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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Insight #14: 그레고리 버크

르마이 모던 디렉터·CEO

그레고리 버크
Gallery Lounge of Remai Modern under construction Photographed Sep 2015

2017년 새롭게 오픈을 앞둔 캐나다 새스커툰의 르마이 모던(Remai Modern)은 자선 사업가 엘렌 르마이(Ellen Remai)의 캐나다 역사상 최대 기부로 시작됐습니다. 그의 기부금은 11,582㎡ 규모 4층으로 구성될 미술관 건축과 향후 30년간의 프로그램을 지원합니다. 세계적 명성을 지닌 캐나다 건축사무소 KPMB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현재 재개발지역 리버 랜딩(River Landing)에 건축 중인 르마이 모던. 이곳 개관을 위한 시민과 기업, 정부의 물질적 지원 또한 끊이지 않고 있는데, 미술관에는 이미 작품 7,700여 점과 피카소의 리노컷 컬렉션 소장이 예정돼 있습니다.

캐나다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멘델 아트 갤러리(Mendel Art Gallery)가 폐관하면서 소장품을 르마이 모던에 기증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매해 22만 명의 방문객을 예상하며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이끌 캐나다 현대미술 대표주자 르마이 모던, 그 중심에는 CEO이자 디렉터인 그레고리 버크가 있습니다. 개관에 박차를 가하며 준비에 여념이 없는 그에게 캐나다 현대미술에 관한 식견, 나아가 한국미술과의 인연에 대해 물었습니다.

르마이 모던의 비전은
'현시대 미술을 수집, 소개, 해석하고 발전시키며, 예술과 지역 공동체 및 전 세계를 연결해 놀라운 변화를 이뤄내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 그레고리 버크 -

View of Remai Modern

Q. 르마이 모던 관장 취임과 2017년 개관을 축하합니다. 캐나다에 새롭게 오픈하는 대규모 미술관이니만큼 남다른 포부가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개관을 앞둔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르마이 모던의 비전은 “현대 미술관이 나아갈 길을 정하는 사려 깊은 대표주자로서 대담한 자세로 현시대 미술을 수집, 소개, 해석하고 발전시키며, 예술과 지역 공동체 및 전 세계를 연결해 놀라운 변화를 이뤄내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미술관을 구축하고 새로운 비전과 정체성을 지닌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역사의 현시점에서 미술관이 무엇이 될 수 있으며, 되어야 하는지, 또한 지역 사회와 국제 사회에 미술관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들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지역과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서로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세계화가 지역적인 지식의 가치를 매기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위험성도 있습니다. 이러한 두 측면 사이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끄는 것이 저희가 다루고자 하는 대상이며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입니다. 관람객에게 예술 및 인류에게 중대하고 시급한 사회, 환경, 기술 및 사상적 변화의 관계에 참여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르마이 모던 프로그램의 방향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 Lawren Stewart Harris <Untitled(mountains near Jasper)> 1934-1940 Oil on canvas 127.8×152.6cm Frame/Pedestal: 143.8×168.5cm Collection of Remai Modern Gift of the Mendel family 1965

    Q. 2017년 오픈을 앞둔 르마이 모던의 설립과정이 궁금합니다. 개관을 준비하며 가장 주력한 부분은 무엇입니까?

    시기적으로는 현대(20세기와 21세기)에 주목할 것이며, 이에 따라 피카소의 리노컷 406점과 같은 클래식 모더니즘 작품뿐만 아니라 동시대 작품들도 많이 소장할 것입니다. 따라서 동시대 작품 활동에 중점을 둔 전시회를 많이 개최할 예정이지만, 클래식 모더니즘 시기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의미를 두고 돌아볼 것이며, 무엇보다도 동시대적 맥락 안에서 클래식 모더니즘 작품들을 다루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피카소 같은 작가에 대해 이미 널리 알려진 내용을 단순히 조망하는 전시회를 열기보다는, 피카소의 작품이 동시대 문제와 작품 활동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탐구하는 관점에서 피카소를 바라볼 것입니다.

  • Kader Attia Supercommunity Live Remai Modern

    Q. 현재 미술관의 주요 기획은 언제까지 잡혀 있습니까? 개관전은 무엇이며 주목할만한 전시가 있습니까?

    2017년경에 개관할 때까지 향후 1년간 프로그램을 공개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확한 개관 일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개관 전시 순서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개관 후에 시행할 프로그램의 방향을 미리 제시하는 개관 이전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이플럭스 저널(e-flux journal)과 협업해 이틀에 걸친 프레젠테이션, 영화, 공연 프로그램인 <슈퍼커뮤니티 라이브-기후적 무의식(Supercommunity Live-The Climatic Unconscious)>을 선보였습니다. 이 행사는 ‘2015 베니스 비엔날레’ 참가작인 ‘슈퍼커뮤니티 출간 프로젝트’로 끝을 맺었습니다.

