력으로 이해하는 자세를 중요시합니다. ‘마니페스타’의 유목적 성격상 대부분의 예술작업은 장소특정적인, 도시에 관해 다시 생각하는 자세가 필수적입니다.

Mike Bouchet <The Zurich Load> Löwenbräukunst 2016 Manifesta11 Photo ⓒ Camilo Brau

Q. ‘마니페스타’는 기업의 후원을 받습니까? 재정적 후원을 받을 때, 어떤 기준이나 윤리적 잣대가 있는지 말씀해주세요.

‘마니페스타’는 공공 그리고 사설 기관들과 협력하며 그 구조는 매회마다 다릅니다. 하지만 수많은 스폰서 혹은 파트너와 조율, 협상관계를 맺는 것은 항상 있는 일입니다. 기업이나 기관 선택 시 윤리적 규율이나 관점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우리는 경제적 지원만 중시하지 않고 여러 공동작업을 창조하는 데 더 중점을 둡니다. 이러한 공동작업은 브랜딩, 마케팅, 크로스 마케팅, 지속적 연계 관계 등 상호적 작업을 포함합니다.

Sharon Lockhart Lunch Break Installation,

Q. 현대미술과 (현대미술에 관심을 갖는) 기업이 내는 시너지가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지난 30년 동안 대기업과 대형 아트 이벤트들이 맺어온 관계를 설명하신다면요?

민간 기업들과 현대 미술의 시너지는 대부분의 경우 브랜딩, 마케팅, 기업 프로필과 연계된 새로운 이미지 형성 등에 기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술 이벤트를 통해 회사는 사회적 책임감, 환경적 임무를 준수 하고 있는 회사의 정체성을 시각화하고 부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마니페스타’의 아이콘으로 알려진 “Pavillon of Reflection” 건물은 ‘마니페스타’ 행사에도 중요하지만 스폰서로 활동한 전기공사 EKZ도 이를 통해 그들이 펼치고 있는 최근의 환경 정책을 부각시킬 수 있었습니다. 지난 30년간 기업과 현대 미술계의 관계는 커다란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이는 500개가 넘는 기업들의 현대미술 아트 컬렉션의 도입, 기업의 현대미술관 개발 그리고 공적 자금의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분에 대항하는 민간 파트너들의 대규모 투자와 연관하여 볼 수 있겠습니다.

Cabaret der Kuenstler 2016 ⓒ Manifesta11/ Livio Baumgartner

Q. ‘마니페스타’의 리더로서 향후 계획에 대해 알려준다면요? 몇 가지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이나 장기개념이 있나요?

다음 세대의 ‘마니페스타’의 범위 확장은 여러 학문 분야가 관련된 플랫폼을 창조하는 데 있습니다. 행위 예술, 연극, 건축, 도시 계획 등을 통합하고 무엇보다도 오늘날 우리 세대의 가장 시급한 현안들을 다루는 프로젝트들의 연구와 개발을 위해 과학, 의학, 환경과 관련된 시너지 창조를 가능케 하는 그런 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가 사는 도시라는 문맥 속에서 본다면 이주와 환경변화, 이 두 가지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마니페스타’는 정치적 시나리오보다 우리 지역사회에 더욱 선견지명 있는 영향력으로 우리가 어떻게 더 지속 가능하고, 공동체적이고, 책임감 있는 유럽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담론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입니다. ■ with ARTINPOST

  • Pavillon of Reflections 2016

    ⓒ Manifesta 11/ Eduard Meltzer

    Pavillon of Reflections 2016 ⓒ Manifesta 11/ Eduard Meltzer
  • Sharon Lockhart Lunch Break Installation, "Duane Hanson: Sculptures of Life," 14 December 2002 - 23 February 2003, Scottish National Gallery of Modern Art 2003

    Four framed chromogenic prints 182.9 x 307.3 cm each edition of 6 © Sharon Lockhart, 2003 Courtesy the artist, neugerriemschneider, Berlin and Gladstone Gallery, New York and Brussels

    Sharon Lockhart Lunch Break Installation,
  • Jennifer Tee, Ether Plane, Performance, Löwenbräukunst

    Photo (c) Manifesta11/ Eduard Meltzer

    Jennifer Tee, Ether Plane, Performance, Löwenbräukunst Photo (c) Manifesta11/ Eduard Meltzer
  • Mike Bouchet <The Zurich Load> Löwenbräukunst 2016

    Manifesta11 Photo ⓒ Camilo Brau

    Mike Bouchet <The Zurich Load> Löwenbräukunst 2016 Manifesta11 Photo ⓒ Camilo Brau
  • Cabaret der Kuenstler 2016

    ⓒ Manifesta11/ Livio Baumgartner

    Cabaret der Kuenstler 2016 ⓒ Manifesta11/ Livio Baumgartner
  • Opening Ceremony of Manifesta 11 2016

    ⓒ Mainfesta11/ Wolfgang Traeger

    Opening Ceremony of Manifesta 11 2016 ⓒ Mainfesta11/ Wolfgang Traeger
  • Löwenbräukunst

    ⓒ Manifesta11/Eduard Meltzer

    Löwenbräukunst ⓒ Manifesta11/Eduard Meltzer
  • Una Szeemann Installation view at Löwenbräukunst

    ⓒ Manifesta11/Camilo Brau

    Una Szeemann Installation view at Löwenbräukunst ⓒ Manifesta11/Camilo Brau
  • Nicole Bachmann at Cabaret der Kuenstler 2016

    ⓒ Manifesta11

    Nicole Bachmann at Cabaret der Kuenstler 2016 ⓒ Manifesta11

Profile

Hedwig Fijen, Founder of Manifesta and Director of Manifesta 11 Photo ⓒ Livio Baumgartner

헤드윅 피엔(Hedwig Fijen)은 네덜란드 출신으로, 암스테르담 대학교(University of Amsterdam)에서 미술사와 역사를 전공했습니다. 1993년, ‘마니페스타’를 설립한 디렉터로서 비엔날레의 개념을 정립하고, 전반적인 운영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행사가 열리는 도시와 예술 총감독 선정, 주제 선정 등을 총괄하며 ‘마니페스타’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합니다. 그의 탁월한 지휘 하에 ‘마니페스타’는 유럽을 넘어 전 세계에서 그 영향력을 인정받는 비엔날레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View more in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