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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Insight #18:
캐롤린 크리스토프-바가르기예프

카셀 도큐멘타13 예술 총감독

캐롤린 크리스토프-바가르기예프
Il Castello di Rivoli, l’atrio juvarriano e la Manica Lunga<br>Foto Paolo Pellion, Torino

캐롤린 크리스토프-바가르기예프(Carolyn Christov-Bakargiev)는 작가이자, 전시 및 행사 기획자입니다. 예술에 관한 작업과 역사, 미학의 정치학을 연구하는 리서처이기도 합니다. 2016년 1월, 크리스토프-바가르기예프는 이탈리아 토리노의 두 주요 예술 기관, GAM과 카스텔로 디 리볼리 현대미술관을 동시에 책임지는 최초의 인물이란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는 학문 활동에도 적극적입니다.

노스웨스턴대학교의 미술이론과, 실습과의 방문교수였던 그는 게티미술관의 객원학자로도 활동했습니다. 그런 그가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카셀 도큐멘타’의 예술 총감독을 맡게 된 것이 바로 2012년 도큐멘타 13입니다. 두 기관의 디렉터로 역임하며 동시에 대규모 국제행사의 총감독도 함께 맡는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그 궁금증에 대해 크리스토프-바가르기예프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예술이 큰 맥락 안에서 세상의 한 부분일 때 비로소 예술이 흥미롭습니다. - 캐롤린 크리스토프-바가르기예프 -

DANIEL BUREN <La Cabane eclatee n. 3, travail situe (La capanna esplosa n. 3, opera situata / The Exploded Cabin # 3, situated work)> 1984 tela, legno, pittura acrilica, morsetti / canvas, wood, acrylic, clamps 560 x 420 x 420 cm / 220 1/2 x 165 3/8 x 165 3/8 in. Castello di Rivoli Museo d’Arte Contemporanea Acquistato con il contributo di / Purchased with the contribution of Andrea e / and Paolo Accornero, 1998

Q. 2012년 ‘카셀 도큐멘타 13’을 총괄하셨습니다. 당시 “식물의 싹처럼 피어나는 유기체, 직관에서 오는 그것은 다음으로 본능을 형성하고, 그다음에 의견을, 그다음에 지식을…”이라는 설명을 하셨습니다. 난해한 표현이었지만, 전시의 까다로운 주제를 훌륭히 구현해 냈습니다. ‘14회 이스탄불 비엔날레’인 <소금물: 생각형태의 이론> 역시 ‘도큐멘타 13’과 비슷한 맥락을 지닌다고 생각하는데요?

삶과 예술은 깊이 연관돼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하나의 전시를 기획하고 조직하는 데 있어 시스템화된 지식이라고 할 수 있는 이성적 사고 혹은 범주화의 방식이 아닌, 유기적인 시각을 기반으로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작품을 발전시키는 과정이 있고, 전시를 발전시키는 과정이 있습니다. 내가 만든 전시에 대한 작업들은 모두 발전의 과정을 드러냅니다. 그 과정은 어떤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유기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도큐멘타 13’은 생태계처럼 피어났고, ‘이스탄불 비엔날레’ 경우도 유사했습니다.

MAURIZIO CATTELAN <Novecento(1900)> 1997 cavallo in tassidermia, imbragatura in pelle, corda / taxidermized horse, leather slings, rope 200 x 70 x 270 cm / 78 3/4 x 27 9/16 x 106 5/16 in. Castello di Rivoli Museo d’Arte Contemporanea Donazione Amici Sostenitori del Castello di Rivoli / Gift of the Supporting Friends of the Castello di Rivoli, 1997

Q. 많은 이들이 당신의 특기로 인류학, 철학, 사회학, 과학을 뒤섞고 미술사와 동시대 미술을 자유롭게 넘나든다는 점을 듭니다. 학제 간 연구의 복잡함을 다루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도 말하는데요?

그렇습니다. 예술이 큰 맥락 안에서 세상의 한 부분일 때 비로소 예술이 흥미롭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세상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삶의 다른 면들 사이의 관계를 표현하기도 하죠. 그러므로 예술은 우리가 나열할 수 있는 모든 직업과 전문가들이기도 합니다. 이는 ‘amare’와 ‘amatoriality’의 맥락에서 ‘애호가(amator)’ 활동과 같습니다. 여기서 ‘amare’는 라틴어로 좋아하다, 사랑하다를, ‘amatoriality’는 예술가, 예술사학자, 큐레이터 같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영역을 연결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인류학, 철학, 사회학, 과학, 미술사 그리고 현대미술뿐만 아니라 무수히 많고 많은 다른 것들 사이를 연결시키는 능력 말입니다. 과학과 예술의 차이가 무엇이냐고요? 저 역시 항상 고민하고 있는 질문입니다. 사실 과학은 이탈리아어로 ‘지식(scienza)’을 의미합니다. 이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과학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저는 기초연구에 관심이 많아요. 예를 들면, 응용 물리학, 응용 수학 등 응용 과학이 아닌 기초 물리학 같은 것 말입니다. 같은 논리로 디자인, 광고와 같은 ‘응용 미술’이 아닌 순수 예술에 대한 기초 연구에 더 흥미를 느껴요. 결론적으로 저는 모든 것들의 근간에 관심이 있다고 할 수 있겠군요.