Emily Carr <Pine Forest> 1934 Oil on paper 60.8×91.4cm Collection of Remai Modern. Gift of the Mendel family 1965

Q. 엘렌 르마이로부터 캐나다 역사상 미술관으로는 최대 기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민과 기업, 정부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듣고 싶습니다.

최대 기부자인 엘렌 르마이가 미술관 건립을 위해 500만 달러(CND) 이상을 기부했고, 정부 측에서 600만 달러 정도 지원을 받았으며, 다른 기부자와 후원자로부터 100만 달러를 지원받았습니다.

Q. 르마이 모던은 오픈 전부터 7,700여 점의 소장품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요 소장품과 앞으로 컬렉션 확보 계획이 궁금합니다.

캐나다 예술의 선구자 로렌 해리스(Lawren Harris) 등의 <그룹 오브 세븐(Group of Seven)> 작품과 에밀리 카(Emily Carr)와 같은 현대 미술 작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해리스의 작품 중 하나는 현재 로스앤젤레스 해머 미술관(Hammer Museum)에서 배우 스티브 마틴 관장 하에 개최된 해리스 전시회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피카소의 경우는 리노컷 작품들뿐만 아니라 23점의 도예 작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케네스 놀런드(Kenneth Noland), 존 발데사리(John Baldessari), 잭 골드스타인(Jack Goldstein)의 작품뿐만 아니라 원주민 출신 예술가들을 포함한 현대 캐나다 예술가들의 작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개관일이 가까워짐에 따라 곧 선구적인 현대 예술가들의 중요한 작품들을 여러 점 구입할 것입니다.

Edward Poitras <Optional Modification in Six Parts> 2002 Encaustic 244.4×732.6cm Collection of Remai Modern Purchased with the assistance of the Canada Council for the Arts, the Mendel Art Gallery Foundation and the Gallery Group, 2003 Image courtesy the artist and Remai Modern

Q. 기업이 미술관에 커미션을 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하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르마이 모던은 기업과 어떤 협업 관계를 맺고 있습니까?

작품 기부든 기부금이든 기업의 기부는 미술관 방침에 따라 처리합니다. 어떤 작품을 기부하든 전부 수락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반드시 미술관의 방침과 비전에 맞는 작품이어야 합니다. 기업의 기부금은 미술관의 중요한 재정적 원천입니다. 보통 기부금은 건축 비용 충당 또는 프로그램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데, 프로그램 지원 같은 경우에는 미술관 측이 먼저 프로그램과 필요한 자금을 설정해 놓고 이에 맞는 기부자 또는 스폰서를 찾습니다.

Raymond Boisjoly Supercommunity Live Remai Modern

Q. 캐나다 현대미술의 현주소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누구입니까?

캐나다 미술계는 긴 역사와 다양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캐나다 미술은 캐나다의 방대한 면적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폭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캐나다의 인구는 점점 더 다문화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최근 구매한 작품 중에는 캐나다 원주민 계 예술가로서 원주민 문제를 현대 미술과 연관 지어 분명히 설명하는 레이몬드 보졸리(Raymond Boisjoly)의 작품이 있습니다. 보졸리는 제가 감독한 ‘2014 몬트리올 비엔날레’에 참가한 작가로, 최근 르마이 모던의 ‘슈퍼커뮤니티’ 행사에 연사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Q. 한국 현대미술에 관해 관심이 있습니까? 한국 미술만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오랫동안 한국 미술계에 흥미를 느껴 왔습니다. 1995년 첫 ‘광주비엔날레’를 비롯해 굵직한 기획전을 관람했습니다.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과 이름도 물론 압니다. 전반적으로 볼 때 제가 인지하는 작가들을 포함해 많은 한국 예술가들이 ‘지금 이 순간 세상에서 어떻게 존재할 것이냐’는 문제를 다루되 여러 ‘전통적인 요소’를 사용한다는 사실이 특히 흥미롭습니다. 한국에 자주 방문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최근에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Althea Thauberger <Marat Sade Bohnice> 2012 HD video 47minutes Collection of Remai Modern. Purchased with the support of the Mendel Art Gallery Foundation 2014 Image courtesy the artist and Remai Modern

Q. 현대미술은 점차 경계가 없이 글로벌화 되어간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당신의 식견을 듣고 싶습니다.

확실히 세계 예술계에 아시아 작품이 대폭 수용되면서 어떠한 경계들이 무너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경계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세계 유명 미술관이 소개하는 예술가들에 점점 더 큰 주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미술관에서 세계 각국의 예술가들을 소개할 수 있으며, 최근 유명 미술관들이 해외에 작품을 전시할 공간을 갖추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러나 현 세계 시장 경향에 따르지 못하는 예술가들은 관심을 끌기가 더 힘들어진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Q. 미술계의 주요 인물 중 하나로서 예술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쉴 새 없이 매진하는 젊은 인재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합니다.

저에게 있어 예술이란 언제나 질문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젊은 예술가들과 큐레이터에게 조언하자면, 위와 같은 접근을 피하지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힘든 길이 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안목 있는 관람객의 눈에는 엄격한 기준에 따른 흥미로운 작품과 전시로 비칠 것입니다. ■ with ARTINPOST

  • Emily Carr <Pine Forest> 1934 Oil on paper 60.8×91.4cm Collection of Remai Modern. Gift of the Mendel family 1965

    Emily Carr <Pine Forest> 1934 Oil on paper 60.8×91.4cm Collection of Remai Modern. Gift of the Mendel family 1965
  • Lawren Stewart Harris <Untitled(mountains near Jasper)> 1934-1940 Oil on canvas 127.8×152.6cm Frame/Pedestal: 143.8×168.5cm Collection of Remai Modern Gift of the Mendel family 1965

    Lawren Stewart Harris <Untitled(mountains near Jasper)> 1934-1940 Oil on canvas 127.8×152.6cm Frame/Pedestal: 143.8×168.5cm Collection of Remai Modern Gift of the Mendel family 1965
  • Raymond Boisjoly Supercommunity Live Remai Modern

    Raymond Boisjoly Supercommunity Live Remai Modern
  • Mohammad Salemy Supercommunity Live Remai Modern

    Mohammad Salemy Supercommunity Live Remai Modern
  • View of Remai Modern

    View of Remai Modern
  • Kader Attia Supercommunity Live Remai Modern

    Kader Attia Supercommunity Live Remai Modern
  • Kenneth Lum <Cheeseburger> 2011 Chromogenic print 196×257×5cm Collection of Remai Modern Purchased with the support of the Canada Council for the Arts Acquisition Assistance program 2012 Image courtesy the artist and Remai Modern

    Kenneth Lum <Cheeseburger> 2011 Chromogenic print 196×257×5cm Collection of Remai Modern Purchased with the support of the Canada Council for the Arts Acquisition Assistance program 2012 Image courtesy the artist and Remai Modern
  • Edward Poitras <Optional Modification in Six Parts> 2002 Encaustic 244.4×732.6cm Collection of Remai Modern Purchased with the assistance of the Canada Council for the Arts, the Mendel Art Gallery Foundation and the Gallery Group, 2003 Image courtesy the artist and Remai Modern

    Edward Poitras <Optional Modification in Six Parts> 2002 Encaustic 244.4×732.6cm Collection of Remai Modern Purchased with the assistance of the Canada Council for the Arts, the Mendel Art Gallery Foundation and the Gallery Group, 2003 Image courtesy the artist and Remai Modern
  • Althea Thauberger <Marat Sade Bohnice> 2012 HD video 47minutes Collection of Remai Modern. Purchased with the support of the Mendel Art Gallery Foundation 2014 Image courtesy the artist and Remai Modern

    Althea Thauberger <Marat Sade Bohnice> 2012 HD video 47minutes Collection of Remai Modern. Purchased with the support of the Mendel Art Gallery Foundation 2014 Image courtesy the artist and Remai Modern
  • Gallery Lounge of Remai Modern under construction Photographed Sep 2015

    Gallery Lounge of Remai Modern under construction Photographed Sep 2015

Profile

그레고리 버크

그레고리 버크(Gregory Burke)는 르마이 모던의 디렉터이자 CEO입니다. 버크는 미술관 디렉터, 큐레이터, 작가로서 30년간 호평을 받아 왔으며 2005년에서 2011년까지 토론토의 파워 플랜트 디렉터로 재직하기도 했습니다. 2005년 캐나다로 오기 전에는 고국인 뉴질랜드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했습니다. 뉴질랜드에 있는 오클랜드대학교를 졸업한 버크는 뉴질랜드 최대 현대 미술관인 뉴플리머스 소재 고벳 브루스터 미술관(Govett-Brewster Art Gallery) 디렉터를 지냈으며, 웰링턴 시립미술관(Wellington City Art Gallery)의 부 디렉터 및 책임 역임했습니다. 또한, 뉴질랜드 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 개발/예술 고문을 맡기도 했습니다. 현재 버크는 세계적인 미술관 컨설턴트, 작가, 큐레이터로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2001 베니스 비엔날레’ 뉴질랜드 첫 국가관 큐레이터로 활동했으며 ‘2005 베니스 비엔날레’ 뉴질랜드 파빌리온 집행위원, ‘2008 SITE 산타페 국제 비엔날레’ 큐레이터로 활동한 바 있는 그는, 현재 캐나다를 기반으로 국제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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