Pierre Huyghe and Carolyn Christov-Bakargiev inside Float 2004 Installation Courtesy Castello di Rivoli Museo d'Arte Contemporanea, Rivoli-Turin

Q. 현대자동차 같은 기업이 기관을 후원하는 것에 대해, 디렉터로서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신가요? 예술과 기관, 기업은 각각 어떤 역할을 한다고 보십니까? 이러한 예술후원으로 기업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GAM과 카스텔로 디 리볼리 현대미술관, 두 곳의 디렉터를 동시에 역임하고 있습니다. 카스텔로 디 리볼리는 원래 미술관이었고, 토리노 외곽에 위치한 성이었습니다. 시민 현대미술관, 줄여서 갬(GAM)이라 불리는 이곳은 18세기, 19세기, 20세기 초기에 제작된 역사적 작품들의 방대한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카스텔로 디 리볼리와 비교하면 덜 현대적인 미술관입니다. 미술관을 운영하려면 펀딩이 필요합니다. 다만 사적 자본과 공적 자본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공적 자본으로만 운영되는 미술관은 매우 구시대적일 수 있고, 관료적이며 속도가 느리죠. 반면 기업의 후원에만 의존할 경우 투자, 작품구매, 리서치, 전시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습니다.

BERTRAND LAVIER <Steinway & Sons> 1987 pittura acrilica su pianoforte / acrylic on piano 106 x 151 x 180 cm / 41 3/4 x 59 7/16 x 70 7/8 in. Castello di Rivoli Museo d’Arte Contemporanea, 2005

Q. 한국 아트 씬과 한국 작가들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도큐멘타13’에서 양혜규, 문경원, 전준호를 소개하신 바 있습니다. 그들을 직접 컨택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도큐멘타에 한국 작가가 포함된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었지요.

전준호, 문경원과 양혜규를 도큐멘타에 소개한 것은 저에게도 매우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2007년 전준호가 ‘싱가포르 비엔날레’에 출품했을 때 그의 작업을 알았고, 작업실을 실제로 방문했죠. 전준호를 통해 문경원을 만났고요. 그러니까 전준호를 개인적으로 알았고, 2007년에 그의 작업을 보여준 적도 있어요. 양혜규 역시 많은 갤러리와 전 세계에서 열리는 전시들을 통해 이미 만난 바 있고요. 한국 아트씬은 매우 역동적이고, 풍부하고, 위대한 작가들로 가득하다고 생각합니다.

Atrio juvarriano e Manica Lunga<br>Foto Paolo Pellion, Torino

Q. 불가리아와 이탈리아계 선조를 두고 뉴저지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이탈리아 작가와 결혼했고 미국과 이탈리아 양쪽에서 공부했습니다. 미국, 이탈리아, 독일, 터키, 호주 등에서 일하셨고요. 코스모폴리탄의 전형 같은 행보라고 생각하는데, 이 의견에 동의하시나요?

여러모로, 저는 길 잃은 영혼입니다. 어머니는 고고학자셨고, 그녀가 세상을 보는 눈은 매우 방대했어요.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말이죠. 그녀는 과거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려고 했고, 그래서 결국 거대한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다양한 문명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었지요. 어머니의 이런 점 그리고 어린 나이에 그녀와 함께 했던 여행 속에서 오늘날의 제 모습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인 성향과 직업적인 면에서의 태도 모두를 포함해서요. 여러 언어를 구사하며, 다양한 곳으로 여행을 다니며 일할 수 있었던 점은 큰 특권이었습니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시드니 비엔날레를 기획할 때는 한국, 싱가포르, 일본, 중국,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의 여러 나라를 여행했고, 미국에 살 때는 캐나다, 라틴 아메리카-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을 여행할 수 있었어요. 이제 유럽을 기반으로 삼고 있어서 유럽 지역을 자주 가는 편입니다. 맞습니다. 저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코스모폴리탄입니다.

Opening of Giovanni Anselmo's solo show in the Manica Lunga of the Castello di Rivoli. Photo Andrea Guermani, Turin

Q. 현대미술의 리더로서 작가나 큐레이터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첫째,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여행을 하세요. 둘째, 전시를 조직하고 작품을 어떻게 보여줄까에 너무 얽매이지 마세요. 대신 현장을 관찰하세요. 여기저기 다른 장소, 공간을 들여다보세요. 예술로만 시야를 좁히지 말고, 다른 분야까지 깊게 들여다보세요. 예를 들면, 저는 음식과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는 음식을 둘러싼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농업의 문제,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문제, 흙의 문제, 벌들의 멸종, 환경적 대재앙 등 관심을 폭을 넓히세요. 만약 당신이 예술가나 큐레이터가 되고 싶다면 예술이 아닌 모든 것에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한가지 구체적인 컨텍스트에 대해선 깊이 있게 알아야 됩니다. ■ with ARTINPOST

  • MAURIZIO CATTELAN <Novecento(1900)> 1997

    cavallo in tassidermia, imbragatura in pelle, corda / taxidermized horse, leather slings, rope 200 x 70 x 270 cm / 78 3/4 x 27 9/16 x 106 5/16 in. Castello di Rivoli Museo d’Arte Contemporanea Donazione Amici Sostenitori del Castello di Rivoli / Gift of the Supporting Friends of the Castello di Rivoli, 1997

    MAURIZIO CATTELAN <Novecento(1900)> 1997 cavallo in tassidermia, imbragatura in pelle, corda / taxidermized horse, leather slings, rope 200 x 70 x 270 cm / 78 3/4 x 27 9/16 x 106 5/16 in. Castello di Rivoli Museo d’Arte Contemporanea Donazione Amici Sostenitori del Castello di Rivoli / Gift of the Supporting Friends of the Castello di Rivoli, 1997
  • BERTRAND LAVIER <Steinway & Sons> 1987

    pittura acrilica su pianoforte / acrylic on piano 106 x 151 x 180 cm / 41 3/4 x 59 7/16 x 70 7/8 in. Castello di Rivoli Museo d’Arte Contemporanea, 2005

    BERTRAND LAVIER <Steinway & Sons> 1987 pittura acrilica su pianoforte / acrylic on piano 106 x 151 x 180 cm / 41 3/4 x 59 7/16 x 70 7/8 in. Castello di Rivoli Museo d’Arte Contemporanea, 2005
  • Pierre Huyghe and Carolyn Christov-Bakargiev inside Float 2004

    Installation Courtesy Castello di Rivoli Museo d'Arte Contemporanea, Rivoli-Turin

    Pierre Huyghe and Carolyn Christov-Bakargiev inside Float 2004 Installation Courtesy Castello di Rivoli Museo d'Arte Contemporanea, Rivoli-Turin
  • Atrio juvarriano e Manica Lunga

    Foto Paolo Pellion, Torino

    Atrio juvarriano e Manica Lunga<br>Foto Paolo Pellion, Torino
  • DANIEL BUREN <La Cabane eclatee n. 3, travail situe (La capanna esplosa n. 3, opera situata / The Exploded Cabin # 3, situated work)> 1984

    tela, legno, pittura acrilica, morsetti / canvas, wood, acrylic, clamps 560 x 420 x 420 cm / 220 1/2 x 165 3/8 x 165 3/8 in. Castello di Rivoli Museo d’Arte Contemporanea Acquistato con il contributo di / Purchased with the contribution of Andrea e / and Paolo Accornero, 1998

    DANIEL BUREN <La Cabane eclatee n. 3, travail situe (La capanna esplosa n. 3, opera situata / The Exploded Cabin # 3, situated work)> 1984 tela, legno, pittura acrilica, morsetti / canvas, wood, acrylic, clamps 560 x 420 x 420 cm / 220 1/2 x 165 3/8 x 165 3/8 in. Castello di Rivoli Museo d’Arte Contemporanea Acquistato con il contributo di / Purchased with the contribution of Andrea e / and Paolo Accornero, 1998
  • Il Castello di Rivoli, l’atrio juvarriano e la Manica Lunga

    Foto Paolo Pellion, Torino

    Il Castello di Rivoli, l’atrio juvarriano e la Manica Lunga Foto Paolo Pellion, Torino
  • Opening of Giovanni Anselmo's solo show in the Manica Lunga of the Castello di Rivoli.

    Photo Andrea Guermani, Turin

    Opening of Giovanni Anselmo's solo show in the Manica Lunga of the Castello di Rivoli. Photo Andrea Guermani, Turin

Profile

CAROLYN CHRISTOV-BAKARGIEV Photo Caglar Kanzik

캐롤린 크리스토프-바가르기예프(Carolyn Christov-Bakargiev)는 토리노에 위치한 두 개의 가장 중요한 예술 기관인 시민 현대미술관, 즉 GAM과 카스텔로 디 리볼리 현대미술관을 동시에 책임지는 겸임 디렉터입니다. 카스텔로 디 리볼리 현대미술관에서는 이전부터 큐레이터, 임시 디렉터까지 역임했습니다. 노스웨스턴대학의 미술이론과 실습과의 방문교수로의 활동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1999년부터 2001년까지 뉴욕현대미술관(MoMA)의 브랜치인 MoMA PS1에서 수석 큐레이터를 지낸 바도 있습니다. 2015년에 14회 이스탄불 비엔날레 <소금물: 생각형태의 이론>의 초안을 썼고, 2012년 카셀에서 열린 도큐멘타 13의 예술 총감독을 역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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